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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롤린스, 할리데이 맹활약…NL MVP 지각 변동!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5.

롤린스-할리데이, 와일드카드 획득 시 MVP 수상 유력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리그 홈런왕 프린스 필더(23‧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즌 첫 30홈런-30도루의 주인공 데이빗 라이트(25‧뉴욕메츠)의 2파전으로 예상되던 내셔널리그 MVP레이스가 막판 대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각변동을 예고하며 수면위로 급부상한 주인공은 지미 롤린스(29‧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맷 할리데이(27‧콜로라도 로키스).

현재 필라델피아는 샌디에이고와 함께 와일드카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콜로라도 또한 1게임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롤린스와 할리데이가 소속팀을 ‘가을의 잔치’로 이끈다면 이들의 수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 급변하고 있는 MVP레이스

현재 6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밀워키는 지구 1위 시카고 컵스와 3.5경기차로 벌어져 사실상 역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47홈런으로 강력한 리그 MVP 후보로 떠올랐던 필더의 수상 가능성은 많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 메츠의 데이빗 라이트도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롤린스와 할리데이가 이에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필리스와 로키스가 와일드카드를 획득할 경우, 오히려 막판 역전극 주역이라는 특수를 누릴 수도 있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도 롤린스와 할리데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4일(한국시간) ESPN은 세인트루이스-휴스턴 경기 중계 도중 롤린스의 기록과 플레이 화면을 거푸 내보내기도 했고, ‘할리데이=MVP’라고 주장하는 칼럼리스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기록의 사나이 지미 롤린스

지미 롤린스의 올 시즌 성적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다. 올 시즌 팀이 치른 156경기에 단 1경기도 빠지지 않고 선발 유격수로 출장한 그는 득점(리그 1위), 최다안타(3위), 3루타(1위), 홈런(16위), 타점, 타율, 장타율 등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2007 시즌을 멋지게 그려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롤린스는 한 부문의 역대 최고 기록과 그 이상으로 의미 있는 역대 최초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24일 워싱턴과의 경기까지 모두 748번이나 타석에 들어선 롤린스는 팀 선배 레니 다익스트라가 지난 1993년에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773번)에 25타석 차이로 근접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시즌 최종전에 다익스트라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루타도 2개만 추가한다면 올 시즌 같은 기록을 달성한 커티스 그랜더슨에 이어 역대 4번째로 20-20-20-20(2루타-3루타-홈런-도루)을 달성하게 된다. 2루타 2개와 홈런 1개, 그리고 3개의 도루를 더 추가하면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과 함께 40-20-30-4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당연히 역대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의미 있는 기록이다.

사실 롤린스는 2년 전만 하더라도 라이벌로 불리던 라파엘 퍼칼(29‧LA 다저스)과 함께 괜찮은 중거리 선두타자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5홈런을 쳤던 지난해를 기점으로 장거리 타자로 변신에 성공한 롤린스는 단숨에 리그 최고의 1번 타자로 급부상했다.

높지 않은 출루율에도 불구하고 득점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롤린스의 빠른 발과 뛰어난 주루센스, 그리고 장타력의 3박자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 샌디에이고를 제치고 와일드카드를 획득하기만 한다면 MVP가 롤린스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 로키스의 ‘더 맨’ 맷 할리데이

할리데이 역시 롤린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을 자랑한다. 여전히 최다안타(205개), 2루타(48개), 타점(131개), 장타율(0.609)은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타율(2위)과 홈런(4위)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에 랭크되며 토드 헬튼의 뒤를 잇는 로키스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개인성적만 본다면 올 시즌 내셔널 리그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콜로라도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MVP논쟁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왼쪽 복사근 부상으로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하기 전까지, 6경기서 무려 5홈런 11타점 올리며 팀의 6연승(현재 8연승)을 이끈 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콜로라도의 ‘더 맨’이다.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쿠어스 필드)에서 뛴다는 이점이 있어 MVP급 성적을 자랑하면서도 뒷전에 밀려나 있었지만, 더 이상 할리데이를 간과할 이는 아무도 없다. 남은 6경기에서 1경기 차를 극복하기만 한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과 MVP수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내셔널 리그. 과연 팀과 개인의 영광을 동시에 움켜쥐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가 될 지,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