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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게레로 WBC 불참할 듯, ‘환상의 타선’이 저 멀리 사라지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1. 11.


이번 WBC를 기대해왔던 팬들에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들려오고 있네요. LA 에인절스의 블라드미르 게레로가 제1회 대회에 이어 제2회 대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입니다.(관련기사의 원문을 보고 싶다면 클릭)


게레로는 지난 시즌 종료와 더불어 왼쪽 무릎에 수술을 했죠. 큰 수술은 아니기에 올 시즌을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고, 더불어 자신의 조국인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로 3월의 WBC에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재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출장을 포기할 것이라는 소식이네요. 아마도 작년에 27홈런 91타점으로 비교적 부진했다는 점과, 이번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일 듯합니다.


심각한 수술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부위가 부위인지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훈련을 하는 편이 그의 커리어와 1년 후의 FA 대박을 위해서도 좋을 테니까요.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3월에, 그것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국제대회에 출장한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 되는 일이었을 겁니다.


게레로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이로서 팬들은 너무나도 큰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요. 블라드미르 게레로라는 한 명의 슈퍼스타를 볼 수 없다는 점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세기의 타선’으로 기억될 만한 최강 라인업의 탄생이 무위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죠.


1번 호세 레예스(113득점 16홈런 56도루 .297/.358/.475)
2번 헨리 라미레즈(125득점 33홈런 35도루 .301/.400/.540)
3번 알버트 푸홀스(100득점 37홈런 116타점 .357/.462/.653)
4번 에이로드(104득점 35홈런 103타점 18도루 .302/.392/.573)
5번 매니 라미레즈(102득점 37홈런 121타점 .332/.430/.601)
6번 블라드미르 게레로(85득점 27홈런  91타점 .303/.365/.521)
7번 데이빗 오티즈(74득점 23홈런 89타점 .264/.369/.507)
8번 포수
9번 알폰소 소리아노(76득점 29홈런 75타점 19도루 .280/.344/.532)


테이블세터를 형성할 1번 호세 레예스와 2번 헨리 라미레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톱타자 두 명을 뽑으라면 가장 먼저 언급될 이름들입니다. 그 유명한 이치로나 그래디 사이즈모어도 이들과 비교한다면 상처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을 정도죠.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이 둘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세계 야구계의 No.1과 No.2의 자리를 차지하는 리드오프들입니다.


중심타선은 또 어떻습니까? 장담컨대, 미국 현지와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지난 5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현역 타자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을 실시한다면 위의 3번부터 7번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1위부터 5위까지를 차지할 겁니다.(순위야 어떻게 되건 간에)


40홈런-40클럽에 가입한 경력이 있는 알폰소 소리아노가 9번 타자라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의 말도 안 되는 라인업. 세계 최고의 테이블세터진과 올스타전에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중심타선의 조합.


현지의 도박사들이 미국이 아닌 도미니카를 우승후보 1순위로 꼽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죠.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도미니카 대표로 출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부터, 팬들은 이 ‘우주최강 고금제일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타선을 상상해왔습니다. 이것은 WBC를 즐기는 또 하나의 기쁨이 되어줄 예정이었죠.


하지만 게레로의 불참으로 인해 저 타선에 흠집이 생기고 말겠네요. 워낙에 엄청난 라인업이기에 게레로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진 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게레로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무게와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한다면 아쉽지 않을 수가 없네요.


‘환상의 타선’은 말 그대로 환상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던 도미니카 대표팀의 무적 타선. 어쩌면 우리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꿈의 라인업’을 눈앞에서 놓쳐 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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