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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방어율 ‘0.00’의 리베라, 드디어 무너지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5. 14.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의 방어율 ‘제로’가 결국에는 깨지고 말았다. 더불어 시즌 첫 번째 패전까지. 양키스를 지탱하고 있던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져버린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14일 템파베이의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 레이스의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전날까지 19승 20패를 기록 중이던 팀의 5할 승률 복귀라는 특명을 받고 출격한 양키스의 에이스 왕첸밍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상대 선발인 LA 다저스 출신의 유망주 에드윈 잭슨은 한 술 더 떠서 7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오히려 투구 내용 면에서도 5피안타 1볼넷의 잭슨이 7피안타 3볼넷을 허용한 왕첸밍을 압도했다.


1:0으로 레이스가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9회, 먼저 무너진 것은 레이스의 마무리 트로이 퍼시벌이었다. 올 시즌 10번의 세이브 찬스에서 9번을 성공시켰던 퍼시벌은 경기 종료까지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마쓰이 히데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10회가 되자 양키스는 15이닝 동안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은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10세이브)를 출격시켰다. 하지만 리베라는 2008시즌 들어 처음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10회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또다시 마운드에 오른 11회에서는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2안타 1도루로 끝내기 점수를 허용한 것이다.


결국 전날 7:1로 패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2:1로 패한 양키스는 5할 승률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고 말았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주포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호르헤 포사다의 한방이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욱이 리베라까지 무너지면서 양키스는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필 휴즈와 이안 케네디의 영건 선발이 모두 실망스러운 결과로 고개를 숙였음에도 불구하고 양키스가 5할 승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리베라가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마무리해주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그 팽팽하게 유지되던 실도 끊어지고 만 것이다.


연승가도를 달리며 연패를 끊어주던 왕첸밍의 기세도 한풀 꺾인 상황. 조 지라디 신임 양키스 감독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속은 타들어가지만, 특단의 조취를 취할만한 대책도 없다는 것이 더더욱 답답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의 승리로 최근 6연승을 기록한 템파베이는 3연패에 빠진 보스턴 레드삭스를 재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59%의 승률(23승 16패)은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 각각 리그에서 가장 낮은 페이롤의 두 팀, 플로리다와 템파베이가 양대 리그 동부지구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