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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프로야구를 대표할 차세대 거포는 누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2. 7.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난 뒤 프로야구는 새로운 거포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나타난 김태균과 이대호는 야구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타자들이었다. 하지만 이승엽 이후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태균과 매해 20홈런 가까이 기록해주던 이범호가 동시에 일본으로 떠나면서 불붙었던 프로야구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물론 뛰어난 컨택 능력을 지닌 타자들과 준족의 리드오프들이 현재 프로야구계를 주름잡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팬들은 경기를 뒤짚을 수 있는 한방을 지닌 타자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새로운 거포들이 칼날을 다듬고 있는 중이다.

'김별명'의 후계자, 실력에서도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300개에 육박하는 별명, 이름은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또 하나의 별명. 이쯤 되면 다들 눈치 채셨을 것이라 믿는다. 바로 국가대표 4번타자 김태균에게 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리고 그의 뒤를 잊는 개그캐릭터로 팬들은 일찌감치 박석민을 지목했었다. 귀엽게 생긴 외모와 체구, 그리고 만화캐릭터 같은 머리는 그로 하여금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간간이 보여주는 몸개그 역시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김태균이 떠나간 지금, 그는 개그요소가 아닌 실력으로 김태균의 빈자리를 메워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08시즌 선동열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전 경기 출장을 약속받았던 박석민은 그 의중에 보답하듯 주전으로 발돋움한 첫해에 14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기대가 컷던 09시즌이었지만 시작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가 지난시즌보다 나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전 경기에 출장했던 08시즌과는 달리 박석민은 09시즌 97번의 경기에 출장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보다 10개나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올 시즌 활약은 슬럼프 부상 등의 여파 속에서 기록한 성적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지만 어느새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고 타율 역시 지난 시즌보다 높다.(08시즌 .279, 09시즌 .285) 비록 규정타석 미달이기는 하나 규정타석 미달임에도 24개의 아치를 쏘아올린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 그의 실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얼마 전 일본에 진출한 이범호와 비교해 봐도 그의 성적은 전혀 손색이 없다. 타율은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이범호 .284) 그보다 141타석이나 적게 들어서고도 두 선수의 홈런 갯수는 불과 한개 차이다.(이범호 436타석 25홈런, 박석민 295타석 24홈런) 더불어 그동안 박석민을 끊임없이 괴롭혀왔던 손가락 부상이 최근 완치되었다고 하니 삼성 팬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이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만 남았다.

'미완의 대기', 영웅으로 환골탈태

08시즌 프로에 무대에 뛰어든 나지완은 입단 첫해 '30홈런 이상 기록하고 신인왕 차지하겠다!'며 큰소리를 쳐댔다. 하지만 큰소리를 쳤던 것에 비하면 그의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타율은 괜찮은 수준이었지만(200타수 .295) 홈런에서는 그가 목표로 했던 30홈런 근처에도 가지 못한 6개에 불과했다.

큰 기대를 안고 입단한 신인이었지만 들리는 소식이 없으니 팬들은 자연스레 그를 잊어갔다. 하지만 09시즌의 나지완은 어느새 팀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김상현, 최희섭 이라는 막강 듀오에 가려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으나 나지완의 성적은 내일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홈런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냈는데, 전년도에 비해 무려 17개나 많은 아치를 쏘아 올렸다.(08시즌 6개, 09시즌 23개)

나지완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기세가 한껏 올랐을 그는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큰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선수로선 크나큰 자산이다.

김태균이 떠났다. 이범호도 떠났다. 그리고 여기서 팬들에게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다들 새로운 주인공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사진=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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