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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왜 꼭 요한 산타나인가??

by 카이져 김홍석 2007. 12. 1.


메이저리그의 모든 팀들이 요한 산타나를 향한 열병을 앓고 있는 듯하다.

올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에 관계없이, 여력이 되는 팀은 모두가 산타나를 원하고 있다. 심지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보스턴 레드삭스 조차도 가장 선두에 서서 구애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산타나가 원하는 것은 6년 이상의 기간이 보장되는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이다. 게다가 그를 트레이드로 얻어오기 위해서는 팀의 특급 유망주가 포함된 3~4명의 젊고 가치 있는 선수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타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이후 매일같이 그와 관련된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체 요한 산타나라는 이 투수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이길래 이와 같이 각 팀들의 열렬한 구애를 받는 것일까.


산타나는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로 매년 최소 33경기 이상을 등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확실한 에이스 카드다. 그 기간 동안 912이닝을 소화하면서 70승 32패 방어율 2.89의 빼어난 성적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미네소타는 4년 동안 산타나가 등판한 134경기에서 무려 92승을 쓸어 담았다. 2004년부터 미네소타의 팀득점 순위가 아메리칸 리그 14개 팀 중에서 10-14-8-12위로 항상 하위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 69%의 승률은 정말 놀라운 것이다. 팀 타선이 평균 수준만 된다면 75%이상의 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팀 타선이 중위권(8위)을 형성했던 지난해 산타나가 등판한 34경기에서 미네소타는 27경기(79%)를 승리했다.

75%의 승률이라면 1년 동안 33~34경기를 등판한다고 했을 때 25승 가량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로, 5할 승률보다 무려 8승을 더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8승이 지니는 가치는 상상이상이다.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는 5할 승부를 할 수 있는 팀이 산타나를 보유하게 되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시즌 승수는 89승이 된다. 이는 올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필라델피아와 콜로라도(와일드카드 결정전 제외)가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거둔 승수와 같으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패권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보다 4승이나 더 많은 수치다.

무엇보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의 자쉬 베켓에서 볼 수 있었듯이, 꼭 필요할 때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는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산타나를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려는 양키스와 그것을 저지하려는 레드삭스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두 번의 사이영상(04,06)을 수상한 산타나는 1979년생으로 아직 28세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타자들이 20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에 비해 투수들은 그보다 조금 늦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다. 산타나의 나이로 미루어보건대 앞으로 5년간은 지금과 같은 강력한 모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점이 그의 시장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부상 때문에 경기에 지장을 초래한 적은 없다. 이것이 페드로 마르티네즈와의 차이점이며, 90년대 이후로 이만한 내구성과 경기력을 동시에 과시했던 투수는 사이영상 4연패를 달성할 당시의 랜디 존슨과 그렉 매덕스뿐이다.

물론 투수에게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보장했을 경우, 그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은 분명한 걸림돌이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의 산타나의 행보는 당장 내년 시즌의 월드시리즈 트로피가 향할 곳을 미리 점칠 수 있게 해줄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큰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붙잡고 싶은 선수인 것만은 분명한 요한 산타나, 그를 잡게 될 팀은 과연 어디가 될까. 뜨거운 화두인 산타나와 미겔 카브레라의 트레이드 건이 완료되는 그 시점까지 이번 스토브리그의 난로는 불이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