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부터 프로야구가 개막됩니다. 무척이나 기대되는 하루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일단은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12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고도 올 시즌 개막전을 원정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릅니다. 그것도 지난해와 똑같은 두산 베어스가 그 상대죠. 두 팀만이 아니라 올 시즌 4개의 개막전 매치업은 모두 작년과 똑같습니다.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프로야구 개막전은 직전년도에 상위에 오른 4개 팀의 홈구장에서 열리는 것이 기본원칙이었습니다.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각각 1위-5위, 2위-6위, 3위-7위, 4위-8위의 매치업이 1~4위 팀의 홈구장에서 벌어졌었지요.
그런데 이 원칙의 기준이 되는 것이 올해부터 ‘전년도 성적’에서 ‘전전년도 성적’으로 바뀌게 된 겁니다. 따라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2008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개막전 매치업이 결정되었습니다. 올 시즌 개막 시리즈가 작년과 똑같은 형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승을 차지하고도 KIA(08시즌 6위)는 원정에서 개막전을 치르게 됐고, 5위를 한 삼성(08시즌 4위)은 홈에서 개막을 맞이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올 시즌 우승후보의 한 축으로 꼽히고 있는 삼성(09시즌 5위)은 실제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게 되더라도 내년에는 무조건 광주 원정에서 KIA(09시즌 1위)와 개막전을 치러야 합니다.
이것은 모두 일정짜기의 편의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요. 사실 그 동안 KBO는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일정을 짜야만 했습니다. 순위가 정해진 상황이라야 다음 시즌 일정을 짤 수가 있으니까요. 포스트시즌이 끝난 후의 최종성적이 아닌 정규시즌 성적이 기준이 된 것도 그러한 이유였습니다. 일정짜기가 더 늦어지면 곤란하니까요.
보통 KBO의 일정은 1월말 경에 발표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되면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매우 시간이 촉박하게 되지요. 홈-원정에 따른 각종 행사나 스케쥴을 잡아야 하는데, 일정 발표가 늦으면 늦을수록 그러한 어려움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KBO와 각구단은 지난 시즌 중에 이러한 의견에 모두 동의하여, 시즌 중에 미리 일정을 짜도록 합의했습니다. ‘전전년도 성적’을 기준으로 말이지요. 그 결과 올 시즌 일정은 지난해 12월말에 발표되었습니다. 시즌 중에 결정된 사항이라 좀 늦었을 뿐, 올해부터는 훨씬 빨리 결정될 예정입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이 KBO의 입장에서나 구단의 입장에서나 모두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 단 하나의 문제만 제외하면 말이지요.
그 문제가 바로 개막전 매치업인데요. 아무래도 재작년 성적이 기준이 되다보니, 작년 우승팀이 원정에서 개막전을 맞이하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네요. 적어도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풍토에서는 광주 팬분들이 많이 섭섭해 하실 법도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도 시즌 중에 이미 다음해 일정을 다 짜놓습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말이지요. 1년에 2430경기(우리나라는 532경기)의 일정을 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한 결과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지난해 우승팀인 뉴욕 양키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개막전을 치릅니다. 그쪽에서는 워낙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특별한 감흥은 없는 편이지요.
광주 팬분들이 아쉬움을 느끼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것도 다 구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어차피 1년 뒤면 다시 보상(?)을 받게 될 테니, 섭섭함은 잠깐 미뤄두시죠.
뭔가 특별한 해결책이 있으면 좋겠지만, 일정이란게 다 짜놓은 상황에서 한두 개를 옮기면 모든 것이 꼬여버리는 거라서 그것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단순히 매치업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거리 등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서 고심 끝에 탄생하는 것이니까요.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상을 해드릴 순 없지만, 기사를 통해 건의는 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야구팬 여러분, 오늘의 개막을 축하드리며 맘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프로야구’와 함께하는 멋진 주말 되세요~!!^^v
// 카이져 김홍석[사진=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