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Ground #16] 곰사냥, 신예들의 잠실 출정 즐거운 LG팬들..
LG 팬들은 어제(6일) 두산과의 경기가 끝난 후 모처럼만에 웃는 얼굴로 경기장을 나섰을 것이다.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도 아니고 최근 3연패에 빠진 팀의 연패 탈출도 그 웃음의 이유는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7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LG팬들이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 이었을까? 그 이유는 서울 라이벌 간의 대결에서 자존심을 되찾은 것과 LG의 미래를 써내려갈 신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홈구장을 나눠 쓰는 두산과 LG는 흔히 잠실 라이벌 혹은 한 지붕 라이벌로 칭해 진다. 그러나 최근 성적을 놓고 보면 라이벌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두산에게 압살 당했다.
2000년 시즌부터 작년 까지 단 한 번도 시즌 상대 전적에서 두산에 앞선 적이 없었다. 2000년 이 후 유이하게 시즌성적에서 두산에 앞섰던 2002년과 2003년에도 상대전적에서는 두산에 뒤져있었다.
그러나 올 해는 확실히 달랐다. 시즌 상대 전적 13승 6패(승률 .684)로 그간 벼르던 곰 사냥에 드디어 성공하였다. 또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 말고도 LG팬들은 두산이 LG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시 유리한 자리 선점에 방해 한 것도 기뻐(?) 하는 눈치다.
얼마 전 LG 트윈스 홈페이지 게시판인 “쌍둥이 마당”에 올라온 어느 팬의 글 중에 올 시즌의 유일한 기쁨은 두산에게 상대전적에서 앞선 것과 고춧가루 뿌린 일이란 내용이 이를 반증하는 듯하다.
또 다른 즐거움의 하나인 신예들의 경기 출장에 팬들은 잔뜩 고무되어 있다. 지난 몇 년간 외부 영입을 제외하곤 LG의 투, 타 진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봉중근의 국내 복귀와 정찬헌, 이범준의 육성이 그나마 변화면 변화였다.
LG는 주말 한화, 두산과의 경기에서 보기 드물게 신인급 야수들의 출전이 이어졌다. 토요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2루수로 정주현이, 일요일 경기는 우익수 임도현이 선발 출장 하였고 경기중반 올 시즌 1차 지명선수인 오지환이 대타로 들어섰다.
이들은 7타석 5타수 무안타 1타점 2볼넷 1도루를 합작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진 못했지만 유망주들의 경기 출장만으로도 팬들은 그 어떤 승리보다 기뻐하고 있다.
LG팬들은 오랜만의 신인급 선수들의 출장과 시즌 중 1 경기에 나선 김태군, 한희, 노진용 등을 바라보면서 가깝게는 내년 시즌 혹은 그 후 라도 이들의 성장을 기반으로 가을잔치 참석을 바라는 눈치다.
LG의 올 시즌 12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신인 급 선수들의 모습에 김재박 감독도 직, 간접적으로 만족감을 나타 낸 만큼 남은 경기에서 종종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LG팬들은 이들의 경기 출장을 바라보면서 벌써부터 내년 시즌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시즌에는 LG가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아직 올 시즌이 끝나지 않은 지금 내년 시즌 LG팬들의 희망가가 벌써부터 귀에 들리는 듯하다.
[사진 출처 LG트윈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