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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한화 디아즈, 제2의 가르시아가 될 수 있을까?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2. 5.


한화 이글스는 올해 좋은 활약을 해줬던 덕 클락을 대신해 메이저리그 출신의 거포형 타자 빅터 디아즈를 데려왔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는 클락에 미치지 못하지만, 타격만 놓고 본다면 디아즈가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본적인 선구안과 참을성이 부족해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그가 철저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한국 야구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1981년생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무척이나 젊은 축에 속하는 디아즈는 올해 트리플A에서 뛰며 25홈런 107타점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메이저리그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147경기에서 24홈런 73타점을 기록하는 등 파워만큼은 인정받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256에 불과하지만 803경기나 출장한 마이너리그에서의 통산 타율은 .295로 나쁘지 않은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487경기를 뛴 트리플A에서 기록한 81홈런 340타점의 성적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수준 이하의 선구안과 터무니없이 많은 삼진 개수는 문제다. 올해 129경기에서 디아즈가 당한 삼진은 무려 168개, 트리플A 최다 삼진왕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32볼넷 135삼진으로 볼넷:삼진 비율이 거의 1:5에 달하고, 마이너리그에서도 238볼넷 760삼진으로 1:3.2에 달한다. 선구안을 논하기 이전에 타석에서의 참을성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항상 그의 뒤를 따라 다닌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지적을 받았던 선수가 한 명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한국 프로야구에 완전히 적응하며 스타 플레이어로 발돋움한 롯데 자이언츠의 카림 가르시아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241에 불과하고 81볼넷 330삼진의 1:4가 넘는 볼넷:삼진 비율을 기록한 가르시아. 마이너리그에서도 309볼넷 811삼진으로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디아즈보다 조금 나은 편이지만 타율(마이너 통산 .281)은 그보다 못하다.


가르시아와 디아즈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둘은 한국 팬들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LA 다저스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최고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통치 못해 이 팀 저 팀을 전전해야만 했다. 하지만 파워 하나만큼은 수준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가르시아는 올해 여전히 선구안 부족(삼진 100개 - 2위)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극에 달한 파워를 과시하면서 30홈런 111타점을 기록, 리그 타점왕(홈런 2위)에 등극하여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약해 놓고 있다.


과연 디아즈는 한과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의 기대대로 ‘제2의 가르시아’가 되어 내년 한국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 수 있을까?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특급 유망주(96년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유망주 랭킹 7위)였던 가르시아에 비해 경력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20대인 디아즈에게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