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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NLDS 예상[CHC vs LAD]-시카고 컵스가 승리한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1.


지난 1908년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시카고 컵스(97승 64패)가 100년의 한을 풀기 위해 최고의 전력을 갖추고 디비즌 시리즈에 나선다. 와일드카드를 차지한 밀워키(90-72)를 비롯해 휴스턴(86-75)과 세인트루이스(86-76)라는 막강한 지구 내 라이벌들을 제치고 일찌감치 지구 1위를 확정지은 컵스는 두 말 할 것 없는 리그 최고의 팀이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 상대는 부끄러운 성적으로 서부 지구 1위를 차지한 LA 다저스(84승 78패)다. 중부지구에서 3,4위를 차지한 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보다도 적은 승수를 기록한 리그 승률 8위의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물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로 가기 위해 잠깐 몸을 푸는 상대로는 적당한 수준이다. 어쩌면 이 매치업은 컵스의 우승으로 가는 길을 더욱 쉽게 만들어주기 위한 신의 배려인지도 모른다.


▶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팀 컵스

컵스는 내셔널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득점이 5점이 이상(5.31)인 팀이다. 팀 투수진의 전체 평균자책점도 3.87로 리그 3위. 수비력도 평균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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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와 비교를 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비록 다저스가 방어율에서 다소 앞선 리그 1위를 기록했지만 컵스와 큰 차이는 없다. 무엇보다 타력에서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다. 매니 라미레즈의 원맨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다저스 타선과는 질적으로 다른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 경기 일정 및 예상되는 선발 매치업 분석

다저스의 투수력이 강한 것은 그들의 불펜이 힘을 냈기 때문이다. 선발진에서는 오히려 컵스가 다저스를 압도한다. 컵스의 선발 투수들은 합쳐서 69승 40패 방어율 3.75를 기록해 다승과 방어율에도 모두 리그 1위를 마크했다. 56승 54패 3.87을 기록한 다저스 선발진을 훨씬 앞서는 기록이다.(음영으로 표시된 쪽이 홈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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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시리즈는 한국 시간으로 10월 2일 시카고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서 시작된다. 1,2,5차전은 컵스 홈에서 3,4차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릴 계획이다. 간단히 위의 표에 나와 있는 선발 투수 등판 일정만 보더라도 컵스가 얼마나 유리한가를 알 수가 있다.


라이언 뎀스터는 전후반기 내내 꾸준히 컵스의 기둥 투수 역할을 해왔으며, 특히 홈에서 등판한 20경기에서 14승 3패 평균자책점 2.86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다저스 전에 두 경기 등판해 1승을 챙기며 팀의 2승에 기여한 바 있다. 원정경기 방어율 4.42의 ‘홈에서만 좋은 투수’ 데릭 로우는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않는다.


2차전에서는 기록상 다저스의 채드 빌링슬리가 컵스의 카를로스 잠브라노를 앞서는 듯 보인다. 하지만 27살의 에이스 잠브라노가 쌓아온 커리어는 만만히 볼 수 없다. 지난 6년 동안 평균 15승 이상을 거뒀으며 이미 2번의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잠브라노를 상대로 빌링슬리가 승리할 수 있을까? 방어율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팀의 평균 득점은 그 이상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잠브라노는 뛰어난 투수임과 동시에 .337의 고타율을 기록한 리그 최강의 9번 타자(4홈런 OPS .892)이기도 하다.


설령 2차전을 패한다고 하더라도 컵스에게는 큰 타격이 없다. 3,4차전의 투수 매치업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치 하든은 건강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만 있다면 최정상급의 우완이며, 3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둔 테드 릴리는 이기는 방법을 아는 투수다. 기복이 심한 구로다나 노쇠한 그렉 매덕스가 이들을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한다면 4차전 이내에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다.


▶ 올 시즌 상대전적은?

이미 LA 다저스가 시카고 컵스를 넘을 수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것 같지만, 마지막 확인 사살을 위해 한 가지 자료를 더 첨부한다. 2008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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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은 올 시즌 7번 맞대결을 펼쳤고, 컵스가 5승 2패로 다저스를 압도했다. 컵스는 다저스를 상대로 홈에서 벌어진 3경기를 3:1, 3:1, 2:1로 모두 쓸어 담았고, 원정경기에서는 5:4, 0:3, 3:7, 3:1로 2승 2패 반타작을 했다. 무려 5경기를 1점 이하로 틀어막았으며 승리했다. 총 득점에서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적으로 이기는 시합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막강 구원진이 다저스의 장점이라는 것은 전반기에나 통용되던 말이다. 전반기 3.04였던 불펜 방어율은 후반기 들어 3.76으로 치솟았다. 마무리였던 사이토가 부상으로 빠져있던 동안 불펜 요원들이 필요이상으로 무리를 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게다가 그나마 제 몫을 해주던 좌완 롱릴리프 궈홍즈는 부상으로 인해 디비즌 시리즈 출장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다저스의 나머지 셋업맨들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하다.


40번의 세이브 찬스에서 34번을 성공시킨 케리 우드(5승 4패 3.26)도 특급 수준의 마무리는 아니지만, 시즌 종료 2주 전에 겨우 부상에서 복귀한 사이토 다카시(4승 4패 18세이브 4블론 2.49)보다는 믿을 수 있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투수력의 힘이 아니라 매니 라미레즈라는 한 명의 타자가 발휘한 괴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컵스 타선은 매니라는 괴물이 더해진 다저스보다도 한층 더 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저스가 컵스를 이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리그 최강의 타선

마지막으로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컵스의 타선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번 시리즈 전망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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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홈런 타자가 6명, 그야말로 쉴 틈 없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1번 타자인 알폰소 소리아노의 타점과 득점이 홈런에 비해 적은 이유는 출장 경기수가 109경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리아노의 저 성적을 150경기로 환산하면 40홈런 105타점이 된다.


주목해서 볼 것은 선수들의 출루율이다. 리그에서 상대 투수를 가장 끈질기게 괴롭히는 타선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심각한 부진으로 인해 주전으로 나올 지 확실히 장담할 수 없는 후쿠도메조차도 수준급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다.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타순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컵스의 강점이다. 게다가 백업 멤버인 내야수 마이크 폰테낫(9홈런 40타점 .305/.395/.514)과 외야수 리드 존슨(6홈런 50타점 .303)조차도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을 과시하고 있다.


매니 라미레즈를 제외하고는 쉬어가는 타선이나 마찬가지인 다저스 타선과는 달리 조금의 빈틈도 없는 시카고 컵스의 막강 타선. 바로 이 타선이 최강의 선발 투수진과 더불어 컵스를 100년 만의 우승에 한 발작 더 다가서게 만들 것이다.


결론 : 최근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가운데 이만큼 결과가 뻔히 보이는 시리즈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양 팀은 엄청난 전력 차이를 보인다. 컵스의 승리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지 않는가? 승리를 거두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도 손쉬운 방법은 성깔 나쁜 컵스의 2차전 선발 투수가 매니 라미레즈의 무릎이나 팔꿈치를 향해 무지막지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이겠지만, 겨우 다저스 정도를 상대하면서 그런 최종 필살기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컵스의 3-0 또는 3-1승리가 확실하다.


(P.S. 본 칼럼은 2008 MLB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야구라의 뻬이쓰볼]과 공동 기획한 것으로, 글의 재미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약간의 과장과 거친 표현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둔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