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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우주의 기, 다시 타이거즈를 감싸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22.

‘우주의 기가 타이거즈를 감싸고 있다.’는 조범현 감독의 말이 무색하게 KIA는 2연승 뒤 내리 2연패를 당하며 한껏 올라왔던 분위기를 가라앉혔었다. 하지만 2대 2 균형을 이룬 뒤 펼쳐진 5차전에서 KIA는 선발 로페즈의 9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SK에 3:0 완봉승을 거두며 승부의 균형을 다시 자신들의 쪽으로 기울여 놨다.

사실 이번 시리즈의 승패는 이미 시작 전부터 KIA 쪽으로 좀 더 기우는 듯한 형국이었다. 흠잡을 데 없는 KIA의 전력과 페넌트레이스 종료 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그들에게 우승은 그리 높은 벽이 아닌 듯 했다.

하지만 예상 외로 SK는 거세게 반격해 왔고, 그들이 2연패 뒤 2연승을 거두자 일각에서는 SK가 두산에게 초반 2연패를 당하고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거머쥔 07시즌의 드라마를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SK의 김성근 감독 역시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이들의 발언에 한껏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5차전 승리를 가져간 팀은 KIA였고 이로써 KIA는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태가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KIA의 우승을 예상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SK의 우승에 좀 더 무게를 실었었다. 슬럼프가 없는 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상대에 대한 치밀한 대응전략과 상대로 하여금 치를 떨게 만드는 수비 시프트. 그리고 지난 2년간의 우승으로 쌓여진 경험과 노하우는 그들의 우승을 예상케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KIA는 그것들을 깨버릴 만큼 강한 힘을 지녔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듯싶다.

지금의 KIA는 지난 2년간 SK 앞에 번번히 무릎을 꿇었던 두산과는 다른 팀이었던 것이다. 07시즌 두산처럼 한 두명의 불펜투수에게 의지하지도, 빈약한 타선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08시즌 두산처럼 SK의 좌완, 좌타라인에 철저히 공략당하지도, 땜빵용 선발로 연명해 나가지도 않았다.

물론 SK 역시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진영과 같은 주축 타자들이 타 팀으로 떠났고, 철옹성 불펜진도 그 벽이 많이 허물어진 상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김광현과 같은 에이스 조차 없다. 분명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KIA 역시 당시의 SK와 만났다면 상황은 지금과 같이 돌아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물론 쓰잘데기 없는 가정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감안해도 SK는 여전히 리그 2위의 한국 프로야구의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그리고 리그 최고수준이라 불리는 SK의 전력분석 역시 아직까지 건재하다.

SK 역시 아무리 전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나 그들이 여전히 강팀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 사실이란 말이다. 결국 확실한 것은 단 하나뿐인 듯싶다.

바로 우주의 기가 다시 타이거즈를 감싸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버닝곰(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