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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KBO 기록강습회 현장을 가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2.

야구는 흔히 기록경기라고 불린다. 그리고 많은 야구팬들이 '커리어 통산 몇 개 홈런', '커리어 통산 탈삼진 몇 개' 등 개인기록에 큰 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기록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이 없는 야구팬들은 ‘이러이러한 상황에서는 안타일 것 같은데 왜 에러로 기록했을까’라는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하여 ‘A가 승리투수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B가 됐다. 왜 그럴까’ 하는 등 기록 자체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봄직 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에서는 이러한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건국대학교 새천년홀과 사회과학대 대강의실에서 기록강습회를 실시했다. 본 기록강습회에서는 현장 접수를 포함하여 강습회비를 납부한 인원이 260명에 달할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에 본 기자도 3일간 그 현장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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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강습회가 이 곳에서 열린다’는 현수막을 설치하여 일반 팬들이 쉽게 강의실을 찾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KBO 기록강습회는 2월 27, 28일에는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마지막날인 3월 1일에는 사회과학대 2층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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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 모인 전국의 야구팬들이 기록강습회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날과 둘째날에는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하여 야구 기록시 판단해야 할 제반 사항(예 : 안타가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등)을 교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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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적으로 강의하고 있는 KBO 기록원. 승리/패전/세이브/홀드 요건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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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끝에 질의/응답시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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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날까지 열정을 갖고 강의에 임한 야구팬들의 눈이 KBO 기록원들에게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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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를 하지 않은 나머지 13명의 기록원들도 강의실 뒤쪽에 위치하여 시간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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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날 오후 1시 부터는 ‘자유실기테스트’를 실시했다. 본 테스트는 실제로 기록지에 경기 기록을 작성해 보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따라서 14명의 기록원들이 돌아다니며 질문을 받고, 또 모르는 부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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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실기테스트는 총 3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됐다. 왠만한 야구경기를 보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기자 역시 남는 시간 동안 간단하게 답지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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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낸 답안지를 체점하는 두 기록원의 모습이 눈에 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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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현 기록원(양복정장, 사진의 가운데)의 강의 콘셉트는 ‘명쾌/호쾌’였다. 베테랑다운 그의 모습은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되었다.

모든 일정은 3월 1일 오후 5시 30분에 끝났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기록강습회를 통하여 많은 야구팬들이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기자 역시 야구에 대해 알 듯 모를 듯 했던 내용들, 특히 야구규칙면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내용들을 알게 되어 뜻깊기도 했다. 특히, 올 시즌 야구취재시 적어도 다른 기자들에 비해 ‘이 기록이 왜 이렇게 판정되었는지’를 그 누구보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전년까지는 아무 이유 없이, 야구 그 자체를 보고 기사를 썼지만 올해부터는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록지를 옆에 두고 기록원들과 똑같이 기록해 본 다음, 취재 후에 기자들에게 주어지는 기록지와 비교를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자(漢字)로 선수 이름을 쓰는 등 다소 어려운 점은 있지만, 이를 통하여 야구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고, 또 바둑처럼 복기를 할 수 있다면 이 자체가 역사가 아닐는지.
 
// 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