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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최강 선발’ 보스턴…양키스만 만나면 NO-QS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30.

보스턴, 양키스와 14번 맞대결서 퀄리티 스타트 단 한 번도 없어

[데일리안 김홍석]뉴욕 양키스가 30일(이하 한국시간),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를 4-3으로 물리치며 플레이오프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클레멘스와 조시 베켓, 두 신구 파워 투수들 간의 맞대결로 흥미를 모았던 이날 경기는 클레멘스의 호투(6이닝 2안타 1실점)와 베켓의 난조(6⅔이닝 13안타 4실점)로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3연전에서 벌써 2승을 챙긴 양키스는 올 시즌 지구 선두 보스턴을 상대로 7승7패의 동률을 만드는 데 성공, 이날 패배한 와일드카드 선두 시애틀에 승차 없이 2위로 따라붙었다. 반면, AL 동부지구 선두 보스턴은 아직까지 양키스에 6경기차 앞서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올 시즌 보스턴 선두질주의 원동력은 바로 리그 최고 수준의 마운드다. 매니 라미레즈-데이빗 오티즈의 ‘쌍포’의 화력이 예년보다 덜하지만, 리그 1위(전체 2위)에 올라있는 팀 방어율(3.72)에 힘입어 빅리그 유일의 승률 6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카지마 히데키와 조나단 파펠본의 쌍두마차를 앞세운 불펜진(2.92, ML 1위)은 말할 것도 없고, 다승 부문 공동 1위의 조시 베켓과 팀 웨이크필드(이상 16승) 등의 선발진(4.07, 리그 2위) 역시 짠물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보스턴의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이 유독 양키스만 만나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이다. 보스턴 선발 투수들은 지금까지 양키스와의 14차전을 벌이는 동안 단 한 번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것도 로테이션의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는 베켓(16승)-실링(8승)-마쓰자카(13승)-웨이크필드(16승)가 양키스전에 모두 세 번씩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보스턴 선발진이 양키스전을 제외한 나머지 120경기에서 70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지금까지 보스턴은 양키스를 상대한 14경기에서 총 75실점을 허용했고, 이 중 65점(63자책)은 선발 투수들이 내줬다. 방어율은 무려 7.00이나 되고 총 투구이닝은 81이닝으로 평균 6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7승이라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불펜 덕이었다.

반대로 양키스 선발진은 보스턴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지만 구원 투수들의 난조 탓에 경기를 망치기 일쑤였다. 14경기에서 양키스가 허용한 점수는 79점으로 보스턴보다 많지만, 그 중 선발 투수들이 허용한 점수는 40점에 불과하다.

퀄리티 스타트도 5회(앤디 페팃 3회)나 되고, 그 중 4경기에서 손쉽게 승리했다. 여기에 ‘영건’ 조바 체임벌린의 가세로 불펜이 한층 두꺼워진 양키스가 보스턴을 2경기 연속 3점으로 묶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다.

보스턴이 지금은 양키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지구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만난다면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양키스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진도 시즌 초에 비해 한층 나아졌다.

31일 펼쳐질 15차전 선발투수는 커트 실링과 왕첸밍. 실링은 올 시즌 양키스를 상대로 3게임에 선발 등판해 18이닝 동안 무려 29개의 피안타(6홈런)를 허용(방어율 7.00)하며 무너진 바 있다.

커트 실링이 개인과 팀의 수치스런 기록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