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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목동구장에서는 왜 '다득점'이 날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20.

목동 구장이 심상치 않다. 경기당 두 자릿수 점수가 ‘기본적으로’ 나오는 것을 비롯하여 타 구장에 비해 홈런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판 ‘쿠어스 필드(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 전형적인 타자 친화 구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라 불려도 좋을 만하다.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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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간단한 계산식’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파크 펙터’다. 이 계산식은 한 구장이 ‘타자 친화적’인지 ‘투수 친화적’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할 수 있다.

‘파크 펙터’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 구단이
홈구장에서 나온 경기당 평균점수원정구장에서 나온 경기당 평균점수를 나누면 된다(즉, 파크 펙터=홈구장 평균 점수÷원정구장 평균 점수). 여기에서 파크 펙터가 1이 넘어가면 ‘타자 친화 구장’으로, 1 미만이면 ‘투수 친화 구장’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목동야구장의 파크 펙터를 구하기 위해서는 홈팀 히어로즈의 홈/원정경기 평균 득점이 얼마인지 알아보아야 한다. 

- 원정경기 평균 득점 : 경기당 5점 -
4월 4일 경기(부산 원정경기) : 5점
4월 5일 경기(부산 원정경기) : 11점
4월 14일 경기(잠실 원정경기) : 3점
4월 16일 경기(잠실 원정경기) : 1점 

- 목동구장 평균 득점 : 경기당 12.6점 -
4월 7일 경기 : 18점
4월 8일 경기 : 6점
4월 9일 경기 : 14점
4월 10일 경기 : 20점
4월 11일 경기 : 13점
4월 12일 경기 : 9점
4월 17일 경기 : 21점
4월 18일 경기 : 5점
4월 19일 경기 : 8점

이를 바탕으로 목동 구장의 파크 펙터를 계산하면, 12.6÷5=2.52 라는 엄청난 숫자가 나온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이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목동구장이 ‘제 2의 쿠어스 필드’로 불리기에는 전혀 손색이 없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12경기 중 한 자릿수 득점이 났던 경기가 네 경기에 불과했던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쯤 되면 ‘타자들이 목동에만 오면 기뻐한다’는 이야기가 허튼 소리는 아닐 것이다. 또한 지난 주중 3연전에서 단 3점에 묶인 롯데 타선이 주말 경기에서 폭발한 것도 ‘목동구장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목동구장의 특이한 구조도 ‘타자 친화’에 한 몫 한다. 목동구장 규모는 좌/우 98m로 결코 짧지는 않으나, 정 중앙은 118m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힘 있는 타자라면 언제든지 실투를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다. 또한 외야석이 없다는 ‘특이한 구조’ 역시 투수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그림 참조). 한강에서부터 불어오는 강바람이 외야를 그대로 지나쳐 내야석으로 불어 들어와 다시 외야로 향하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상승기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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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에서는 ‘심리적인 효과’를 지적하기도 한다. 즉, 외야에 관중이 없다는 것이 타자들에게 집중력을 배가시켜주어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반면 투수들은 관중들을 정면에 두고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박경완은 목동구장에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으며, 가르시아도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목동에서 때려냈다. 이대호도 통산 130번째 홈런을 목동구장에서 기록했다. 이래저래 목동구장이 ‘한국판 쿠어스필드’로 평가받기 딱 좋은 상황이다.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