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戊子)년이 지나가고 기축(己丑)년이 되었네요. 모종의 결심(궁금하시면 클릭)을 한 터라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이 남다릅니다.
아마 야구 선수들 중에서도 이런 선수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바로 올해 한국 나이로 37살이나 25살이 된 선수들이 그럴 것 같습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소띠 해인 73년과 85년에 태어난 그들은 올해가 특별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아마도 200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굳은 다짐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 소띠인 선수들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 찾아봤습니다. 이들이 전부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 번이라도 1군 경력이 있는 선수는 모두 찾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 구단별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 SK - 박재홍(73), 정우람, 모창민(85)
지난해 SK의 우승을 견인했던 중심타자 박재홍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73년생 타자들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기억될 것입니다. 또한 홀드왕 정우람(85)이 없었더라면 김성근 감독의 ‘출첵’ 야구는 성공하지 못했겠지요. 2년차가 되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모창민(85)의 성장도 기대해봅니다.
▶ 두산 - 오재원, 김재호(85)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오재원의 활약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정교함만 키울 수 있다면 이종욱과 함께 최고의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겁니다.
▶ 삼성 - 김창희(73), 박석민, 조현근(85)
2008년을 통해 팀 내 중심 타자로 성장한 박석민이 특히 눈에 띄는군요. 심정수가 은퇴했기 때문에 팀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고 봐야겠죠. 작년에는 14홈런 64타점에 그쳤(?)지만 그가 보여줬던 기량과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올해 당장 25홈런 80타점 이상을 기록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닐 겁니다.
▶ 롯데 - 최기문(73), 강민호, 장원준, 조정훈, 최대성(85)
가장 주목해서 봐야할 소띠 선수들이 많이 포진한 팀이 바로 롯데입니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장원준, 거기에 올해 풀타임 선발투수로의 첫 시험을 치르는 조정훈은 나란히 85년생 동갑내기이자, 팀의 중심 선수들이죠. 차세대 마무리 후보인 ‘파이어볼러’ 최대성이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된 모습을 보여줄 지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 한화 - 김민재, 이영우(73), 이희근(85)
김민재와 이영우, 이 두 명의 노장 선수들의 활약은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241)을 기록했던 유격수 김민재와,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했던 지난 2년 때문에 통산 타율이 2할대(.295)로 떨어진 이영우의 부활 없이 이글스의 비상은 불가능하겠죠.
▶ KIA - 이재주, 김종국(73), 이용규, 이범석, 김주형, 박정태(85)
KIA에는 가장 많은 6명의 소띠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더군요. 특히 멈추지 않는 이용규의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타자들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이범석(08년 7승 10패 3.08)은 10승 투수로 손색이 없죠. 제대로 된 수비가 가능한 포지션이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재주는 지난해 KIA에서 두 자리 수 홈런(12개)을 친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 히어로즈 - 송지만(73), 최현종(85)
힘든 1년을 보낸 히어로즈는 그 한 해를 묵묵히 참고 좋은 활약을 펼쳐준 송지만에게 4억원의 연봉을 약속했습니다. 끈질긴 근성과 강한 승부욕을 지닌 선수라, 자신을 믿어준 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한 해 동안 뜨겁게 불타오를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군요.
▶ LG - 최원호, 이종열(73), 우규민, 김용의(85)
2006년과 2007년에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좋은 활약을 했던 우규민의 부활은 LG의 탈꼴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는 최원호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3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 KBO - 하일성
KBO의 하일성 사무총장님도 소띠 해에 태어나셨더군요. 한 갑자 전인 1949년 기축년에 태어나 올해 환갑을 맞이하셨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KBO 총재 문제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서라도 올해 대활약을 하셔야 할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메이저리그 - 박찬호
지난해 구원투수로서 멋지게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하고, 올해 필라델피아에서 선발투수로서의 재기를 노리는 박찬호도 73년생 소띠입니다.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보이지만 확신할 단계는 아니죠. 더 이상은 WBC 출전 문제로 그를 흔들지 않았으면 싶네요.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