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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라이언 브라운, ‘금방망이-돌글러브’의 딜레마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29.
 
최고의 방망이, 최악의 수비

[데일리안 김홍석 객원기자]밀워키는 28일(한국시간) 밀러 파크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서 무려 5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이는 지난 1999년 8월 1일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무려 8년 만에 나온 수치스런 기록.

밀워키기 이날 이겼다면 플로리다가 중부지구 1위 시카고 컵스를 잡아준 상황이라 승차가 1경기로 줄어 역전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범한 에러로 9점(비자책 4점)이나 상대에 헌납하며 5-9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밀워키 에러의 중심에는 신인 3루수 라이언 브라운(24‧실책3개)이 있었다. 올해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인 그는 이날 경기서 시즌 34호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26개째의 에러도 범했다.

지난 5월말 빅리그로 콜업된 브라운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역대 최고의 신인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타격 재능을 과시했다. 올 시즌 고작 110경기에 출장하고도 리그 홈런 부문 5위에 올라 있는 그는 타율 0.325 95타점 장타율 0.639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역대 신인 중 가장 빼어난 시즌을 보냈다는 알버트 푸홀스(27,2001년)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고, 푸홀스처럼 160경기를 뛰었다면 마크 맥과이어의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인 49홈런도 넘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수비에 있어서 브라운은 ‘정말 메이저리거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이다. 브라운이 올 시즌의 출발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 했던 것도 스프링 캠프에서 보여준 수준 이하의 수비 때문.

그가 올 시즌 범한 26개의 실책은 미네소타 유격수 제이슨 바틀렛과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데다가, 2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중 수비율이 8할대(0.892)인 선수 역시 브라운이 유일하다. 따라서 브라운이 뽑아내는 많은 수의 홈런과 에러는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쥐락펴락한다.

브라운은 프린스 필더와 함께 시즌 중반 힘에 부치던 팀을 플레이오프 진출권으로 이끌기도 했지만 고비 때마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괴물타자’ 알버트 푸홀스는 3루수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55경기에서 10개의 에러를 범한 푸홀스는 결국 외야수를 거쳐 1루로 정착했다. 지난해에는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 수비에 있어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운의 경우는 1루수로의 전환도 바라볼 수 없다. 1루는 이미 필더의 포지션이기 때문. 필더 역시 육중한 몸매로 인해 수비의 약점을 드러내며 올 시즌 1루수 부문 최다 실책(14개)을 저질렀다.

네드 요스트 밀워키 감독으로서도 수비가 불안한 브라운에게 다음 시즌에도 핫코너를 맡길 순 없다. 그렇다고 1~2년 이어져 온 문제가 아닌 그의 수비 불안이 크게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

결국 브라운의 포지션은 팀 프런트의 깊은 한숨과 함께 크나큰 딜레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