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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NLCS 관전 포인트 [애리조나 vs 콜로라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0.


[카이져의 야구스페셜]


내셔널 리그의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 일반적인 전력 분석은 이미 다른 언론 매체를 통해 수없이 쏟아지고 있으니, 조금은 시각을 달리해서 그들의 대결을 재미있게 보기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살펴볼까 한다.



▷ 올 시즌 상대 전적

 

 

애리조나

콜로라도

상대

전적

ARI

8승 10패

4승 5패

10승 8패

5승 4패

COL

4승 5패

5승 4패

방어율

ARI

4.20

4.06

3.86

4.62

COL

4.35

3.14

탈삼진

ARI

128

57

112

50

COL

71

62

타율

ARI

.248

.253

.280

.282

COL

.244

.279

홈런

ARI

14

10

9

4

COL

4

5

득점

ARI

72

40

86

42

COL

32

44

출루율

ARI

.320

.329

.361

.365

COL

.310

.357

장타율

ARI

.386

.432

.404

.401

COL

.344

.407


올해 양 팀 간의 대결은 10승 8패로 콜로라도가 앞섰다. 이번 4개의 디비즌 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즌 간 상대 전적에서 앞섰던 팀이 3-0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러한 공식이 이어질까도 관심의 대상이다.


각 부문별로 두 칸으로 나눠놓은 파트에서 위는 애리조나 홈구장인 채이스 필드에서의 성적이고, 아래는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에서의 성적이다. 주목할 점은 콜로라도의 선수들이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3.14의 매우 빼어난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타율 면에서도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콜로라도가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애리조나가 홈에서만 10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콜로라도보다 절반 이상 많은 14홈런을 때려내며 파워를 과시했고, 이번 디비즌 시리즈에서도 6홈런으로 4개에 그친 콜로라도에 앞섰다.


애리조나는 디비즌 시리즈에서 16득점 6실점, 콜로라도는 16득점 8실점했다. 상대한 팀이 각각 컵스와 필리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컵스 투수진을 상대로 16점이나 뽑아낸 애리조나 타선이나, 필리스를 3경기 동안 8점으로 묶은 콜로라도의 투수진, 둘 다 겉보기와 달리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 브랜든 웹을 뛰어 넘어라


이번 챔피언십 시리즈의 최대 관건은 에이스의 활용 여부이다. 기존에는 1,2차전-휴식-3,4,5차전-휴식-6,7차전 의 일정을 따라 9일 동안 7경기를 치렀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4차전과 5차전 사이에 휴식일이 하루 추가되면서 10일 동안 7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때문에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에이스를 조금 무리시켜서 3일만 휴식하게 한 뒤 4차전에 등판시킨다 하더라도, 7차전에는 정상적인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하게 된다. 애리조나는 이미 브랜든 웹(18승 3.01)을 1,4,7차전에 등판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콜로라도가 애리조나를 넘어서기 위해선 다른 무엇보다도 상대 에이스인 웹을 무너뜨려야만 한다.


알려진 것처럼 콜로라도는 최근 18경기에서 무려 17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그들이 패한 것은 단 한번, 그렇다면 그 패배는 누구에게 당한 것일까? 바로 막강 로키스 타선을 7이닝 2실점으로 제압한 브랜든 웹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올 시즌 사이영상 수상이 거의 확정적인 제이크 피비마저 울렸던 그들이지만 웹만큼은 넘어서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올 해 웹은 콜로라도 전에 무려 6번이나 등판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도 승리를 챙긴 것도 그 경기가 전부였다. 나머지 5번의 등판에서는 32이닝 동안 무려 23점을 허용하며 무너진 것. 즉 웹의 활약 여부가 양팀 모두에게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애리조나로서는 웹이 힘없이 무너진다면 아무리 타선이 터져도 시리즈를 이길 가망이 없을 것이고, 콜로라도 역시 웹의 공략에 실패한다면 사상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은 접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도 4차전에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웹의 성적에 따라 애리조나 밥 멜빈 감독의 평가가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 1,2년차의 젊은 타자들 vs 전성기를 맞이한 타자들


타격을 살펴봤을 때, 시즌 내내 그리고 디비즌 시리즈에서 애리조나 타선을 이끈 것은 그들의 1,2년차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14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2년차 유격수 스테판 드류, 1차전 역전 결승 홈런의 주인공 신인 3루수 마크 레이놀즈, 2홈런 4타점으로 팀을 이끈 신인 중견수 크리스 영(정규시즌 32홈런), 풀타임 2년차 1루수 코너 잭슨과 재능 넘치는 신인 우익수 저스틴 업튼. 여기에 1홈런 3타점의 베터랑 에릭 번즈까지 가세한 애리조나 타선은 시즌 내내 ‘도깨비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콜로라도 로키스의 타자들은 전성기를 맞이한 타자들과 베터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27살의 MVP 후보 맷 할리데이(2홈런 3타점), 3경기 연속 득점의 3루수 개럿 앳킨스(28), 정규 시즌 116타점의 우익수 브래드 호프(28)가 절정의 전성기 기량을 뽐내고 있다.


토드 헬튼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팀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이며, 여기에 신인왕 후보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2루수 마쓰이 가즈오(1홈런 6타점)까지 디비즌 시리즈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신예의 패기와 노련미의 각축장이 될 양 팀의 타격 대결, 양 팀 모두 에이스 브랜든 웹과 제프 프랜시스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투수들이 그다지 미덥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자기 팀 투수의 마음을 얼마나 편하게 해줄 수 있느냐가 경기의 흐름을 잡아나갈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다.



▷ ‘Wild-Wild-West’를 돌파한 비인기 팀들의 대격돌


지난 9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에이스 케빈 브라운과 랜디 존슨이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에 둥지를 튼 후, 배리 본즈가 터주 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던 이 지구에 게리 셰필드와 션 그린이 도전장을 내밀고, 루이스 곤잘래스와 토드 헬튼이 이들을 위협할 만한 타자로 성장한 후, 내셔널 리그 서부지구는 항상 'Wild-Wild- West'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그만큼 이 지구에 소속된 팀들이 비교적 자금이 풍부했고, 따라서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부지구 팀들끼리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맞붙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동부지구나 중부지구 팀들끼리 챔프전을 치렀던 적은 4번이나 있었지만 서부지구 팀들이 동시에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두 팀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기반이 약한 팀들에 속한다. 콜로라도는 지난 1993년에 플로리다 마린스와 함께 리그에 편입되었고, 애리조나는 5년 후인 1998년에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신입생이 된 팀이다. 연고지에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지만 아직까지 전국구 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미 필라델피아에게 밀려서 뉴욕 메츠가 탈락하는 바람에 한숨을 내쉰 각 언론과 주관 방송사는, 양키스-레드삭스에 이어 최고의 인기 팀인 시카고 컵스까지 3연패로 허무하게 탈락하면서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이번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사상 최저의 시청률을 기록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와 콜로라도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전국구 인기 팀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드라마틱한 극적인 승부의 전개가 필요하다. 한 팀이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지역 팬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다른 지역의 팬들의 눈은 모두 풋볼로 향하고 말 것이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서부지구 최강자를 가리는 영광을 차지하게 된 두 팀,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와 애리조나가 펼쳤던 명승부와 같은 그런 멋진 드라마가 이번에도 펼쳐진다면, 양 팀 모두에게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