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좌)과 우규민(우)은 올 시즌 마무리로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스, LG 트윈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뒷문 싸움’이 순위 다툼에 또 다른 요소로 등장했다. 대체로 ‘든든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대현과 이용찬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대현과 이용찬은 현재까지 8개 구단 마무리 가운데 가장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18일 현재까지 5세이브(1승)를 거두고 있는 정대현은 현재까지 8개 구단 마무리 중에서 가장 적은 세이브 숫자를 기록중이지만, 평균자책 0.78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이승호와 채병용 등이 정대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고 있는 것도 호성적의 이유다.
이용찬은 지난 4월 LG 전에서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으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11세이브(시즌 2위), 평균자책 2.45를 기록하며 역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이닝당 평균 0.89개의 삼진을 잡고 있는 이용찬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를 장기로 삼는다. 김경문 감독이 이용찬만 바라보고 있어도 배부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황두성 역시 ‘특급 마무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 성적과는 관계없이 1승 1패 7세이브, 평균자책 1.56을 기록중인 황두성은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의 유일한 ‘믿는 구석’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마무리 투수들은 ‘뜻하지 않은 수난’을 맞고 있다.
이 중 오승환은 12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평균자책 4.34라는 성적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특히, 피홈런 숫자가 많다. 오승환의 직구만을 노린 타자들의 방망이가 여지없이 돌아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현재까지 5개의 피홈런을 기록한 오승환은 가장 많은 피홈런을 기록했던 지난 2007년 기록(6개)을 넘어설 태세다. 지난 22일 경기에서도 롯데 박정준에게 역전 솔로포를 얻어맞은 오승환은 한때 패전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신명철의 재역전 투런포로 기사회생했던 경험이 있다.
8개 구단 중 가장 뒷문이 불안한 LG는 ‘울며 겨자먹기’로 우규민 카드를 계속 마무리로 쓰고 있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동현은 2군에서 콜업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찬헌은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어 쉽게 빼오기 어렵다. 특히, 지난 12일, 15일, 17일 경기에서 3과 1/3이닝동안 8실점(4자책)하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현이 1군 무대에서 구위만 회복한다면 그의 자리는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3세이브, 평균자책 2.16을 기록중인 KIA 윤석민은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로는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한다. 선발 마운드 체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투구수만 따져보면 그는 ‘선발보다 더한 마무리’다. 최근 5경기에서 8과 1/3이닝동안 투구수 152개를 기록중인 그는 이닝당 18개를 던지고 있다. 마무리 투수로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이쯤 되면 마무리가 아니라 ‘마당쇠’다.
이 외에 마무리 투수 ‘외국인 쌍두마차’ 에킨스와 토마스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기대만큼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6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토마스는 벌써 두 번의 패배 숫자를 기록했으며, 애킨스도 5월 한 달간 1패 5세이브, 평균자책 4.00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다카하시 투수코치는 “선발이 무너져도 이길 방법은 많이 있다. 그러나 마무리가 무너질 경우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요원하다”고 하여 1선발보다 마무리가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그만큼 ‘든든한 마무리’의 존재는 상위권 진입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과연 8개 마무리 가운데 마지막에 누가 가장 많이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유진(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