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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MLB Pardon - 제이크 피비 & 글래빈 & 트럭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27.


올 시즌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 1순위는 투수 3관왕을 달성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제이크 피비죠.


샌디에이고라는 도시자체가 워낙 경치도 좋고 날씨도 좋아서 "America's finest city"라고 불릴 정도이기에 피비가 샌디에이고를 무척이나 사랑할 것 같지만...


그는 원래 앨라배마출생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열광적인 팬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피비의 우상은 다름 아닌 탐 글래빈 이었습니다. 글래빈이 등판하는 날이면, 4시간거리를 차를 타고 와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를 했다더군요.^^



피  비 : 아버지, 오늘 글래빈 등판일인데요^^

아버지 : 나 굶겨 죽일려고 작정했지, 너?-.-;;; 아버지 지금 일 하는 거 안보여?

피  비 : 에이~~ 그 일 오늘 하루 안한다고 우리가 오늘 먹을 쌀이 없어요~~ 아님 집이 없어요~~??

아버지 : 집이야 원래 없으니깐 얹혀사는 거고, 쌀 떨어진 건 어제오늘일이 아닐 텐데...?

피  비 : (웁스~)-_-;;; 그래도 가욧~!! 나 오늘 글래빈 경기 안보여주면 소를 팔아서라도 갈거야~!!

아버지 : 에휴... 저놈 참... -_-;;



그런 식으로 4시간을 버스 타고 가서, 2시간 반짜리 경기를 보고나면 그렇게 행복해 할 수가 없었다는군요.^^


하루는 글래빈의 사인회가 있다고 해서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었더랍니다.


피  비 : 에휴... 뭐가 이렇게 사람이 많아? 사인 받으려고 온 사람이 5백 명은 되겠군... 칫!


그러자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피비...


피  비 : 아하~~~!!! ㅋ


.

.

.


글래빈 : 토스 하는 거 받아봐 내가 던져 줄 테니깐~


근데 갑자기 한 소년이 뛰어들더니,


피  비 : 글래빈 아저씨~~~!!

글래빈 : 으아악~~~~~ -_-;;;;;


피비는 글래빈이 던진 공을 정면으로 맞았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글래빈은 피를 흘리고 있는 소년에게 다가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글래빈 : 이런... 얼른 병원에 가봐~!! 아저씨가 잘못했다. 저런, 공 던지는데 뛰어들다니...

피  비 : 아저씨~!!!

글래빈 : 으응...? 아저씨가 잘못했다구... ㅡ.ㅡ;;;

피  비 : 그게 아니라, 이제 사인해주실 거죠?^^

글래빈 : 치료나 좀 하고 받으렴...-_-;;;

피  비 : 피 묻은 티셔츠에 받아도 되는데...

글래빈 : 자... 구급차~~! -.-;;;



하튼 결국 피비는 아주 어렵게 글래빈의 사인을 받았고, 그건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가 글래빈을 본받아서 정말 뛰어난 유망주로 손꼽힐때 쯤, 피비는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프로팀에 갈 것인지를 놓고 중요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보통선수들 같았으면...


선  수 : 음... 저의 장래를 위해서 저의 가족들을 위해서... 정말로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할거에요.


라고 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야하죠.


그러나 피비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피  비 : 음... 단장님... 나 뭐 한 가지만 해주면 대학안가고 프로 갈게요.^^

단  장 : (솔깃해서) 응??? 뭐???? 그게 뭔데? 계약금 좀 더 줄까? 아님 비행기 티켓?

피  비 : (에이전트가 있었을 리 없다) 아하~~^^ 다 좋긴 한데... 제가 원하는 건 따로 있거든요.^^

단  장 : ???????


‘이 녀석이 도대체 얼마를 달라는 거야? 백지 수표라도 제시하라는 거야 뭐야?’ 하고 놀라있던 단장


그러나 피비의 다음 말을 듣고서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으니...


피  비 : 저 커다란 트럭 하나만 사주세요!^^

단  장 : 트...럭?^^;

피  비 : 넵^^

단  장 : 트럭은 뭐하...게?^^;

피  비 : 에이... 뭘 모르시네! 앨라배마같은 남부에선 트럭이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죠. 전 좋은 트럭도 없고...

단  장 : 히히히^^ 그래?^^ 그럼 내가 알고 지내는 딜러한테 물어보고 트럭시리즈로 하나 쏜다~!!

피  비 : 우와~~~~~~

단  장 : 우리 팀으로 올 거지?^^

피  비 : 당근이죠~~~~!! 트럭도 사주는데~~~ㅎㅎ^^

단  장 : ^^a



아마도 야구선수와 협상을 하면서 트럭 한 대 사줄테니 우리 팀으로 오라고 꼬시는 경우는 앞으로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하튼 그래서 피비는 계약금과 트럭 한대를 받고 샌디에이고에 갔고, 아직도 시간이 날 때마다 그 트럭을 애마로 끌고다니면서 자~알 쓰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사악한(?) 투심을 뿌리는 특급 에이스인 야구선수가, 이렇게 단순할 수가 없습니다.ㅎㅎ 

 

PS 위는 'MLB Pardon'은 [메이저리그 이야기 카페(http://cafe.daum.net/mlbstory)]의 Todd Helton님이 전해주는 현지의 재미난 에피소드 모음을 제가 각색해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카페로 들어가셔서 파든 게시판에 가시면 예전에 있었던 재미난 사건들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