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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소방수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6. 1.


어느새 개막 2달이 지나며 시즌의 3분의 1이 지났다. 양키스의 몰락과 밀워키의 급부상이 눈에 띄는 가운데, 나머지 팀들은 대부분 예상대로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현재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고 있는 팀의 공통점이라면 하나같이 모두 안정된 클로져(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최고 수준의 소방수인 조나단 파펠본의 보스턴,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를 보유한 에인절스가 6할 이상의 승률을 보이며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우연이라 할 순 없을 것이다.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17세이브(1블론 세이브)를 거둔 조 보로스키가 버티고 있다.

보로스키의 경우는 패를 기록한 두 경기에서 10실점을 하는 바람에 방어율(6.75)이 많이 높고 불안해 보이지만, 그 두경기를 제외하면 방어율 2.42 휩 1.02의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허용한 점수는 단 3점. 불안하긴 해도 현재까지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내셔널리그의 경우는 더 심하다. 각 지구 1위 팀인 뉴욕 메츠, 밀워키 브루어스 그리고 LA 다져스, 이 세 팀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마무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세 명은 현재까지 블론 세이브가 아예 없다.

“0”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는 클로져는 현재까지 5명. 이들은 모두
1.00미만의 휩(피안타+볼넷/이닝)과 1할대 미만의 피안타율을 자랑하며 철벽 수호신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100%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이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1. Francisco Cordero (#48  Milwaukee Brewers)
- 23경기 19세이브 22이닝 6피안타(!!) 8볼넷 32삼진(!!) 방어율 0.41 휩 0.64 피안타율 .086

빠른 공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구위와 높은 삼진률, 낮은 피안타율까지, 마무리로서 가져야 할 최고의 자질을 갖춘 선수가 바로 코데로이다. 하지만 컨트롤이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투구이닝에 비해서 항상 많은 볼넷을 허용했고, 그의 승부는 항상 외줄타기를 하는 듯했다.

항상 1.30이 넘어가는 휩으로 불안함을 예고하더니 작년 텍사스에서 6개의 세이브를 성공시키는 동안 9번의 승리를 날려먹으며 결국 밀워키로 트레이드 되었다. 이후 1.69의 방어율을 보여주며 시즌 막판에 2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기 전까지 16경기 연속으로 세이브를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휩은 1.35 올시즌을 무조건 낙관하기에는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올해 각성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볼넷을 줄였느냐? 그렇지 않다.
“볼넷을 줄 수밖에 없다면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라고 말하는 듯 22이닝에서 허용한 피안타는 단 6개! .086이라는 엽기적인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19세이브로 메이져리그 전체 1위를 질주 중이다.

19번 중 무려 8번이 한 점차 승부였지만 그는 철벽이었다. 지금까지 허용한 점수는 단 1점, 거기다 단 하나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은 코데로가 역대 9번째로 5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할 수 있겠다.

2. Takashi Saito (#44  Los Angeles Dodgers)
- 21경기 1승 15세이브 22이닝 15피안타 2볼넷(!) 26삼진 방어율 1.64 휩 0.77 .188

작년에 다져스가 뽑았던 로또는 올해도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78.1이닝에서 10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투구 내용으로는 내셔널리그 마무리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이토는 올해도 여전한 모습을 선보이며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피안타율은 작년(.177)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1할대(.188)이며, 22이닝에서 허용한 볼넷이 단 2개 일만큼 빼어난 컨트롤까지 장착하고 있다. 거기에 경험과 연륜에서 비롯되는 노련함까지 갖추고 있는 사이토는 가니에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다져스의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져 주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도 선발로는 그져 그랬지만 마무리로 뛸 때는 특급에 가까운 성적을 보여 주었던 선수이기는 했다. 하지만 메이져리그에서조차도 이렇게 훌륭한 활약을 펼칠 줄 누가 알았을까? 이 정도의 선수를 마이너 계약으로 작년에 잡아서 올해도 겨우 100만불에 기용하고 있는 다져스는 참으로 행복한 구단이다.

3. Al Reyes (#28  Tampa Bay Devil Rays)
- 23경기 1승 13세이브 22.2이닝 11피안타(!!) 6볼넷 27삼진 방어율 2.38 휩 0.75 .141

올시즌 100패가 예상되었던 템파베이 데블레이스가 예상 외(?)로 4할대 중반의 승률을 거두고 있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필자는 “알 례예스가 소방수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메이져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들락 날락 하며 겨우 셋업맨으로서의 캐리어를 이어오던 선수가 마무리로서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줄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작년시즌 템파베이에서 잠시라도 마무리의 임무를 맡았던 선수는 무려 5명! 하지만 그 누구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올해도 시즌 시작 직전까지 많은 후보들 중에서 쉽게 한 명을 결정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던 팀이 템파베이다.


시즌 시작과 함께 알 례예스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팀은 고민 끝에 그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겼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 조차도 대부분 셋업맨으로 뛰어야 했던 이 나이 많은 초보 클로져는 올해를 그의 베스트 시즌으로 장식하고 있다. 이대로 템파베이가 4할 이상의 승률을 보이려면 연봉 75만불 례예스의 좋은 활약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4. Billy Wagner (#13  New York Mets)
- 23경기 13세이브 24이닝 17피안타 6볼넷 30삼진 방어율 1.50 휩 0.96 .193

5명의 선수들 중 예전부터 특급 마무리로 평가 받았던 선수는 와그너 한명 뿐이다. 마리아노 리베라나 트레버 호프만에 비해 대중적으로 크게 인기 있는 선수도 아니었고, 가니에만큼 임팩트를 준 선수도 아니었지만 와그너는 지난 10년간 리그에서 가장 솔리드한 클로져 중 한명이었다.

95년도 데뷔이후, 부상이 겹치며 갑작스런 난조를 보였던 2000년을 제외하면 방어율이 3점대로 올라선 적이 없으며, 매년 이닝보다 많은 삼진을 잡으며 40번 내외의 세이브를 거둔 선수가 와그너다. 또한
500이닝 이상을 던진 메이져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방어율(2.35)과 피안타율(.187), 그리고 휩(1.00)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도 다름 아닌 와그너다.

180센티도 되지 않는 키의 자그마한 체구로 160킬로의 강속구를 뿌리는 매력있는 투수이기에, 매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한명인 빌리 와그너. 작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31게임 연속 세이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기대될 뿐이다. 더불어 그의 생에 첫 우승도.

5. J.J. Putz (#20  Seattle Mariners)
- 22경기 12세이브 22.2이닝 10피안타(!) 4볼넷 22삼진 방어율 1.19 휩 0.62 .135

4월초 미국에 불어닥친 이상 기후로 인해 5경기가 연기되고, 팀은 6연패를 기록하는 등의 나쁜 성적이 이어지며 풋츠는 세이브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 4월 23일이 돼서야 그는 첫 번째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고, 이후 팀이 5할 승률을 회복하는 동안 12번의 마무리 기회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세이브 찬스에서 무실점!)

작년 최고의 마무리였던 에디 과다도가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자 클로져 자리를 이어받은 풋츠는 그저 그런 셋업맨이었던 그의 캐리어를 스스로의 힘으로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6번의 블론 세이브가 있었지만 36세이브와 4승을 거두며 팀의 주전 마무리로 우뚝 선 것이다.

투구수가 15개가 넘어가거나 주자가 있을 때면 갑자기 난타 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작년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그런 면도 보이지 않는다. 0.62라는 휩과 .135라는 피안타율은 그가 올시즌 얼마나 효과적인 투구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사키와 과다도에 이어서 풋츠까지, 시애틀의 마무리 복은 올해도 계속 이어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