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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 결산 - NL 서부지구 팀별 리뷰 및 Best & Worst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1. 15.

[NL-West]

▶ LA 다저스

메이저리그 전체 15위, 내셔널리그 8위에 불과한 84승 78패(.519)의 성적으로 지구 1위를 차지한 LA 다저스. 양키스의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다저스가 양키스(89승 73패)보다 좋은 팀이냐?”며 언성을 높였고, 전문가와 팬들 역시도 그들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무려 13.5경기나 차이가 나는 시카고 컵스를 디비즌 시리즈에서 3연승으로 일축하며 모든 여론을 잠재웠다. 다만 주축이 되었던 선수들 몇 명이 FA로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오프시즌 기간 동안 전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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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매니 라미레즈

보스턴이 2009년과 2010년에 걸려 있던 옵션(연간 2000만)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간의 태업(?)성 플레이를 일삼던 매니 라미레즈는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이후 또 한 번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다저스에서 뛴 53경기에서 17홈런 53타점 타율 .396으로 맹활약하면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컵스를 무너뜨리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FA 신분인 라미레즈의 최종 행선지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의 화두 가운데 하나다.


Worst - 앤드류 존스 외 다수

사실 올 시즌 다저스의 고액 연봉자들의 성적을 보고 있노라면 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게 느껴진다. 2년간 3620만 달러에 계약하고도 최악의 성적(75경기 3홈런 14타점 .158)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앤드류 존스, 2년 연속 놀면서 3100만 달러를 꿀꺽한 제이슨 슈미트, 에이스에서 갑작스레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브레드 페니(6승 9패 6.27), 그리고 1000만 달러짜리 백업 내야수 노마 가르시아파라, 800만 달러짜리 후보 외야수 후안 피에르까지. 이 팀은 페이롤의 절반을 허튼 데 사용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이상한 광경을 연출했던 것이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지난해 득점(712)보다 많은 실점(732)을 하고도 90승 72패(.556)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지구 1위를 차지했던 ‘도깨비팀’ 애리조나는 1년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올해 총 720득점 706실점으로 82승 80패(.506)를 기록하며 지구 2위, 지난해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하고 더 적은 실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8승이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득-실점 간의 마진을 생각한다면 올해가 정상일 뿐, 지난해 같은 경우는 자주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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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원투펀치

오클랜드에서 댄 하렌을 데려오면서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했다는 평가는 실전에서 그대로 증명되었다. 22승 7패 183탈삼진 평균자책점 3.30의 브랜든 웹과 16승 8패 206탈삼진 3.33의 댄 하렌이 출장한 67경기에서 애리조나는 44승 23패(.657)의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이들 외의 선발 투수가 등판했을 때 38승 57패(.400)에 불과했던 것이 올 시즌 실패의 원인. 언제나 사이영상 후보가 될 수 있는 이들 두 명이 함께하는 한, 평균 이상의 3선발만 보강할 수 있다면 내년에는 유력한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Worst - 에릭 번즈

번즈는 2007년 도깨비팀 애리조나의 일등 공신이었던 선수다. 팀의 필요에 따라 1번부터 4번까지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한 그는 160경기에 출장해 21홈런 83타점 103득점 50도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었고, 팀도 그 활약에 부응하며 3년간 3000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계약이 시작되는 올해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52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치더니, 타격 성적도 6홈런 23타점 타율 .209로 곤두박질쳤다. 젊은 타자들이 큰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의 타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이유다.


▶ 콜로라도 로키스

지난해 막판 16경기에서 15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며 와일드카드를 획득,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던 ‘기적의 팀’ 로키스는 1년 만에 본래의 위치로 내려왔다. 총실점은 758점에서 822점으로 늘어났고, 총득점은 860점에서 747점으로 줄어들며 74승 88패(.457)로 시즌을 마쳤다. 곧바로 맷 할리데이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며 리빌딩에 돌입한 로키스, 그들을 다시 포스트시즌에서 보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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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애런 쿡

2004년 양쪽 폐에 피가 응고되는 증상으로 인한 선수생활의 큰 위기를 멋지게 극복하고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된 애런 쿡은 올 시즌 콜로라도의 에이스로 등극하면서 로키스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32경기에서 211.1이닝을 던진 쿡은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6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역사’를 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창단 16년째를 맞이한 로키스에서 15승과 200이닝 그리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쿡이 처음이다. 2008년의 쿡은 로키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수였던 것이다.


Worst - 토드 헬튼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부족함을 변명해 줄 수는 없다. 1660만 달러로 팀 내 최고 연봉을 받는 헬튼은 쿠어스필드에서 ‘휴미더(습도 조절장치-비정상적으로 긴 쿠어스필드의 타구 비거리를 다소 줄어들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파워를 상실하더니, 올해 데뷔 후 가장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그를 괴롭혀 왔던 등 부상으로 3개월을 결장한 헬튼은 83경기에서 7홈런 29타점 타율 .264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OPS가 7할대(.779-종전 2006년의 .880이 최저)로 떨어졌다. 앞으로 헬튼에게 남아 있는 3년간 5230만 달러의 엄청난 연봉은 팀에게 ‘악몽’으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즌 전부터 이미 예견되었던 샌프란시스코의 부진(72승 90패 .444). 지난해 19홈런 8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포수 벤지 몰리나가 이 팀의 4번 타자로 낙점 받았을 때부터 이 팀에는 희망이 없음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그나마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상했던 ‘100패’를 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 그리고 그것은 몰리나(16홈런 95타점)가 기대 이상으로 4번 타자 역할을 잘 수행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몰리나의 성적이 팀 내 홈런-타점 1위라는 것이 자이언츠의 암담함을 잘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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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팀 린스컴

2008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최고의 투수 팀 린스컴. 작년에 데뷔해 2년 만에 리그 최고 투수로 등극한 선수에게 많은 설명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34경기에 등판해 227이닝을 소화하며 기록한 18승 5패 265탈삼진 평균자책점 2.62라는 성적은 현역 최고의 투수인 요한 산타나가 지난 몇 년간 보여줬던 것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4점도 되지 않는 팀(3.95점)에서 18승을 거뒀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Worst - 배리 지토

지난해 연평균 18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연봉으로 7년 계약을 체결한 배리 지토는 작년보다 성적이 더욱 하락하며 팬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2007년의 11승 13패 4.53이라는 성적도 용납할 수 없건만, 올해는 무려 102개의 볼넷을 남발하면서 10승 17패 평균자책점 5.15로 더욱 나빠졌다. 주무기인 커브의 예리함이 사라진 지토는 공이 느린 평범한 투수에 불과할 뿐이기에, 남은 5년 동안 이를 만회할 수 있을 지는 다소 의문이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단판승부까지 벌였던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단 3팀 밖에 없는 3할대 승률(63승 99패 .389)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프런트는 거액의 연장계약까지 안겨준 제이크 피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며 리빌딩을 선언했다. 현재 샌디에이고를 향한 모든 관심의 초점은 2012년까지 4년 간 6000만 달러라는 비교적 헐값에 기용할 수 있는 특급 에이스의 최종 종착역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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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 애드리언 곤잘래스

애드리언 곤잘래스는 텍사스에서 처음 데뷔하던 시절, 지낼 곳이 없어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집에 더부살이를 한 적이 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2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며 마침내 에이로드(35홈런 103타점)보다 더 많은 홈런(36)과 타점(119)을 기록했다. ‘타자들의 무덤’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PETCO파크가 2004년 개장한 이후 최다 기록이자, 40년의 팀 역사상으로도 홈런 6위 타점 3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기록이다. 지난 2년 동안 곤잘래스의 원정경기 성적을 합산하면 201안타 42홈런 134타점 120득점 타율 .301의 엄청난 성적이 나온다.


Worst - 칼리어 그린

그린은 정상급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수준급 파워를 갖춘 평균 이상의 유격수였다. 특히 작년에는 27홈런 등 74개의 장타를 때려내며 97타점까지 기록, 올해도 팀에 부족한 파워를 더해줄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의 그린은 부족한 선구안과 타석에서의 성급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거로서 수준미달이라고 할 수 있는 .213의 타율과 .599의 OPS를 기록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기대를 걸었던 선수이기에 실망도 컸다.


[사진 출처 : MLB.com]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