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2009시즌 최고의 투수로 꼽힐만한 선수들을 살펴보았죠. 내친김에 이번에는 2000년대 최고의 투수를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2000년대란 80년대, 90년대와 마찬가지로 10년 주기의 2000년~2009년까지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근 10년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투수가 누구인지를 살펴보자는 뜻이죠.
그걸 위해서는 우선 각 부문의 기록 정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네요. 그럼 지금부터 제가 만든 표와 함께 각 부문의 기록과 2000년대를 빛낸 최고의 투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균자책 1위는 류현진입니다. 10년의 기록을 종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7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들을 그 대상으로 했습니다. 류현진은 고작 4년 만에 기준치를 상회하는 이닝을 소화했고, 당당히 최고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리오스와 손민한, 그리고 박명환도 5위권에 올라 있네요.
채병용의 이름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다소 놀라운가요? 참고로 6위는 3.62를 기록한 ‘은퇴한 회장님’ 송진우입니다. 또한, 선별 기준을 300이닝으로 낮추면 오승환(1.71)과 정대현(2.03)이라는 구원진의 양대 특급 산맥의 이름을 가장 높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구이닝은 역시 손민한이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2004년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은 항상 붙박이 선발로 활약했고, 올 시즌을 뺀 9년은 최소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습니다. 김수경과 송진우가 그 뒤를 따랐고, 6년 만에 저 엄청난 이닝을 소화한 리오스의 이름도 4위에 올라 있네요.
다승도 손민한의 몫입니다. 역시나 대체적으로 건강함을 유지했고, 꾸준한 기량을 과시한 결과죠. 물론 6년 만에 90승을 챙긴 리오스의 포스가 만만찮긴 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전과’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겁니다. 김수경, 송진우, 배영수 등 익숙한 이름이 5위권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다승 순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4년 만에 61승을 거둬 9위에 올라 있는 류현진의 존재입니다.
탈삼진은 김수경이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대 통산 평균자책이 4.52로 다소 높은 편이긴 하지만,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등판한 투수 답게 다승과 탈삼진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송진우가 그 다음에 위치하면서 후배 투수들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4년 만에 70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 8위에 올라 있는 류현진의 존재는 놀라울 뿐입니다.
세이브는 류현진 만큼이나 놀라운 오승환이 단 5년의 활약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의 기록(19세이브)을 제외하고도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으니, 실상은 4년만에 1위에 오른 것이지요. 진필중이라는 추억의 이름이 그 뒤를 따르고 있네요. 부활의 날개짓을 시도하는 조용준의 이름도 보이고, 꽤나 좋은 마무리였던 정재훈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여러 가지 기록들은 위의 표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류택현과 조웅천, 그리고 가득염의 저 엄청난 출장 경기수는 존경과 찬사를 쏟아내야 마땅할 정도입니다. 또한, 6년 만에 21개의 완투와 7번의 완투승을 기록하여 각각 1위에 올라 있는 리오스는 그가 한국에서 뛰던 시절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몇몇 지표를 토대로 하여 2000년대 최고의 투수를 꼽아본다면 역시나 그 주인공은 다승-이닝 1위이며 평균자책 3위, 탈삼진 4위에 빛나는 손민한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유일하게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리오스는 약물과 관련되어 안드로메다로 떠났으니 그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30대 중반부터 시작된 2000년대에도 여전히 최고 수준의 피칭을 과시하며 실질적인 랭킹 2위의 기록을 남긴 송진우의 업적 또한 빼놓아선 안 될 겁니다. 각각 4년과 5년만에 최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류현진과 오승환도 마찬가지겠죠.
오늘 포스팅은 이걸로 마칩니다. 내일은 '2000년대 최고의 타자'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기록=Statiz.co.kr]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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