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진의 꽃 보다 야구

고교야구에 '꽃'이 피었습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6.

프로야구에도 F4가 있듯이, 고교야구에도 F4가 있다. 그러나 요즘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은 하나같이 잘 생겼다는 장점 때문에 F4를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본 위클리 이닝 편집장이 만난 8명의 선수들 중 누구를 F4로 꼽느냐에 대한 문제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이 공간에서는 해당 선수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정도에서 마무리 하고자 한다.

1. 경기고등학교 조윤성


첫 번째 후보는 경기고등학교 중견수 겸 1번 타자 조윤성(18)이다. 경기고 강길룡 감독이 가장 믿음직하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로서 원래대로라면 3, 4번을 쳐 주어야 할 교타자다. 그만큼 장타력도 뛰어나다. 특히, 지난 천우스포츠배 고교야구에서 홈런을 기록할 만큼 강한 어깨를 자랑하기도 했다. 장차 이택근과 같은 중견수가 되고 싶어 하는 그는 지난 대통령배 1회전에서 9회 말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경기를 뒤집는 2타점 역전 결승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체격 조건은 186cm, 83kg으로 준수한 편. 다만 그라운드에서 보여 준 와일드함이 카메라 앞에서는 온데간데 없이 수줍어한다는 점에 있어서 그도 아직은 어쩔 수 없는 학생임을 깨닫게 한다. 그만큼 순수한 면을 갖춘 선수.

2. 동산고등학교 최지만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는 동산고 4번 타자 최지만(18)은 고3 진학과 함께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파워와 정교함을 자랑하는 국내 고교 포수랭킹 1위를 차지한 선수다. 야구도 잘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농담도 잘 하고, 말도 잘 하는, 외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많은 여고생들의 심금을 울린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여자친구가 없다고 이야기한다(웃음). 미국무대에서 성공하기 전까지는 야구에만 전념하고 싶어하는 듯한 눈치다. 팀은 비록 8강에서 탈락했지만, 최지만 본인은 대회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하여 미국 진출 전 확실한 타이틀을 둘이나 얻었다. 체격은 186cm. 86kg로 포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괜찮은 조건이다. 추후 시애틀 매리너스 세이프코 필드에서 김선기와 함께 베터리로 선발 출장할 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3. 제주고등학교 엄일준


제주고교는 이번 대회에서 강호 광주일고를 만나 1회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그 투지만큼은 인정받을 만했다. 특히, 중견수 겸 3번 타자로 나선 엄일준(18)은 외야 깊숙한 타구를 세 번이나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도 사나이다운 순수함을 갖춘 엄일준은 경기 직후 "져도 쉽게 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사력을 다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래 1번 타자감으로 이대형과 비슷한 체격(171cm, 72kg)을 갖춘 엄일준은 기습 번트로 1루에 살아나가는 재주가 뛰어난 선수다. 차세대 1번 타자감을 눈여겨 본다면 여기 엄일준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대통령배 1회전을 지켜 보신 최형석님도 "다른 선수는 잘 모르겠지만, 엄일준 저 친구의 투지만큼은 눈여겨 볼 만했다"며 높은 점수를 주신 바 있다.

4. 야탑고등학교 배민관


4번 타자 겸 에이스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투-타가 분업화/전문화 된 고교야구의 추세를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야탑고 배민관(18) 만큼은 4번 타자겸 에이스로 팀의 주장까지 맡고 있다. 야수로서는 좌익수로, 투수로서는 요즘 고교야구에서 보기 드문 시속 140km대의 빠른 볼을 자랑한다. 재능 있는 선수였으나, 지난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1회전에서 부상으로 2회전에 선발 출장하지 못했던 아픔을 안고 있었다(팀도 2회전에서 패배). 그러나 이번 대통령배에서는 주장으로서 팀을 8강으로 이끄는 등 부상 후유증을 털어내고 확실히 제 몫을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와일드'한 모습을 감추지 않아 '남자가 봐도 남자답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다. 185cm, 81kg의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추후 프로 지명시 투수로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지만, 타자로서도 '오른손의 김현수/제 2의 안치용'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5. 덕수고등학교 김경도


'덕수고등학교 유망주 3인방'중 한 명인 4번 타자 김경도(18)는 2학년 때부터 부동의 4번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고교 최대어다. 비록 이번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동료인 이인행(18)에게 MVP를 양보해야 했지만, 언제든지 전국 대회에서 마음만 먹으면 고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다. 명문 고등학교의 4번 타자는 프로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불문율을 김경도 역시 실현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체격 조건은 180cm, 85kg으로 준수하나, 덩치에 맞지 않게 수줍음을 많이 탄다. 남녀 공학이라 여자친구가 있을 법도 하지만, 본인은 '없다'고 말한다. 타석에서와는 달리 그라운드 밖에서는 잘 웃는 성격이라고 한다.

6. 상원고등학교 김정수


상원고등학교 김정수(18)는 비록 대통령배에서는 팀 동료 박화랑(18)에게 가려져 투수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공주고 안승민, 세광고 김선기 등과 함께 빠른 볼 구속이 140km 중반까지 나오는 투수로 손꼽힌다. 타자로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김정수는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따라서 내년 시즌, 어느 구단이건 김정수를 데려가는 팀은 그를 시즌 초반부터 내보낸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발빠르고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추는 센스도 뛰어나 중견수로서도 키워 볼만한 유망주다. 훈남으로 많은 여성팬들을 확보할 수 있는 '상원고 3인방'중 하나다. 체격은 180cm, 76kg으로 파워피처로서는 약간 마른 편에 속한다.

7. 상원고등학교 박화랑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이었던 상원고등학교 박화랑(18)은 이번 대통령배 대회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준결승/결승전을 합쳐 무려 17이닝을 책임졌던 박화랑은 강호 충암고와 덕수고 타선을 단 3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록 팀이 우승을 놓쳐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그의 존재는 분명 전국의 고교야구 팬들의 심금을 울릴 만했다. '혹사'를 우려하는 일부 팬들의 목소리가 있지만, 사이드암인 그는 힘을 뺴고 타자들을 맞춰 잡는 방법으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어깨를 쉬게 하고, 회복 훈련에 전념한다면 봉황대기 전국대회에서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175cm, 70kg으로 단신에 속하지만, 프로 지명 이후 체중을 불린다면 임창용 못지 않은 대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상원고 훈남 3인방 중 한 명.

8. 덕수고등학교 이인행


대통령배 대회에서 투수 최대 히트 상품이 상원고 박화랑이었다면, 타자 최고 히트작은 단연 MVP를 차지한 이인행(18)이다. '꽃미남' 스타일인 이인행은 황금사자기 1회전 탈락 이후 매일 일기를 쓰며 스스로의 플레이에 반성을 많이 할 만큼 철저한 노력파다. 이번 대회 MVP를 포함하여 최다안타상, 타율 3위 등 대회 4관왕을 차지했다. 덕수고 유망주 3인방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 그러나 그는 "청룡기/봉황대기까지 모두 휩쓰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보였다. 잘 나가는 그에게 여자친구는 있을까? 없다고 한다. 야구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기 싫어서였단다. 체격 조건은 186cm, 80kg으로 롯데 자이언츠 박기혁과 비슷하다. 유격수인 그는 "체격 조건이 비슷한 박기혁을 좋아한다"며 추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 유진(http://mlbspecial.net)

※ 본 글은 위클리 이닝(inning.co.kr)에 기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