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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2009-Preview] 우리가 진짜 '히어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4.

이광환 감독 체제로 시작한 히어로즈는 불안정한 구단 사정에도 불구하고 노장 선수들을 주축으로 최하위를 면했다. 그리고 이는 장원삼, 이택근 등 젊은 선수들의 투지와도 연결되어 예상외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어쨌든 현대 유니콘스 해체 이후 곤경에 빠졌던 그들에게 내려졌던 작년 시즌에 대한 평가는 분명 ‘최하위’였다.

그러나 공-수-주에서 맹활약한 이택근을 포함하여 전준호 역시 3할 타율로 자신의 가지를 증명했으며, 송지만, 강정호, 정성훈 등도 제 몫을 다 했다. 마운드 역시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 다까쓰 등이 고루 활약하며, 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안정한 구단 상황하에서도 그들은 분명 최선을 다 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서였을까?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은 삭감했던 선수들의 연봉을 다시 올려줌은 물론, 해외 전지훈련과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며 먼저 선수단에 안정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여기에 히어로즈 선수들이 ‘아버지’라 부르는 김시진 감독을 다시 불러들임으로써 전력 보강의 마지막 점을 찍었다. 분명한 것은 부족한 점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히어로즈가 분명 8개 구단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복병’이라는 사실이다.
 

▶ 우리는 절대 약팀이 아니다!

히어로즈는 2009 시즌을 앞두고 감독/코치를 포함하여 팀 전력을 재편했다. 김시진 감독, 정민태/심재학 코치가 각각 새로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또한 3루수 정성훈이 FA로 팀을 떠나자 작년 시즌 한화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클락을 재빨리 영입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였던 브룸바와도 역시 재계약에 성공했으며, 다까쓰가 빠져나간 마무리 투수 자리를 황두성으로 매웠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보았을 때 히어로즈는 분명 전력이 하향평준화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실을 살펴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몇몇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히어로즈는 작년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히어로즈를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 마운드 - 장원삼과 김수경, ‘우리가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좌완 장원삼이 선발마운드 선봉에 선다. 작년 시즌, 방어율 2.85, 12승 8패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군림한 장원삼은 한층 더 성숙해진 기량을 바탕으로 마운드 중심에 서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특히, 삼성과의 트레이드 불발 이후 심적 부담을 이겨냈다는 ‘자신감’을 무기로 삼는다. “현금 트레이드 사건 이후 스스로가 프로가 됐음을 느낀다”고 당차게 말하는 장원삼에게 다시 한 번 ‘큰일’을 맡겨볼 만하다.

장원삼을 뒷받침하는 선발 요원들 역시 만만찮다. 우완 마일영과 김수경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마일영은 작년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173이닝)하며 한층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11승을 거두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줄 만하다. 올 시즌 역시 기대가 크다. 그런 점에 있어서 역시 작년 시즌 후반부터 괜찮은 모습을 보인 김수경 또한 큰 기대를 걸 만하다. 풀타임 선발이 가능할 경우 10승은 문제없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히어로즈 투수진>
선발 붙박이 :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 이현승
불펜 : 송신영, 전준호, 조용훈, 김성현, 신철인, 박준수
클로저 : 황두성

황두성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을 맡는다. 부담스러운 자리임에도 불구, 황두성의 빠른 볼 종속이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성공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발과 뒷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허리부분은 김시진 감독조차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 타선 - 신/구 조화 지켜보라

히어로즈는 작년 시즌 팀 타율 0.266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노장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만들어 낸 결과였다. 그러나 나쁘지 않았던 타율에 비해 팀 득점이 499점(전체 7위)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가 바로 클락이다. 

지난 시즌, 공-수-주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클락은 한때 홈런왕 타이틀 홀더 후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7월을 기점으로 하향세에 접어든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아무나 20-20 클럽(홈런 20개, 도루 20개)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득점력이 빈곤한 히어로즈 타선에서 클락이 합류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팀의 경계대상이 되기도 한다.

<히어로즈 예상 라인업>
1. 전준호/송지만(외야수)
2. 강정호(유격수)
3. 이택근(외야수)
4. 브룸바(지명타자)
5. 클락(외야수)
6. 김일경(2루수)
7. 이숭용/오재일(1루수)
8. 강귀태(포수)
9. 황재균(3루수)

노장들이 다수 포진해 있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필요에 따라서는 이택근이 1번 타자로 나설 수 있다. 또한 송지만 역시 ‘한방’있는 선수임에도 불구, 1번 타자로 출장한 경험이 적지 않다. 또한 시범경기를 통하여 기량이 향상된 오재일이 ‘포스트 이숭용’의 자리를 차지할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한 신-구 조화 라인업 구성이 매 경기마다 가능하다는 것은 결코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

▶ 아킬레스건 - 내/외야 부조화, 황두성 카드 ‘모험’

히어로즈는 외야자원이 풍부하다. 부상 후유증으로 수비가 어려운 브룸바를 지명타자로 고정시켜 놓는다 해도 이택근을 필두로 전준호, 송지만, 클락, 정수성, 오윤 등을 외야에 내세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3루수 정성훈이 빠져나간 내야진은 작년만 못하다는 평가다. 유격수 강정호를 중심으로 김일경, 황재균 등이 주인 없는 2, 3루 자리를 매운다 해도 이들을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내야수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들 중 하나라도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할 경우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보이는 마무리 투수 ‘황두성 카드’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아니, ‘마무리 투수 황두성’의 역할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모를 일이다. 작년과 같이 선발, 중간계투진에 공백이 생길 경우 다시 한 번 황두성에게 ‘마당쇠’ 역할을 맡길 수 있다. 따라서 안정감 있는 마운드 운용이 그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