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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큰경기 징크스’ 양준혁,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9.


삼성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활발한 타격을 선보인 삼성의 12:3 대승으로 끝이 났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각각 4안타씩을 때려낸 1번
박한이와 2번 박석민이었지만,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양준혁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경기였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양준혁 개인 통산 11번째로 참가하는 포스트시즌이며, 1차전은 64번째로 출장한 경기였다. 양준혁은 1차전의 맹활약으로 포스트시즌 연속 출루 기록을 34경기로 이어갔으며, 포스트시즌에서만 통산 56안타를 기록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순위에서 공동 4위로 올라섰다.(1위는 히어로즈 전준호의 62개)


팬들로부터 ‘양신’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타격에 관한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양준혁. 이렇듯 한국 모든 야구팬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양준혁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그다지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까지 양준혁의 포스트시즌 타율은 자신의 통산 타율(.317)에 한참이나 모자란 .250에 불과했다. 정규시즌에서는 통산 .534를 기록해 국내에서 5년 이상 뛴 선수들 중 이승엽(.614)과 우즈(.574)에 이어 역대 3위를 차지하고 있던 양준혁의 장타율은 포스트시즌에는 .335로 대폭 낮아졌다.


63경기에서 쌓아 올린 4홈런 24타점 21득점의 기록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의 통산 성적을 감안하면 적어도 그 두 배 가량은 되어야 한다. 아무리 경험이 쌓여도 쉽게 극복할 수 없었던 큰 경기 징크스는 매년 가을 마다 양준혁을 괴롭혀왔다. 출루도 좋지만 역시 팬과 코칭 스탭이 그에게 기대하는 것은 ‘해결사’로서의 역할이 아니던가.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동안 11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오랜만에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은 예년과 달리 느낌이 좋다. 1차전부터 3안타 맹공을 퍼부으며 팀 승리에 일조를 했다. 잘만하면 준플레이오프 기간 내에 전준호의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1위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을 정도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 뛰어넘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양준혁 정도의 대타자가 가을잔치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바로 포스트시즌이라는 특수한 상황의 묘미이기도 하다.


40세의 양준혁은 올해 16년의 선수 생활 가운데 3번째로 3할 타율에 못 미치는(.278)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16년 연속 두 자리수 홈런의 꿈도 이어가지 못했고, 장종훈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홈런 기록(340개)에도 하나를 남겨둔 채 내년을 기약해야만 했다.


이제 그 명예를 확실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은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활약뿐이다. 과연 양준혁은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보면서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기록참조=Statiz)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