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3일)는 모처럼 부산 사직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공짜표가 생기는 바람에 친구랑 둘이서 부산 아이파크와 풀럼의 국제 친선 경기를 보러 갔었죠. 월드컵 이후로 주경기장에서 축구를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관중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요, 게다가 모인 팬들의 상당수는 이날 초청가수로 오게 되어 있는 슈퍼주니어를 보러 온 소녀팬들이더군요. 그나마 슈주가 노래 두 곡 부르고 들어간 후에도 그 소녀팬들이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었습니다.
사진을 좀 찍긴 찍었는데, 흐린 날씨+사진 기사의 허접함+카메라 줌 기능의 한계로 인해 도저히 공개하기 어려울 수준으로 나왔더군요. 아래가 그나마 잘 나온 안정환 선수의 사진입니다.(이게 잘 나온 정도면 나머지 사진이 어떤 몰골인지 대충 상상이 가시죠?)
경기는 이미 보도된 대로 최기석 선수의 골로 1:0으로 부산 아이파크가 승리했습니다. 풀럼 선수들이 말 그대로 '친선'을 다지기 위한 플레이를 했다면, 아이파크 선수들은 K-리그에서 승리하지 못한 한을 여기에서라도 풀겠다는 듯 열심히 뛰더군요. 그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보입니다.
그나저나 눈길을 끄는 것은 제 자리 바로 앞쪽에 위치한 TV 중계용 카메라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축구 중계진의 고충이 새삼 느껴지더군요.
카메라 조감독인지 몰라도 저 수레(?)를 끄는 분은 경기 내내 공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나중에는 지쳐서 그 쪽으로 공이 오지 않을 때면 숨을 몰아쉬면서 헥헥 거리기도 하더군요. 참 안쓰러웠다는...
그냥 중계용 카메라만 몇 군데 설치해 놓으면 끝인 줄 알았었는데... 알고 보니 축구 중계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이 집에서 편하게 중계를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분들의 노고가 있기 때문이겠죠.
수레 민다고 수고하신 분에게 90분 내내 수레 끄시느라 정말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축구 중계용 카메라 수레 끌어봤어?
안 끌어 봤으면 말을 하지마! 축구보다 더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