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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트레이드의 유산’ 제프 카스텐스, 랜디 존슨 꺾고 생애 첫 완봉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7.
 

Pittsburgh Pirates는 7월 한 달 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3명의 주축 선수를 내보내고 8명에 이르는 유망주를 받아왔다. 그런데 그 중의 한 명이 벌써부터 대박조짐을 내비치고 있어 코칭스탭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만연하다.


Xavier Nady와 Damaso Marte의 트레이드 때 New York에서 피츠버그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Jeff Karstens(25)가 그 주인공이다.


7일(한국시간) Arizona Diamondbacks와의 원정경기에서 이적 후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한 Karstens는 9이닝 동안 애리조나 타자들을 철저하게 봉쇄하며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피안타는 겨우 2개, 볼넷도 하나밖에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피칭이었다.


더욱이 Karstens는 8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중견수 Chris Young게 2루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대기록이 무산되었지만,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완봉승을 따낸 것. 맞대결을 펼친 상대 투수가 통산 293승에 빛나는 Randy Johnson이었기에 이날의 승리가 더욱 빛난다.


Karstens는 마이너리그 통산 33승 26패 방어율 3.52를 기록한 나쁘지 않은 투수 유망주다. 지난 2006년에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8게임에 등판해 42이닝을 던지면서 2승 1패 3.80의 좋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14.2이닝 동안 무려 21실점(18자책)하며 11.05의 어처구니없는 방어율을 기록, 덕분에 올 시즌은 내내 마이너리그 신세였다.


그런 Karstens에게 Pittsburgh로의 트레이드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 이적과 동시에 메이저리그로 부름 받은 그는 지난 2일 첫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승리를 따내더니 두 번째 등판에서는 완봉승까지 거두며 팀 프런트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활약이 이어진다면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는 보장받고도 남을 상황이다.


Pittsburgh는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적지 않은 수의 유망주를 받아왔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선수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앞날은 작은 계기 하나로도 크게 변화하는 법. 활약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Jeff Karstens도 그러한 기회를 통해 만년 유망주에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선발 투수로 변신할 수 있을까. 피츠버그의 미래는 Karstens를 비롯한 이들 8명의 유망주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