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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플로리다의 '폭탄세일’에 팔려간 스타들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1. 28.
97년 우승에 공헌한 셰필드-알루-에르난데스
‘파이어볼러 3인방’ 베켓-페니-버넷 등 모두 팀 떠나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식어버린 FA 시장 대신 트레이드 시장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FA 선수 중 ‘빅3’로 평가 받았던 알렉스 로드리게스(32‧뉴욕 양키스)와 토리 헌터(32‧LA 에인절스)가 일찌감치 보금자리를 찾은 가운데, 많은 팀들은 앤드류 존스를 제외한 거물급 선수가 보이지 않는 FA 영입보다 트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선수에 눈독을 들이는 형편이다.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선수들 중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특급 에이스 요한 산타나(29)와, 에이로드와 알버트 푸홀스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괴물’ 플로리다 말린스의 미겔 카브레라(24)다.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플로리다는 트레이드 시장에 자신들의 최고 선수를 내놓았다. 1997년과 2003년 두 번의 우승 후 주축 선수들을 모조리 팔아버렸던 그들의 성향은 올 시즌에도 바뀌지 않았다. 현역 스타급 선수들 중 그동안 플로리다를 거쳐 간 선수들을 한 번 살펴본다.


◆ 게리 셰필드(1993~1998)


케빈 브라운이 은퇴한 현재 플로리다 말린스를 떠난 선수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게리 셰필드다. 영원한 샌디에이고맨처럼 보이는 트레버 호프만이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데뷔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93년 중반 호프만과 트레이드되어 당시 처음으로 리그에 가입했던 신생팀 플로리다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가 바로 셰필드다.

1998년 마이크 피아자가 포함된 5:2 트레이드로 LA 다저스로 보내지기 전까지 약 5년간 122홈런 380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1997년 플로리다 첫 우승의 주역이며, 그가 96년에 기록한 42홈런과 142볼넷 그리고 출루율(.465)과 장타율(.624)은 말린스의 프랜차이즈 기록으로 남아있다.


◆ 모이시스 알루(1997)


플로리다는 1996시즌을 끝으로 FA가 된 알루에게 거금인 5년간 2500만 달러를 안겨주며 영입에 성공한다. 1997년 당시 알루는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3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바비 보니야 등과 함께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시리즈가 끝난 지 보름 만에 알루는 휴스턴으로 트레이드 되고 만다. 그 당시 받아왔던 3명의 투수는 하나같이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 리반 에르난데스(1996~1999)


1997년 포스트 시즌 최고의 영웅은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도합 4승을 거두며 MVP를 독식한 당시 22세의 신인 리반 에르난데스였다. 그는 이듬해 팀의 파격세일 속에서 살아남은 유이한 1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자였다. 700만 달러를 받게 되어 있었던 알렉스 페르난데스는 어깨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아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에르난데스도 1998~99시즌에서 연거푸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자 1999년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로 보내진다. 그는 어느새 빅리그에서 134승을 거둔 베테랑이 되었고, 올 시즌 FA가 되어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중이다.


◆ A.J. 버넷(1999~2005), 브래드 페니(00~04), 조쉬 베켓(01~05)


버넷-페니-베켓으로 이어지는 ‘파이어볼러 영건 3인방’은 플로리다의 자랑이었다. 이들만 착실하게 성장한다면 애틀란타의 ‘레전드 3인방’(매덕스-글래빈-스몰츠)이나 오클랜드의 ‘영건 3인방’(허드슨-멀더-지토)에 버금가는 막강 투수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

예상했던 것처럼 버넷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돈트렐 윌리스와 칼 파바노라는 또 다른 영건 투수들이 더해진 2003년 플로리다는 2번째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다. 조쉬 베켓은 97년의 리반 에르난데스 이상 가는 멋진 활약으로 월드시리즈 MVP에 뽑히게 된다.

하지만 이들도 언제까지나 플로리다와 함께 할 수는 없었다. 2004시즌 중반 페니는 다저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2005시즌 종료 후 FA가 된 버넷은 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베켓은 또 다른 스타 마이크 로웰과 함께 헨리 라미레스를 받아오는 조건으로 보스턴행 비행기에 올랐다.

베켓은 올 시즌 유일한 20승 투수로 우뚝 서며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크나큰 공헌을 했고, 페니와 버넷도 리그의 엘리트급 투수로 성장하여 더욱 밝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선수들이 플로리다에 머물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났다. 은퇴한 케빈 브라운, 바비 보니야, 랍 넨, 알 라이터 등을 비롯하여 현역인 카를로스 델가도, 데릭 리, 이반 로드리게스, 아만도 베니테즈, 토드 존스, 조 보로스키, 브래든 루퍼, 클리프 플로이드, 루이스 카스티요, 폴 로두카, 후안 피에르, 케빈 밀라, 칼 파바노 등이 최근 5년 안에 플로리다를 거쳐 간 선수들이다. 조만간 미겔 카브레라와 돈트렐 윌리스도 이들 명단에 추가될 것으로 보여 ‘플로리다산 폭탄세일’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