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산동네 청년들의 거침없는 하이킥~~!!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16.

애리조나의 우세를 점쳤던 저의 예상을 무참히 짓밟고, 시리즈를 스윕으로 가져 간 콜로라도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내셔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도깨비팀’과 ‘파죽지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던 두 팀의 대결은 결국 브레이크가 고장난 로키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났군요.


야구란 스포츠 자체가 모든 스포츠 중에 가장 의외성이 큰 종목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걸로 밥 벌어 먹고 살고 있는 저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할 줄은 미처 몰랐네요.^^;;


콜로라도 로키스가 4-0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가 누가 있었을까요?


디비즌 시리즈 제도가 시행된 이후 포스트 시즌 7연승을 달리며 월드시리즈에 안착한 건 올해의 콜로라도가 유일합니다. 그들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이지요.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저 높은 산동네에서 오랫동안 내공을 갈고 닦은 청년들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1점부터 4점차 승부를 모두 한차례씩 승리로 일구어낸 로키스의 저력,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난타전으로 승리한 것보다 더욱 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애리조나의 뜬금포 타선을 4경기 합쳐 8점으로 묶은 투수진의 활약도 정말 대단했고 말이죠.


내셔널 리그에서 어떤 팀이 올라가든 아메리칸 리그의 두 팀에겐 전력상으로 밀릴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러한 생각은 완전히 접어야겠습니다.


이같이 엄청난 기세를 탄 로키스를 보스턴이나 클리블랜드가 막을 수 있을지 조차 의문입니다. 전대미문의 포스트 시즌 11연승 우승팀이 탄생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네요.


이제는 로키스의 기둥이 되어버린 맷 할리데이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더니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네요. 이제는 포스트 시즌이 끝난 뒤 정규 시즌 MVP가 발표 되었을 때 할리데이가 주인공이 아니라면 ‘이변’이라는 말이 나올 만한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2차전에 등판해 5이닝 1실점의 좋은 투구를 보여준 우발도 히메네즈(23세)와, 오늘 4차전에서 4이닝 1실점한 프랭클린 모랄레스(21세), 이 두 명의 신인 선발 투수의 활약도 돋보이네요.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들의 호투가 팀에 큰 도움이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반대쪽의 시리즈가 혼전 양상으로 치달으며 소모전의 형태를 띌 가능성이 크기에, 로키스로서는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월드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월드시리즈는 한국 시간으로 25일 첫 경기가 열립니다. 9일 이라는 시간은 모든 면에서 로키스가 완벽한 준비를 갖추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 될 테죠.


경기 후 1루수 토드 헬튼이 포효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쌓여왔던 모든 울분을 이번 시리즈를 통해 다 씻어내는 듯한 모습이더군요. 아직까지는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월드시리즈에서의 멋진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그나저나 클리블랜드가 1차전 패배후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완전히 쇄신하며 3차전까지 잡아냈군요. 역시나 마쓰자카는 무너지고 말았고, 웨스트브룩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해주었습니다.


이대로라면 3승 3패가 된다 하더라도 7차전 선발이 마쓰자카가 되고 마는데요, 과연 프랑코나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그냥 베켓을 4차전에 내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이는데 말이죠. 베켓이 5이닝 정도만 소화하고 이후를 웨이크필드에게 맡기는 작전이라면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한데요. 7차전에 간다면 믿을 수 있는 베켓이 등판해야겠죠.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로 베켓을 올리기 위해서 그러는 거겠지만, 이대로라면 월드시리즈 진출 자체가 불투명해질 것 같습니다.


반대로 클리블랜드의 반전 드라마는 멋진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군요. 90년대 후반 팀 타선을 이끌었던 케니 로프턴이 정말 필요할 때 한 방을 날려주었습니다. 시리즈는 이제 그 행방을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네요. 당장만 본다면 클리블랜드의 우세를 점칠 수 있겠지만, 워낙에 변수가 많고 보스턴의 매니-오티즈 라인이 강력해서 말입니다.


점점 더 재미를 더해가는 2007년 포스트 시즌, 과연 월드시리즈에서 로키스와 맞붙게 될 한 팀은 누가 될까요? 흥미진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