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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두산의 에이스, 하지만 에이스 답지 못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9.

더블헤더가 치뤄진 일요일 경기에서 두산은 1승 1패로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두산은 더블헤더 첫번째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다음 경기는 승리를 거두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재밌는 사실은 두 경기의 승리투수 패전투수가 모두 같은 투수라는 것이다. 임태훈은 첫경기는 패전, 두번째 경기는 승리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쓰게 될 이야기는 그다지 두산 팬 입장에선 그다지 유쾌하진 못할 듯 싶다.

2008 코리안 시리즈에서 두산은 SK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나름대로의 수확은 있었다. 바로 빅리거 김선우의 부활이었다. 08시즌 김선우의 활약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고 할 수 있겠다. 리오스의 공백을 메워줄 에이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실망이 컷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기에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김선우는 코리안 시리즈에서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한 활약상이었다. 그 기대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김선우는 두산의 1선발로써 벌써 5승을 거두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사정은 좀 다르다.


떠먹여줘도 못먹는

더블헤더로 치뤄진 지난 일요일 경기에 김선우는 두번째 경기 선발로 등판했다. 두산은 초반 에이스 김선우를 도와주기라도 하듯 무려 6점을 뽑아내는 가공할만한 화력을 뽐냈다. 하지만 김선우는 1회 2실점을 비롯 3.2 이닝동안 무려 5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 날 경기가 더블헤더라 치뤄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발로 많은 이닝을 책임져 줬어야 한다. 더구나 김선우는 팀의 에이스다. 한 팀의 에이스가 대량 득점지원을 등에 업고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올시즌 처음도 아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김선우는 17일 삼성 경기 이전 4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뒀다. 이정도면 한 팀의 에이스라 부를 만 하다고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다. 일단 첫째로 17일 경기를 포함한 다섯경기에서 김선우는 단 한경기도 6이닝을 책임진 경기가 없다.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기가 7일 LG전 5.2 이닝일 뿐이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김선우는 무려 7실점(5자책)을 내줬다. 그리고 둘째는 방금 거론한 실점이다. 17일 경기 이전 4경기에서 3승을 챙기긴 했지만 두 경기에서 5점 이상을 내줬다. 17일 경기까지 포함한다면 3경기다. 김선우는 사랑받고 있는게 분명하다. 방어율 5점대인 투수가 9경기에 등판해 무려 5승을 챙기고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화에 모 선수에 비할바는 못되겠지만)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줘라


승수에서 만큼은 분명 김선우는 에이스의 제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본다. 전 시즌을 돌이켜 본다면 올 해 그가 나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타선에서 점수를 큰 점수를 내준다면 김선우는 팀을 위해서라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 줘야했어야 한다. 그가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지 못하면 불펜들은 쉴 틈이 없어진다. 지난 번에 김인식 감독이 에이스 류현진을 두고서 바보라고 했던 적이 있다. 타선이 대량으로 점수를 뽑아줬음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류현진을 두고서 한 말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대부분의 경기를 6이닝 이상 소화해 주는 투수다. 더불어 06,07 연달아 200 이닝을 소화한데다 08년까지 3년연속 150 이닝을 던져준 투수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이 바보라고 한 그 경기 역시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김선우는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지도 못한데다 적은 점수를 내주고 있지도 않다. 팀의 에이스라 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박명환의 FA 이적, 리오스의 일본행 등으로 에이스에 목말라 있는 두산에게 김선우는 애증의 대상이다. 1선발로써 그가 승수를 챙겨다 주는 것에 고마워 하지만 그가 확실한 에이스로써 자리매김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는 다소 비판적인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그가 부진한 시즌을 보낼 당시 두산 팬들은 그가 2년차 때는 봉중근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바라는 것은 봉중근이나 류현진의 모습이 아니다. 적어도 팀의 안정적인 1선발로써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해줘야 할 몫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