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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10 프로야구, ‘특별한 기록’의 1위는 누구?

by 카이져 김홍석 2010. 5. 6.

프로야구 기록 전문 사이트인 스탯티즈(Statiz.co.kr)의 재단장을 기념하는 그 3번째 포스팅입니다. 앞서 두 번에 걸쳐 올 시즌 프로야구 투-타의 부끄러운 기록의 주인공들을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좀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박찬호로 인해 메이저리그가 한국에서 대중화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새로운 기록의 도입과 적용이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사용하지 않았던 OPS(출루율+장타율)라던가, 퀄리티스타트 등의 용어가 이제는 널리 대중화되었지요. 메이저리그에 세이버매트릭스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관련된 기록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스탯티즈에는 그러한 세이버매트릭스 항목이 대거 포함되어 있지요.

 

그럼 지금부터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특별한 기록과 그 부문 1위 선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여기서의 특별함이란 중요함과 어느 정도는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아주 많지만, 그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스탯을 투-타로 나누어 5가지씩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타자 부문 입니다.



<타자 부문 특별한 기록>
 

스피드 스코어(SPD) – 롯데 김주찬(8.7)

스피드 스코어는 세이버매트릭스의 대부라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것으로, 도루-도루시도-득점-3루타-병살의 5개 요소를 가지고 0~10 스케일로 평가합니다. 도루 성공률이 높은 발 빠른 선수들이 당연히 높은 점수를 차지하게 되어 있지만, 3루타를 때려낼 수 있는 장타력도 필요하며, 무엇보다 후속 타자들의 도움이 있어 많은 득점을 기록하게 되는 선수에게 좀 더 유리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올 시즌 현재 김주찬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삼성 이영욱(7.4)과 두산 이종욱(7.3), LG 이대형(6.8) 등이 따르고 있네요. 발목 부상을 안고 뛰고 있는 강민호(0.7) 56위로 꼴찌, 그 앞이 느리기로 유명한 두산 최준석(0.8)입니다. 이대호는 무려 2.0으로 44위나 되는군요(ㅋ). 이 부문은 작년에도 김주찬이 7.5포인트로 유일하게 7점 이상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포인트가 높으면 1번 타자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2006년 이종욱(두산)이 기록한 9.1포인트가 역대 최고기록입니다.

 

호타준족 숫자(PSN) – SK 김강민(5.54)

baseball-reference.com에 바로 Power-Speed #’라고 표기되어 있는 바로 그 스탯입니다. (홈런*도루*2)/(홈런+도루)의 공식으로 계산됩니다. 분자에 곱하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홈런이나 도루 둘 중 하나가 0개인 선수는 자연스레 이 스탯의 기록이 제로가 됩니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우셨겠지만, 홈런-도루의 조화평균과 공식이 같습니다. 일단 홈런과 도루의 합계가 많아야 높은 점수를 기록할 수 있구요, 합계가 같을 때는 두 기록이 동일한 숫자일 때 가장 큰 숫자를 나타내게 되지요. 현재 4홈런 9도루를 기록 중인 김강민이 1, 6홈런 5도루의 팀동료 박정권이 2, 4홈런 8도루의 신명철(삼성) 3위입니다. 홈런은 많지만 도루가 없는 이대호나 도루는 많지만 홈런이 없는 김주찬(이상 롯데)은 둘 다 ‘0.00입니다. 참고로 작년에는 클락(23.49)-황재균(22.50)-이택근(22.24)의 히어로즈 트리오가 이 부문 1~3위를 독식했었습니다.

 

27아웃 당 득점 생산(wRC/27) – 삼성 박한이(10.55)

이 스탯은 계산 방법이 복잡하니 그 의미만 간단히 설명해 드리죠. 아주 압축하면 ‘1번부터 9번까지 동일한 기록을 가진 타자가 배치되었다고 했을 때, 1경기가 끝날 때까지 얻을 수 있는 점수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쉽게 이 부문 1위인 박한이로 1~9번 타자를 모두 채우면, 한 경기당 얻을 수 있는 점수의 평균이 10.55점이 된다는 뜻이죠. 일반적으로 9점 이상이 되면 그 선수를 향해 특급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합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박한이를 비롯해 SK의 박정권(9.91)과 롯데의 이대호(9.56)-홍성흔(9.39) 콤비가 9포인트 이상을 기록하고 있군요. 작년에는 LG에 있었던 페타지니(10.67)와 두산의 김현수(10.06) 1~2위를 차지했고, 김동주(두산, 9.91)와 최희섭(KIA, 9.04) 9포인트를 넘겼습니다. 올 시즌 이 부문 꼴찌는 KIA 이현곤(1.43)이고, 그 바로 위를 박용택(LG, 2.07)과 이종범(KIA, 2.63)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현곤은 작년에도 3.12점으로 꼴찌였습니다.

 

타자일 때 추가진루 성공 확률 롯데 가르시아(60.0%)

이건 세이버매트릭스 항목은 아닙니다. ‘추가진루란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 한 루 더 진루했을 때를 의미합니다. 타자가 안타를 때렸는데 1루 주자가 3루까지 가거나 2루 주자가 홈을 밟았을 때, 2루타를 때렸는데 1루 주자가 홈을 밟았을 때, 그리고 타자는 아웃 되었지만 선행주자는 진루에 성공했을 때를 뜻하죠. 쉽게 말해 소위 말하는 팀 배팅을 얼마나 잘해주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가르시아가 무려 60%의 확률로 선행주자의 추가진루를 성공시키면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습니다.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도 가르시아를 제외하면 이대형(LG, 54.1%)과 정성훈(LG, 51.9%)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 대단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아웃되었음에도 앞선 주자가 진루에 성공한 경우가 무려 22번으로 2위인 이대형(11)의 두 배나 됩니다. 가르시아 앞의 타자가 결코 이대호와 홍성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경이적인 수치죠. 한화의 정원석이 12.2%의 확률로 이 부문 꼴찌입니다. 작년에는 미스터 클러치김상훈(KIA) 43.7% 1, 한화 송광민이 16.0%로 꼴찌였습니다.

 

주자일 때 추가진루 성공 확률 – LG 오지환(72.2%)

앞의 항목이 자신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선행 주자를 추가진루 시키는 능력을 나타낸 것이라면, 이번에는 자신이 주자로 루상에 있을 때 추가진루에 성공하는 확률을 뜻합니다. 이 두 기록이 좋은 선수들이 앞뒤로 배치되어 있다면 최상의 팀 배팅을 자랑할 수 있겠지요. 올 시즌 오지환이 그런 추가진루가 가능한 상황에서 72.2%의 확률로 추가진루에 성공해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 회수 자체는 13번으로 그리 많지 않지요. 그보다는 22번이나 추가진루에 성공하고 성공률도 66.7% 2위에 올라 있는 김주찬이 올 시즌 최고의 주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부문 꼴찌는 지금은 부상으로 아웃된 한화의 이도형(11.1%), 그 앞의 55위부터 박경완(SK, 12.0%), 김상훈(KIA, 15.8%), 양의지(두산, 18.2%), 진갑용(삼성, 19.0%)으로 이어지는 포수라인의 이름들을 확인할 수 있네요. 작년에도 김주찬은 71.3%의 확률로 이 부문 1위였고, 그를 제외하면 60%이상을 기록한 선수조차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페타지니(25.3%)가 꼴찌였네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기록제공=Stat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