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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후반기의 관전 포인트(1) - AL

by 카이져 김홍석 2008. 7. 18.

모처럼 올스타전을 성황리에 마친 메이저리그가 한국시간으로 18일부터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했다. 162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은 현재 팀별로 65~6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각 팀은 트레이드 데드라인(7월 31일) 이전에 많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은 자신들의 약점을 보충하기 위해, 이미 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있는 팀들은 기존 선수들을 내주고 뛰어난 유망주들을 얻기 위해 눈치작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후반기 시작을 맞이해, 현재까지의 간단한 점검과 앞으로의 전망을 지구별로 살펴본다.(팀 순위는 전반기까지만을 종합한 것이며, 붉은 색은 지구 1위, 파란색은 와일드카드 1위 팀을 나타낸다.)


▷ AL 동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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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지구다. 전체적인 전력을 따졌을 때 보스턴은 지구 1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내용이야 어쨌건 마쓰자카(10승 1패 2.65)는 팀 승리의 보증수표 역할을 하고 있고, 존 레스터(7승 3패 3.38)와 팀 웨이크필드(6승 6패 3.70)의 컨디션도 좋다. 자쉬 베켓(9승 5패 3.94)은 후반기가 더욱 기대되는 투수. 게다가 다음 주면 데이빗 오티즈가 돌아와 막강 타선이 완성될 전망이다. 1루수 케빈 유킬리스를 이용해 애틀란타의 마크 테익세이라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런 보강 없이도 이 팀의 전력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단연 돋보인다.


문제는 템파베이와 양키스다. 언뜻 보기엔 양키스의 성적이 매우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이맘 때 그들의 성적(48승 44패 .522)과 비슷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더군다나 당시는 와일드카드 1위와 6.5경기 차가 났지만 올해는 5.5경기 차다. 지난해 같은 저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역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뜻. 하지만 에이스 왕첸밍이 과연 올 시즌 내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태이며, 좋은 타격을 보여주던 마쓰이 히데키가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점도 악재다. 그 대타로 시애틀에서 방출당한 리치 섹슨을 영입지만 과연 어느 정도의 활약상을 보여줄지는 의문인 상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섣부른 예측을 거부하는 템파베이의 후반기 활약상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두 팀은 올 시즌 현재 12번 만나 양키스가 7승 5패로 조금 앞서있다. 남은 6번의 맞대결에서 양키스가 5승 가량을 거둔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한다면 양키스의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13년 연속에서 그칠 가능성도 크다. 그 말은 템파베이가 창단 후 첫 번째 포스트 시즌 진출을 달성한다는 말과 같다.


볼티모어와 토론토는 5할 승률이 현실적인 목표다. 나쁘지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강한 두 팀에 신생 강호까지 한 지구에 편성되어 있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꿈도 꾸지 못한다. 참고로 토론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인 애리조나와 성적이 똑같다. 최근 토론토의 에이스 로이 할라데이(11승 6패 2.71)는 팀의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 할 경우 자신도 우승을 넘볼 수 있는 팀으로의 트레이드를 요청할 것이라고 구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 가운데 한 명인 할라데이를 계속 팀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라도 전력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다.


▷ AL 중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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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후반기의 대파란이 예고되는 곳은 오히려 바로 이 중부지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투타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자랑하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한 팀이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는 5월까지 23승 32패라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6월 이후로는 24승 15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5할 승부로 마감했다. 데드암이 의심되었던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7승 9패 4.15)는 최근 계속해서 안정된 피칭을 선보이며 3점대 방어율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미겔 카브레라(16홈런 57타점)를 비롯한 타자들도 점점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는 상태. 지금 호랑이들의 무서운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지구 1위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안심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 양키스가 보여줬던 기적 같은 후반기 페이스를 올해는 디트로이트가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


미네소타는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신인급 선발 투수들의 활약으로 당초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조 네이든(27세이브 1.13)이 버티고 있는 뒷문도 튼튼하다. 하지만 선발투수들이 워낙 경험이 없어 후반기 순위 레이스에서는 버텨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프란시스코 리리아노가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현실상 그에게 큰 기대를 건다는 것은 무리다. 선발 투수들의 체력이 후반기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가 관건.


클리블랜드는 에이스 C.C. 사바시아를 트레이드하면서 사실상 시즌 포기를 선언했다. 사이영상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새로운 왼손 에이스 클리프 리(12승 2패 2.31)의 멋진 투구만이 후반기의 볼거리다. 캔자스시티는 올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 AL 서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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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의 강함은 이제 알 수가 없다. 어느덧 서부지구의 터줏대감이 되어버린 그들은 야심차게 영입한 토리 헌터(12홈런 43타점 .269)와 주포 블라드미르 게레로(15홈런 50타점 .286)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게다가 그들은 지난해 35승을 합작했던 원투 펀치의 부재 속에서 시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곤란하다.


지난해 5.07점(리그 4위)이었던 경기당 평균 득점은 올해 4.30점(11위)로 뚝 떨어졌다. 대신 방어율은 4.23에서 3.84로 한층 더 좋아졌다. 그리고 이 마운드의 힘이 전반기 에인절스를 이끈 원동력이다. 조 손더스(12승 5패 3.07)와 어빈 산타나(11승 3패 3.34)는 에인절스의 새로운 원투펀치로 급부상하며 올스타전까지 출장했다. 랙키-손더스-산타나-제럿 위버(8승 8패 4.03)-존 갈랜드(8승 6패 4.20)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이 건재한 이상 이 팀의 아성을 위협할 팀은 없어 보인다. 이제는 진지하게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는 법을 연구할 때다.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3.39)의 투수진으로 약한 타력(4.32점-22위)을 커버하고 있는 오클랜드와 메이저리그 전체 팀득점 1위(5.60점)의 막강 타력으로 방어율 29위(5.10)의 투수진을 극복하고 있는 텍사스의 2위 싸움도 볼만하다. 투수력이든 타력이든 극에 달한다면 약점을 극복하고 이기는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두 팀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에인절스와 벌어진 격차는 따라잡기 힘들어 보인다. 텍사스가 투수 보강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한 명의 투수로 어떻게 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애틀은 단장과 감독이 모두 해임되며 최악의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볼만한 것은 이치로의 미-일 통산 3000안타 달성과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인 장훈의 3085안타 기록의 경신 여부다. 3000안타는 겨우 11개 밖에 남지 않았으나, 현재 페이스로는 올 시즌 안에 장훈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조금 어려워 보인다. 후반기의 분발이 필요하다.


// 김홍석(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