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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롯데가 짠돌이 구단? 그것은 ‘편견’

by 카이져 김홍석 2010. 3. 16.

8개 구단의 실질 연봉을 알아보는 2010년 페이롤 시리즈도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이번 롯데 자이언츠 편을 끝으로 8개 구단 전체의 대략적인 실질적인 선수단 투자 비용을 모두 살펴보게 됩니다.

 

지난 오프시즌 기간 동안 롯데에는 또 다시 팬들로부터 짠돌이 구단이미지를 굳히게 만드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대호와 이정훈의 연봉 논란이었는데요. 이대호는 소폭 삭감을 제시한 구단에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연봉 인상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반면 이정훈은 구단과 연봉조정 신청까지 간 끝에, 끝내 자신의 뜻(8000만원)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구단의 뜻(7200만원)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 타자와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쳐준 셋업맨을 섭섭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팬들은 롯데를 심하게 비난했는데요. 과연 정말로 지난 겨울의 롯데는 스크루지같은 행동만을 했던 것일까요? 그에 대한 제 대답은 ‘Never’입니다.

 

우선 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지난 2 KBO 8개 구단의 등록선수와 연봉 현황을 공식 발표했는데요. 롯데의 경우는 외국인 선수 2명과 신인 8명을 포함한 총 58명의 등록선수 명단을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와 신인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단 48명의 연봉 총액은 41 500만원이었습니다.

 

전체 페이롤과 평균 연봉(8552만원)에서 모두 8개 구단 가운데 5. 하지만 전년도 대비 인상률은 17.4%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15.2%)보다도 말이지요. 인상률만 놓고 본다면 3위를 차지한 후인 작년(11.9%)보다도 4위를 한 후인 올해가 더 높았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롯데를 단순히 짠돌이 구단으로 몰아갈 순 없지 않을까요?

 

물론 롯데의 짠돌이 구단이미지는 예전부터 쌓아온 화려한 경력(전과?)으로 인한 요인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적어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는데도 선수들을 제대로 대접해주지 못하냐?”라는 말을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소 어이없게 이대호에게 삭감의 메스를 들이대려다가 혼쭐이 나긴 했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했던 강민호와 조성환, 박기혁 등의 연봉은 소폭 삭감하거나 동결시켜줌으로써 올 시즌을 위한 사기고착을 제대로 해주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좋은 활약을 해준 선수들에게는 확실한 보답을 해주었습니다. 쓸데 없이 이대호만 자극하지 않았더라면 박수를 받아도 될 정도였지요.(개인적으로 이정훈은 100% 인상이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성적이 좋긴 했으나 그 이상을 원할 정도는 아니었지요)

 

그렇다면 올 시즌 롯데가 선수들에게 투자한 실질 페이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표는 앞서 언급한 등록선수 48명의 명단과 그 연봉 총액입니다. 롯데는 총 13명의 억대 연봉자를 데리고 있으며 그 중에는 전체 투수들 가운데 최고액을 받는 손민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손민한의 연봉은 올 시즌 1억원이 삭감된 결과입니다. 홍성흔과 이대호가 3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초고액 연봉자 대열에 합류해 있죠.

 

롯데의 장점은 억대 연봉자 가운데 먹튀급이 없다는 점입니다. 손민한의 부상 정도가 조금 걱정이긴 하나 그 외에는 모두 자신의 몸값을 톡톡히 해주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투-타 할 것 없이 지난해 1군과 2군을 오가며 경험을 쌓은 젊은 유망주들이 넘쳐납니다. 이들 가운데 서너 명만 올 시즌 포텐셜을 터뜨린다면 한국시리즈 우승도 꿈은 아닐 겁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저 연봉이 전부는 아닙니다. 손민한은 지난해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8억원의 계약금을 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만 4년 분할한다 하더라도 2억원이 추가되는 셈이며, 이면계약의 가능성도 있기에 실제로 손민한이 올 시즌 받는 액수는 1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같은 시기 팀에 합류한 홍성흔의 계약내용도 이면계약일 확률이 100%. 실제로는 4년간 30억원 가까운 금액에 사인했습니다. , 저 두 선수가 실제로 받는 액수는 위의 표에 드러난 것보다 합쳐서 7억5천만원 정도 더 많다는 뜻입니다.

 

롯데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6명의 선수와 계약을 했는데요. 1라운드에 뽑은 경남고 출신의 홍재영을 비롯한 6명의 선수는 모두 등록선수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받기로 되어 있는 총 49000만원, 연봉은 14400만원이지요.

 

그 외에 카림 가르시아($10/225)와 라이언 사도스키($10/20)의 두 외국인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이 총 625000달러, 환산하면 대략 71000만원 정도 되는군요.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롯데는 지난해 드래프트 이후 등록선수에 이름을 올린 정훈을 비롯한 7명의 신고선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선수들 중에도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분명히 롯데 소속이 선수들이 최대성을 비롯해 10명 가량 되지요. 이들이 받는 연봉도 약 4~5억원으로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이렇게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여 종합해 본 결과, 롯데 자이언츠가 지금 현재의 선수단을 꾸려나가기 위해 선수들에게 투자한 총 금액은 대략 66억원 정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의 그것( 67)과 별 차이가 나지 않지요.

 

롯데를 끝으로 8개 구단의 실질 페이롤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그 사이 몇 건의 트레이드가 있어 변화가 있긴 했지만, 그걸 무시하고 살펴본다면 8개 구단이 올 시즌 선수단에게 투자한 총 금액은 LG 100억원, SK 86, 삼성 76, KIA 67, 롯데 66, 두산 59, 한화 44, 그리고 히어로즈는 10억원 흑자입니다. , 히어로즈는 이번에 또 3억원을 받아왔으니 흑자폭이 더 늘어나겠군요.

 

주위에서는 많은 우려를 하기도 하지만 올 시즌의 롯데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큽니다. 작년에는 조성환과 강민호를 비롯해 부상으로 고생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현재의 전력만 잘 추슬린다면 롯데는 올해도 강력한 4강의 한 축으로 예상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들이 몇몇 나타난다면 대권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되네요. 과연 흑갈매기로이스터 감독의 3년 꿈은 올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