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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AL-DS 전망 [NYY vs CLE] & [BOS vs LA]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3.


[카이져의 야구스페셜]


이틀에 걸쳐서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의 디비즌 시리즈를 전망해 보려고 한다. 플레이오프 팀들의 시즌 전체의 대략적인 전력과 선수 면면을 살펴보길 원한다면 이전의 4개의 칼럼을 참고하기 바란다.



▷ 보스턴 레드삭스 vs LA 엔젤스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593)을 기록한 보스턴과 서부지구의 최강자 엔젤스가 2004년에 이어 디비즌 시리즈에서 맞붙는다. 3년 전에는 보스턴이 시리즈 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스윕해 버리고 리그 챔피언쉽에서 양키스와 격돌했다. 보스턴의 저주가 풀린 바로 그 해였다.


이번에도 여전히 보스턴의 상황이 나쁘지 않다. 2004년에는 엔젤스(.568)보다 더 높은 승률(.605)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일드카드 진출이라는 이유로 홈 어드벤티지(1,2,5차전 홈경기)를 내줘야 했지만, 이번에는 펜웨이 파크에서 시리즈가 시작된다. 엔젤스(54승 27패)와 보스턴(51승 30패)이 모두 홈에서 좋은 성적(전체 1,3위)을 자랑하고 있기에 이것은 큰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


 

보스턴

LA

1차전(4일)

자쉬 베켓

(20승 7패 3.27)

존 랙키

(19승 9패 3.01)

2차전(6일)

마쓰자카 다이스케

(15승 12패 4.40)

켈빔 에스코바

(18승 7패 3.40)

3차전(8일)

커트 쉴링

(9승 8패 3.87)

제러드 위버

(13승 7패 3.91)

4차전(9일)

자쉬 베켓

존 랙키

5차전(11일)

마쓰자카 다이스케

켈빔 에스코바


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한 그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로 7일 동안 5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아니라, 8일 동안 5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선택한 것은 사실 의외의 선택이다. 8일 일정은 1,2차전에 나섰던 1-2선발이 그대로 4,5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즉 원투 펀치가 각각 두 번씩 등판하게 되는 것.


존 랙키와 켈빔 에스코바라는 막강 원투 펀치를 상대해야 하는 보스턴은 이를 피해 7일 일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하지만 그들은 예상을 벗어난 8일 일정을 택했다. 상대 원투 펀치를 4번 상대하는 한이 있더라도, 에이스 자쉬 베켓을 4차전 안에 2번 등판시켜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다.


덕분에 엔젤스도 차라리 속편하다는 입장이다. 원투 펀치의 위력은 분명 자신들이 한 수 위인데다가, 마땅한 4선발감이 없어 고민하던 마이크 소시아 감독도 손해 볼 것 없다는 것.


하지만 언뜻 보면 잘못 선택한 듯 보이는 보스턴의 이와 같은 선택은 올시즌 양팀 간의 대결 양상을 살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테리 프랑코나 보스턴 감독도 나름의 충분한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보스턴

LA

상대전적

6승 4패

4승 6패

방어율

3.99

6.04

탈삼진

64

67

타율

0.290

0.260

홈런

9

7

득점

64

42

출루율

0.364

0.307

장타율

0.452

0.401


올해 10번 맞대결한 양 팀은 6승 4패로 보스턴이 다소 앞섰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2승 차이 이상으로 보스턴이 월등하게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경기는 보스턴이 5승 2패로 앞섰고, 엔젤 스타디움에서의 3경기는 2승 1패로 엔젤스가 잡았다. 엔젤스 입장에서는 보스턴의 홈 어드벤티지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엔젤스의 에이스인 랙키는 보스턴 전에 두 번 등판해 9.2이닝동안 10실점(9자책)하며 8.38의 방어율로 2패만 당했다. 통산 상대 전적도 11번이나 등판했지만 1승 6패에 그치며 6.27의 방어율을 기록,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레드삭스의 에이스 베켓은 2경기에서 1.38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엔젤스를 상대로 한 통산 성적도 2승 무패에 2.16의 방어율, 프랑코나 감독은 베켓이 등판할 1,4차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갈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프랑코나 감독이 8일 로테이션을 선택한 것은 마쓰자카와 쉴링이 등판한 경기에서 한경기만 잡아준다면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마쓰자카가 등판하는 2,5차전은 홈경기이며 엔젤스는 아직 마쓰자카를 상대해 본 적이 없다.


타격면에 있어서는 나란히 리그 3,4위의 팀 득점을 자랑하는 양팀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타선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보스턴이 후반기에 완전히 살아난 데이빗 오티즈를 중심으로 한 장타력의 팀이라면 엔젤스는 리그 2위의 도루를 앞세운 기동력의 야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큰 경기에서는 중심 선수의 한방에 의해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2004년에도 시리즈를 마감하는 홈런으로 엔젤스를 울린 데이빗 오티즈(35홈런 117타점)와, 부상에서 돌아온 매니 라미레즈(20홈런 88타점)의 레드삭스가 블라드미르 게레로(27홈런 125타점)가 버틴 엔젤스에 비해 우위를 점한다. 무엇보다 올 시즌 상대 에이스를 신나게 두들긴 기억이 있는 레드삭스 타자들이 심리적으로도 앞서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안타깝게도 불펜에서도 엔젤스는 레드삭스를 앞서지 못한다. 3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40세이브 6블론 2.81)보다는 보스턴의 조나단 파펠본(37세이브 3블론 1.85)이 더욱 믿음이 간다.


후반기 들어 갑자기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2주간의 휴식까지 취하며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 오카지마(2.22)와 매니 델카멘(2.05)이 버틴 레드삭스가 셋업맨의 비교에서도 후반기에 7.36의 방어율로 무너진 스캇 쉴즈(3.86)와 저스틴 스피어(2.88)의 엔젤스에 비해 다소 앞서있다.


상대전적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엔젤스가 레드삭스를 넘기란 힘들어 보이는 상황. 쉴링을 제치고 2선발로 나서며 2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마쓰자카의 최근 부진(9월 방어율 7.62)이 걸리긴 하지만, 결국에는 보스턴이 시리즈 전적 3-1 또는 3-2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 뉴욕 양키스 vs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보스턴의 8일 일정 선택 덕분에 속으로 웃음 지은 또 하나의 팀이 바로 양키스다. 반면 올해 메이저리그 최강 원투펀치인 C.C. 싸바시아-파우스토 카모나를 보유한 클리블랜드는 남몰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클리블랜드의 에릭 웨지 감독은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간다면 4선발 폴 버드를 등판시키겠지만, 1승 2패로 끌려간다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4일만에 에이스 사바시아를 등판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

클리블랜드

1차전(5일)

왕첸밍

(19승 7패 3.70)

C.C. 싸바시아

(19승 7패 3.21)

2차전(6일)

앤디 페티트

(15승 9패 4.05)

파우스토 카모나

(19승 8패 3.06)

3차전(8일)

로져 클레멘스

(6승 6패 4.18)

제이크 웨스트브룩

(6승 9패 4.32)

4차전(9일)

마이크 무시나

(11승 10패 5.15)

 또는 왕첸밍

폴 버드

(15승 8패 4.59)

또는 C.C. 싸바시아

5차전(11일)

왕첸밍

또는 앤디 페티트

C.C. 싸바시아

또는 파우스토 카모나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선언이다. 하지만 양팀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4차전까지 갈 수는 있을지 조차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양키스가 시리즈 전적 3-0으로 스윕하거나 3-1로 여유 있게 클리블랜드를 누르고 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1년에 한 경기를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한 에이스 싸바시아를 제외하고는 2선발 카모나와 3선발 웨스트브룩은 포스트 시즌 경험이 전혀 없다. 베터랑인 4선발 버드도 3번의 경기에서 20이닝 동안 5.40의 방어율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반면 양키스 2~4선발의 포스트 시즌 등판을 모두 합치면 90경기, 에이스 왕첸밍도 지난 2년 연속 디비즌 시리즈에서 선발 등판해 2.70의 방어율(1승 1패)을 기록한 전적이 있다. 경험 면에서 부족한 클리블랜드로선 그나마 홈 어드벤티지가 자신들의 것이라는 점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심각한 것은 이제부터다.


 

뉴욕

클리블랜드

상대전적

6승

6패

방어율

2.67

8.19

탈삼진

45

21

타율

0.348

0.228

홈런

14

4

득점

49

17

출루율

0.396

0.290

장타율

0.588

0.345


6전 전패, 이것이 올해 클리블랜드가 양키스를 상대로 한 6경기의 결과다. 투타 모든 면에서 단 하나도 앞서는 점이 없다. 양키스의 팀 장타율이 .588이라는 점에서 상대 투수를 얼마나 심하게 두들겼는가를 알 수 있다.


그 선봉은 인디언스 전에서만 6홈런 13타점을 기록한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 선수를 막는 데 실패한다면 클리블랜드에게 희망은 없다. 게다가 올해 몬스터 시즌을 보낸 에이로드가 지난 몇 년간처럼 포스트 시즌에서 부진할 가능성도 낮다.


에이스인 싸바시아는 올해는 양키스를 상대한 적이 없지만 통산 전적은 8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방어율 7.13을 기록하며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고, 3선발 웨스트브룩은 올해 2경기에서 8.2이닝 12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4선발 버드도 1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7실점 하며 강판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2선발 카모나만이 2경기에서 13이닝 6실점(방어율 4.15)으로 그나마 선전했을 뿐이다.

 
때문에 승부의 분수령은 2차전이 될 전망. 올해 클리블랜드 전에 1경기 등판해 승리를 거둔 페티트를 카모나가 잡아준다면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시리즈가 싱겁게 흘러가 버릴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엔 리그 3위의 팀 방어율(4.05)을 자랑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팀 득점 1위(968점)의 뉴욕 양키스가 어우러져, 멋진 창과 방패의 승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인디언스의 방패는 양키스의 창에 뚫려 구멍이 난 상태다.


30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4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마리아노 리베라도 그다지 안정적인 마무리라고 할 순 없지만, 45세이브를 거두긴 했지만 8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5점대 방어율의 세이브왕 조 보로스키보다는 믿을 만하다. 그나마 라파엘 베탄코트(1.47)와 라파엘 페레즈(1.78)를 보유한 클리블랜드의 불펜이 조바 채임벌린(0.38) 홀로 지키는 양키스보다는 낫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


4.05와 4.49(8위)라면 팀 방어율로 나름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위와 6위(811점)의 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157점의 득점 차이, 경기당 1점 가까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최고의 방패와 최고의 창의 대결은 결국엔 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 vs 뉴욕 양키스라는 최고의 흥행카드가 2004년에 이어 다시금 리그 챔피언십에서 재현될 확률이 꽤나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