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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토드 헬튼, 10년 연속 3할 타율 눈앞!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19.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장성호(31·KIA)가 '10년 연속 3할'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타율(0.286)과 잔여경기수를 감안했을 때, 기록 달성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 2002년에도 양준혁(38·삼성)이 도전했지만, 실패의 쓴잔을 들기도 했다.


그만큼 10년 연속 3할 타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유구한 역사와 오랜 전통, 그리고 선수층이 두꺼운 만큼 3할 타율을 10년 이상 이어간 타자들도 꽤 많다.


전설의 타격왕인 타이 캅(11년)-호너스 와그너(15년)-로져스 혼스비(11년)- 루 게릭(12년)-알 시먼스(11년) 등이 이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이 외에도 무려 1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카디널스의 영웅’ 스탠 뮤지얼 등 주요 선수들 몇 명만을 거론했을 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선수들이 있다.


최근에는 얼마 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토니 그윈이 1984년부터 1998년까지 1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999년에도 0.338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규정 타석이 조금 모자라 뮤지얼의 기록은 넘지 못했다.


그윈이 규정 타석을 채우고 마지막을 3할 타율을 올린 1998년. 신인으로서 자신의 첫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있었다.


이후로 단 한 번도 타율이 2할대로 내려가지 않았던 그는 올 시즌 10년 연속 3할 타율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상징 토드 헬튼(34)이다.


현재까지 0.316의 시즌 타율의 헬튼의 기록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자신의 통산 300호 홈런을 쏘아 올린 헬튼은 여전히 로키스 4번 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역 타자 중에 통산 타율은 이치로(0.333)에 이은 2위(0.331), 출루율도 본즈(0.444)에 이어 2위(0.430)에 올라 있다. 장타율도 블라드미르 게레로(0.580)나 알렉스 로드리게스(0.579) 보다 높은 4위(0.584)에 랭크돼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러한 ‘비율스탯’으로 헬튼과 겨룰 수 있는 선수는 알버트 푸홀스(0.311-0.419-0.619)정도 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헬튼은 그다지 쉽지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4홈런 79타점. 최근 3년 동안 파워의 감소가 현저하다.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때린 홈런은 모두 49개로, 전성기였던 2001년 한 시즌에 터뜨린 홈런과 같은 개수다. 어느새 100타점은 넘지 못할 산이 되어 버렸고, 장타율 5할도 가물가물하다.


트드 헬튼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사실상 종신 계약이나 다름없는 9년 계약(1억 4150만 달러)를 체결했다. 이처럼 계약의 거대 규모를 감안했을 때, 현재 헬튼이 몸값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까지는 어떻게 넘어간다 하더라도 당장 내년부터는 소위 ‘먹튀 명단’에서도 헬튼의 이름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등 부상에 따른 성적 하락으로, 앞으로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더욱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튼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장타율(0.484)은 전성기에 비해 많이 하락했지만, 본즈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출루율(0.434)은 여전히 그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


파워가 감소한 지금 얻어낸 107의 볼넷에서 헬튼의 비범한 선구안이 묻어난다. 이는 헬튼이 쿠어스필드에서 뛰지 않았다고 해도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3할 이상의 타율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9년을 잘했다 해도 단 한 시즌만 삐끗하면 이룰 수 없는 10년 연속 3할이라는 대기록. 데릭 지터와 블르디미르 게레로도 이루지 못한 이 위대한 영역에 헬튼이 그 발을 내딛으려 한다.


3할 타율보다 30홈런이 더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 파워 중심의 현대 야구 속에서 일궈낸 기록이라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