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B 전반기 결산 ‘이럴 줄 몰랐어요 Awar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7. 10.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힘차게 달려온 메이저리그도 이제 전반기가 끝이 났다. 각 관련 언론마다 전반기를 정리하는 동시에 ‘하프시즌 Award’ 수상자들을 선정하기에 여념이 없고, 각 팀의 홈페이지도 전반기 팀내 MVP를 뽑기 위해 팬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미 국내 언론과 메이저리그 커뮤니티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 역시도 비슷한 주제로 이번 칼럼을 꾸며 보려고 준비를 했었지만, 이미 한 발 앞서 다양한 결과들이 소개되는 바람에 방향을 바꿔봤다.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팬들의 환호성을 들은 선수들이 아니라, 팬들에게 실망과 아픔만을 가져다준 선수들을 한번 살펴보려한다. 인기나 연봉에 비해 그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한 선수들, 전반기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서 그런 선수들을 위한 '이럴 줄 몰랐어요 Award' 를 선정해 본다.


◎ 타격부문

AL - 저메인 다이(12홈런 39타점 .214/.271/.402) 

물론 저메인 다이의 지난 시즌 성적(44홈런 120타점 .315/.385/.622)이 그의 캐리어 하이이며, 평소 실력 이상의 성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저메인 다이의 성적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판타지 게임 관련 평가에서도 ‘올해 피해야할 선수 1순위’로 꼽히긴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는 법이다.


지난 4년간 평균 32홈런 98타점을 기록했던 선수가 자신의 통산 타율(.273)보다도 낮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선 전체가 침체인 것도 다이의 부진에 한몫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다이가 부진하기 때문에 타선이 같이 죽어간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양리그를 통틀어서도 성적하락폭에서 최대치를 보여주는 선수인 저메인 다이, ‘이럴줄 몰랐어요 Award’ 를 수상하기에 조금의 모자람도 없다.

경쟁자 : 바비 에브레유(.264/.352/.373), 리치 섹슨(.205/.299/.413)


NL - 앤드류 존스(15홈런 54타점 .211/.310/.410)

어쩌면 앤드류 존스야 말로 지금 가장 울고 싶은 선수일지도 모른다. 지난 2002년 6년간 7500만 불에 맺었던 계약이 종료되는 올해는 앤드류에게 있어서 다시금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매니 라미레즈에 뒤를 이어 2000만불의 벽을 다시 한 번 깰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앤드류이기에, 지금의 이런 성적은 참으로 의외다.


앤드류 존스는 2005년에 51홈런을 치는 등, 지난 2년 동안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92홈런 257타점)을 기록했다. 그런 앤드류의 부진은 FA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림과 동시에, 팀 성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애틀란타는 지구선두 뉴욕 메츠에게 두 게임차로 뒤진 2위. 모처럼 애틀란타가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이 때, 앤드류가 작년만큼(41홈런 129타점) 성적만 올려줬더라도 지구 1위는 브레이브스였을 것이다.

경쟁자 : 랜스 버크만(.263/.389/.450), 카를로스 델가도(.242/.305/.435)



◎ 투수 부문

AL - 바르톨로 콜론(6승 4패 방어율 6.44) 

2005시즌 사이영상 수상에 빛나는 LA 에인절스의 에이스(?) 콜론의 올해 모습은 참으로 처참하다. 부상에 시달리며 작년 시즌을 1승 5패 5.11의 방어율로 마감한 콜론은 올해 다시금 부활을 노렸으나, 그 결과는 6.44 라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방어율로 나타나고 있다. 6승이나 거둔 것은 순전히 타선의 힘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한 달 동안은 괜찮은 투구내용을 보여주었지만, 최근에 등판한 9경기에서는 무려 11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모두 40.2이닝에서 41자책점을 허용했다. 지난 6일 양키스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동안 7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7실점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올해 빅리그 투수 중에 최고인 1600만 불의 연봉을 받는 콜론, 그가 승격되면서 시즌 초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던 조 손더스라는 쓸만한 유망주는 로스터에 자리가 없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콜론의 성적이 이와 같다면 팀 프런트의 생각도 달라지지 않을까? 콜론의 부진이 조금만 더 이어진다면, 최고 연봉 투수가 불펜으로 내려가는 일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경쟁자 : 빈센트 파디야(3승 8패 6.69), 케빈 밀우드(6승 7패 6.16)


NL - 배리 지토(6승 9패 방어율 4.90)

지난 시즌 종료 후 7년간 1억 2600만불(연평균 1800만)이라는 역대 투수 최고액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옮긴 지토는 당초 우려했던 데로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가 당장 올해 받는 연봉은 1000만이지만 이미 모든 팬들이 지토가 최고 연봉 투수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상, 지토는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보여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지난 6년간 평균 220이닝 이상을 던져온 그의 어깨에 드디어 무리가 오기 시작했는지, 104.2이닝에서 무려 52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원래 코너웍을 주로 사용하는 투수라서 볼넷이 많은 편이기는 했지만 이것은 가장 나빴던 작년(221이닝 99볼넷)보다도 더 나쁜 수준이다.


팀의 선발 투수들이 죄다 평소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주전 포수 벤지 몰리나의 투수리드가 엉망이라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토는 이런 것을 변명삼아서는 안 된다. FA 대박을 터트리며 메이져리그 최고 대우를 받는 투수가 팀 내 선발 중에서도 가장 나쁜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경쟁자 : 우디 윌리암스(4승 10패 5.34), 돈트렐 윌리스(7승 7패 4.72)


◎ 보험회사 특별상

골드 회원 - 마이크 햄튼(보험금 1450만)  

지난 2005년 8월 19일 이후로 햄튼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계속해서 푹 쉬고 있다. 작년 한 해를 통째로 건너뛰었고, 올해 역시도 팔꿈치 건염으로 인해 이미 시즌 아웃된 상태. 지난 2001년을 앞두고 8년간 1억 2100만 불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햄튼이 받기로 되어 있는 연봉은 작년과 올해 합쳐서 2800만 불이고, 이 돈은 고스란히 보험회사의 금고에서 지불되고 있다.


어차피 건강하게 뛴다 하더라도 연봉 값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 애틀란타 선발진을 본다면 햄튼의 부재가 참으로 아쉬울 것이다.


실버 회원 - 페드로 마르티네즈(연봉 1400만)  

작년에도 틈틈이 쉬며 2달치 월급을 보험회사에서 받은 페드로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컴백 타이밍은 정해지지 않은 채 8월 중순 이후에나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 때라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올라와서 메츠에 합류한다면 포스트 시즌에는 큰 전력이 될 수 있겠지만, 그가 푹 쉬는 동안 보험회사 직원들은 바싹 말라간다.


페드로는 지난 세월 동안 나름대로 자기 연봉만큼은 해주는 선수였다.(비록 등판 경기 수나 투구이닝을 봤을 때 연봉 이상의 가치를 해줬다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페드로가 작년과 올해를 합쳐 1년치 연봉인 1400만 달러를 죄다 보험회사에서 타먹고 있으니, 충분한 시간을 주며 포스트 시즌을 대비하는 팀의 입장이야 느긋할지 몰라도 보험회사 측에서는 속 터질 일이다.


브론즈 회원 - 제이슨 슈미트(연봉 1250만)

올시즌 다져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최강자로 평가받았던 것은 다른 선수들의 성장과 보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슈미트의 가세가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걱정이었던 그의 건강문제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파드리스,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치열한 순위다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슈미트는 단 6경기를 뛰고 어깨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 6경기라도 좀 잘 던졌으면 모르겠지만, 첫 번째 등판에서 1승을 거둔 후 4연패하며 6.31의 초라한 방어율만 남기고 말았다. 그런 슈미트의 올해 연봉은 1250만, 대충 계산해도 1000만 달러 이상을 보험회사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 다져스를 고객으로 하고 있는 보험회사라면 이미 초 고액연봉자였던 케빈 브라운이 쉴 때 많은 손해를 봤을 텐데, 이러다가 부도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