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타격 솜씨와 더불어 항상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소속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선수 홍성흔, 팬들은 그를 ‘분위기 메이커’ 또는 ‘오버맨’이라고 부르곤 한다.
FA 자격을 획득해 자신의 가치를 타진하던 홍성흔의 최종 종착역은 롯데 자이언츠(연봉 2억 7900만원)로 결정됐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자율적인 분위기의 롯데 자이언츠에 분위기를 띄울 줄 알고 리더쉽까지 겸비한 홍성흔의 가세. 찰떡궁합이 될 지도 모르는 이 조합은 올해 8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던 롯데가 내년에는 더욱 무서운 팀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열광적인 팬들과 가장 열정적인 선수의 만남이기도 하다. 이미 팬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된 상태이며, 올해 ‘가르시아 송’과 ‘강민호 송’을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롯데 팬들은 벌써부터 홍성흔을 위해 만들어질 응원가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올해 126경기에서 624점을 기록하며 팀 득점 부문에서 1위 두산(647점)과 2위 SK(632점)에 근소하게 뒤진 3위였다. 3할의 1번 타자 김주찬이 버티고 있는 테이블세터진, 거기에 77홈런 368타점을 합작한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의 막강 중심 타선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위력적인 수준.
그런 롯데 타선에 2008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예약한 8홈런 63타점 타율 .331(2위)의 홍성흔이 가세한다. 다른 구단이라면 당당히 클린업 트리오에 포함될 만한 홍성흔과 강민호의 예상 타순이 6,7번이라는 점은 상대 투수에게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홍성흔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가을의 사나이’다. 통산 포스트시즌에서만 61경기에 출장해 69안타 5홈런 36타점 타율 .309의 매우 뛰어난 성적을 남기고 있으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홍성흔보다 많은 안타와 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올해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해 무릎을 꿇었던 롯데이기에, ‘가을 갈매기’가 될 수도 있는 홍성흔의 가세는 그 의미하는 바가 남다른 것이다.
홍성흔의 영입으로 인해 이대호의 포지션은 3루로 고정될 전망이며, 이 점이 롯데 라인업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프 시즌 기간 동안 달리 영입 가능한 좋은 3루수도 눈에 띄지 않을뿐더러, 저 만한 타선의 위용이라면 수비 불안으로 인한 실점은 곱절로 갚아주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분위기 메이커’ 홍성흔이 2009년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 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 이것은 2009시즌 프로야구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재미난 요소임에 틀림없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