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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김홍석 vs 야구라] 준PO 1차전 리뷰 - 선동렬 감독의 작전이 완벽하게 맞아들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9.


다소 충격적이었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났다. 삼성은 역대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다인 19안타를 몰아치며 롯데를 12:3으로 제압했다. 3회에 타자 일순하며 7득점한 순간 이미 승부의 추는 삼성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투수력과 타력, 거기에 감독의 작전까지 삼성이 일방적으로 승리한 경기였다.


본 칼럼은 2008시즌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김홍석의 야구스페셜][야구라의 뻬이쓰볼]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전반부는 선수들의 평점과 더불어 그에 대한 간략한 멘트가, 후반부에는 경기에 관해 서로가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삼성 타선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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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 1회 초 송승준과의 승부에서 밀리는 것처럼 보였던 박한이는 결국 2루수 키를 넘겨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때려냈고, 이 한 방이 송승준의 리듬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선동렬 감독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번 타순에 기용했다는 박석민은 타격은 물론이고 평소 약점으로 지적받던 3루 수비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과시했다. 1회(박한이)와 5회(박석민)의 주루사만 없었더라면 두 명 모두에게 8점 이상의 평점을 주었을 것이다. 3번 양준혁과 4번 진갑용의 방망이도 시원하게 돌아갔다. 굳이 평점을 매기자면 평소와 달라진 라인업을 들고 나와 강공으로 밀어붙여 대량득점에 성공한 선동렬 감독에게 최고점인 9점을 주고 싶다.


야구라 - 2회에 약간은 아쉬운 수비로 선취점을 헌납하는 빌미를 제공했던 박한이는 3회에 선두 타자로 나서서 2루타로 출루하면서 대반격의 포문을 여는 등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였다. 또한, 4번 타자에서 2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 박석민은 동점타를 비롯해서 4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였다. 박한이의 경우에는 수비와 1회에 홈에서 횡사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양준혁과 진갑용도 각각 3안타 2타점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양준혁이 1회에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난 것에 비해서, 진갑용은 투수진을 잘 이끈 점에서 좀 더 높은 평점을 주었다. 그건 그렇고, 뭐니 뭐니 해도 삼성이 승리하는데 최고의 수훈갑은 적절한 타선 배치와 컨디션 등을 조절한 선동열 감독은 아닐지 싶다. 구태여 평점을 매긴다면, 9.5점을 주고 싶다.


▶ 롯데 타선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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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 1회 삼성이 3안타를 때려내고도 무득점에 그친 것은 가르시아의 그림 같은 송구 때문이었고, 2회 롯데가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던 것도 배영수의 공을 펜스 바로 앞까지 날린 가르시아의 2루타 때문이었다. 적어도 준PO 1차전에서 가르시아는 공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지명 타자로 나서서 로이스터 감독의 신뢰에 보답한 손광민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 외의 선수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특히 시즌 내내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어 롯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주장’ 조성환의 타격 부진과 수비 실책은 실망스러웠다. 초구 피안타율(.424)이 높은 배영수를 상대로 적극적인 타격에 나선 것은 좋으나 그것이 ‘노림수’가 아닌 ‘성급한 타격’이 되면 오히려 상대 투수를 도와주는 꼴이 될 뿐이라는 것이 잘 나타난 경기였다.


야구라 - 손광민과 가르시아 외에 롯데 타선은 4명이 1안타를 기록했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수비에서는 기록된 에러는 하나밖에 없지만, 조성환을 비롯한 이대호 등은 안정감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테이블 세터진에서 8(삼성) : 2(롯데), 중심 타선에서도 6 : 3으로 뒤진 롯데가 삼성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광민이 루키답지 않은 맹활약을 펼친 점이 팬들에게나 로이스터 감독에게나 유일한 위안거리가 되었다. 가르시아의 경우에는 경기 후반이 집중력을 보이지 못한 점이 옥에 티였다.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평점을 준다면, 전체적으로 무난했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 등에서 아쉬움이 있기에 5.5점을 주고 싶다.


▶ 삼성 투수진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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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 선발로 나선 배영수의 구위도 그다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롯데 선발 송승준과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제구력이다. 배영수는 자신의 초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롯데 타자들을 진갑용의 노련한 리드와 야수들의 도움을 얻어 하나씩 처리했고, 결국 5회까지 3실점으로 버티며 승리 투수가 되었다. 안지만-전병호-권혁으로 이어진 계투진은 5회까지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48승 2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보여준 삼성의 진정한 힘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야구라 - 선발 등판한 배영수는 과거와 같은 위력투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관록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빠른 피칭 간격과 적절한 완급 조절로 롯데의 강타선을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단지 아쉬운 점은 2회에 2사 후에 손광민에게 적시타를 맞은 점이다. 어쨌든 타자를 압도할 구위를 가지지 못한 배영수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더 것은 진갑용의 뛰어난 투수리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삼성으로서는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정현욱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것이 최대 성과는 아닐지 싶다.


▶ 롯데 투수진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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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 1회 초 3개의 안타를 허용하고도 가르시아의 홈 송구로 실점을 면했고, 2회 말에는 롯데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1차전 선발의 명예를 걸고서라도 3회 부터는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신뢰가 가는 피칭을 보여주어야 했지만 롯데 선발 송승준은 그러질 못했다. 뒤이어 등판한 이용훈과 김이슬도 마찬가지. 아무리 급작스런 등판이었다곤 해도 저런 식의 피칭은 곤란하다. 그나마 8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노장 염종석이 있었기에 롯데 팬들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야구라 -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겨우 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에 7피안타와 10개의 볼넷을 남발하면서 5실점한 송승준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하였다. 전체적으로 볼의 스피드나 변화구의 각도 등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지 못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좌완 투수로서는 최다승을 거둔 워렌 스판은 '야구는 타이밍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를 송승준은 물론이고, 이용훈 등은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용훈도 난타를 당하였기에, 롯데로서는 미들맨, 혹은 롱릴리프의 운영에서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 양 팀 감독의 전략 전술에 대해

야구라 - 1차전은 선동렬 감독이 박석민을 전진 배치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강공책을 들고 나온 것은 다소 뜻밖이었지만 타자들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홍석 - 동감이다. 아무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리 밝혔다고 해도 삼성이 실제로 번트를 대지 않았다는 점은 정말 놀랐다. 3회 진갑용의 버스터가 진루타가 되면서 결국 대량득점으로 이어졌다. 박석민을 2번에 가져다 놓으면서 구축한 좌우좌우 타선도 효과적이었다. 홈에서 경기하는 롯데 선수들 보다 오히려 삼성의 젊은 타자들이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한 듯 보였다.


야구라 - 로이스터 감독의 대응은 정규시즌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1차전 선발 투수에 대한 예우 때문인지는 몰라도 송승준의 교체 시기는 조금 늦었다. 뒤이어 등판한 이용훈도 그다지 준비가 덜 된 느낌이었다. 역시 롯데는 셋업맨 쪽이 마땅치 않은 듯했고, 최향남을 조기 투입하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종반 싸움에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 롯데이기에 감독의 선수기용 폭도 조금은 제한된 듯 보였다.


김홍석 - 아마 선 감독이었다면 3회 초 박한이에게 2루타를 맞는 순간 바꿨을 것이다. 그때가 아니더라도 박석민에게 동점타를 허용한 시점에서는 바꿔 주는 것이 맞지 않았나 싶다. 선동렬 감독이 배영수를 5이닝 투구수 70개로 끊은 것은 혹시 4차전 선발 등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4차전 선발로 예상되었던 전병호가 구원으로 1이닝을 던진 것도 그런 차원이 아닐까 싶다.


▶ 경기의 전반적인 면에 대해서

김홍석 - 롯데는 결국 수비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말았다. 가르시아의 그림 같은 홈 송구와 최만호의 펜스 앞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역시나 내야가 문제였다.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3회 진갑용의 버스터 타구 때 박기혁이 보여줬던 수비나, 5회 조성환의 실책은 롯데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었다.


야구라 - 롯데의 내야는 안정감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투수가 자신 있게 볼을 뿌리지 못할 것이다.


김홍석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송승준에 대한 변명은 되지 못한다. 가르시아 덕분에 1회를 넘기고, 2회 선취점까지 뽑아줬다면 3회부터는 무조건 막았어야 했다.


야구라 - 송승준은 시즌 막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회의 위기를 넘기고 2회 선취점을 뽑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롯데의 승리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송승준의 불안한 투구가 승부를 갈랐다. 사실 박한이의 역할이 컸다. 약간 아쉬움이 남는 수비를 틈타 2루타로 연결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1차전 삼성의 승리 요인은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다. 롯데에서는 역시 손광민이 돋보였다.


김홍석 - 2차전에서는 손광민을 2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삼성의 승리 요인이 테이블세터진이라는 데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 박석민의 경우는 평소와 달리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사직구장의 관전 분위기

야구라 - 경기 막판에 사직 구장 관중들의 모습이 좀 아쉬웠다. 자체 내에서 자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경기가 그런 일로 중단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도 관중들에 대한 제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홍석 - 12:3으로 지고 있는 와중에도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며 응원에 열중하는 관객이 있는 반면, 9회 초에는 외야 쪽으로 오물이 날아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당시 마운드에 있던 투수가 92년 우승의 주역인 염종석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일부의 행동이라고 해도 결국 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되는 경기다. 사직 구장의 분위기가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오해받기 딱 좋았다.


야구라 - 메이저리그에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지만 한국에도 블랙리스트 등을 만들어서 일부 그러한 관중들의 야구장 출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가 아무리 양적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그러한 세세한 부분은 여전히 미숙하거나 거친 느낌이다. 관중이 몇 명 들어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즐겁게 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


김홍석 - 맞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물의를 일으킨 관객은 곧바로 진행요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가고, 심할 경우 평생 야구장 출입이 금지된다. 지금 같은 한국 야구 문화에서 그걸 일일이 체크하고 관리할 만한 능력이 있을지는 몰라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


▶ 2차전 전망

야구라 - 삼성이 유리하다. 1차전의 대승도 있고, 롯데가 수비 등에서 자멸할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손민한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김홍석 - 롯데가 워낙에 분위기를 타는 팀이라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스윕도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지는 바람에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하지만 삼성 선발인 에니스도 아직 국내 무대에서의 검증이 완전히 끝난 투수는 아니며, 손민한은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충분히 좋은 피칭을 해줬다. 손민한이 여느 때처럼 7회까지 버텨준다면, 1차전에 등판하지 않았고 2차전 후 휴식일이 있기에 코르테스가 2이닝을 던질 가능성도 있다.


야구라 - 그건 너무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물론 손민한은 믿을 수 있는 투수지만, 롯데는 손민한 이후가 문제다. 반대로 삼성에는 정현욱이 있다. 결국은 삼성이 1차전의 여세를 몰아 승리할 것이다.


김홍석 - 점수는 3점에 불과했지만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이 심각하게 나빴던 것은 아니다. 가르시아와 손광민은 매우 좋았고, 강민호도 박석민의 예상치 못한 호수비만 아니었더라면 안타가 될 만한 좋은 타구를 계속 때려냈다. 2차전 경기에서는 롯데의 4~6번 타순에서 뭔가가 터져 나올 것이라 본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이 등판하는 롯데의 승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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