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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00년대 신인 드래프트의 아차 싶은 순간 ‘베스트 5’

by 카이져 김홍석 2010. 5. 20.

모든 프로 스포츠에 있어 신인 드래프트는 향후 몇 년간 팀 성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부터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것이 지역연고제와 맞물려 여러 가지 잡음이 일기 시작하면서, 아직도 말이 많습니다.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8개 구단이 각 지역 연고에 속한 고졸 출신의 선수들을 1차 지명으로 한 명씩 뽑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상으로 2차 지명에 들어갔지요. 과정이 다소 복잡했던 만큼, 의외의 결과도 많이 나타났는데요. 신인은 키우는 것 만큼이나 잘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을 때, 선수를 잘 못 뽑아서 고생하거나 아쉬움을 삼킨 팀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그럼 2000년대 들어 드래프트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긴 팀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0 SK 와이번스

당시 새롭게 팀을 창단했던 SK 2차 지명에서 우선지명권 3장을 얻었습니다. 다른 팀들이 뽑기 전에 최고 선수 3명을 뽑을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것이지요. 당시 SK가 뽑은 선수들은 조형식과 김동건, 그리고 김희걸( KIA)이었습니다. 투수였던 조형식은 1군에서 30이닝도 던지지 못했고, 타자였던 김동건도 100타석을 채우지 못했지요. 김희걸은 지금 KIA로 이적해 나름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 해 각 팀의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뽑힌 10명의 선수들은 다들 크게 주목 받는 선수로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딱 한 명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런데 그 문제의 한 명은 SK 다음의 지명권을 가진 롯데가 전체 4픽으로 지명한 이대호였습니다. 물론 SK가 당시 투수였던 이대호를 뽑아서 롯데처럼 타자로 전향을 시켰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3장의 우선지명권을 가지고도 이대호를 놓쳤다는 것은 지금에 돌이켜 보면 땅을 치고 통탄할 일이지요.

 

2000 LG 트윈스

이해 LG2차 신인 지명에서 총 12명의 선수를 뽑았습니다. 하지만 그 중 1군 무대를 밟아본 선수는 1픽이었던 박용진 한 명뿐. 게다가 그 박용진도 1군에서 5이닝을 던진 게 경력의 전부로, 2003년을 마지막으로 프로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LG 팬분들은 신경석, 최성현, 이윤호, 김정환, 양성모, 권소용, 김민석, 김수환, 구제주, 김상래, 안재영이라는 이름을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이들이 모두 1군에도 올라오지 못하고 사라진 선수들인데요. 결과적으로 이해 LG는 신인을 한 명도 안 뽑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대호를 건진 롯데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수준이 낮았던 해이긴 하지만, 그래도 SK는 이때 김강민과 채병용, 박재상을 건졌고, 최준석과 손승락도 이때 뽑혔었습니다. 다른 팀들에 뽑혔던 선수들은 적어도 4명 이상은 1군에 올라와 어느 정도 활약을 했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심해지죠. LG의 몰락은 이때부터 그 전조가 엿보였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2004년 두산 베어스 & LG 트윈스

이들 두 서울 라이벌 팀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2순위와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산은 신일고 출신의 투수 서동환을, LG는 부산고 출신의 외야수 정의윤을 뽑았습니다. 현재 이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4픽이었던 한화가 지명한 양훈도 부러울 지경이죠.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5~7픽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삼성-KIA-SK가 지명한 선수가 차례대로 오승환-윤석민-정근우였기 때문입니다. 이들 두 팀이 현재 투수난 때문에 겪고 있는 고민을 생각하면 윤석민과 오승환이 너무나 아쉬울 겁니다. 정근우 역시 한 팀의 1번 타자를 책임질 수비 좋은 내야수라는 점에서 서동환-정의윤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요. 게다가 두산은 4라운드에서 뽑은 금민철을 올해 돈을 얹어주며 내보낸 격이 되고 말았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겠지요. 두산과 LG 2004년 드래프트는 2000년대 들어 최악의 드래프트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5년 롯데 자이언츠

류현진이 좋은 투구를 보여줄 때마다 롯데 팬들의 입에서 탄성과 더불어 거론되는 이름이 있죠. 바로 나승현입니다. 별 다른 잘못을 하지 않아도 류현진이 생각날 때마다 롯데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되어 있는 기구한 운명이지요. 그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전체 2픽이었던 류현진에 앞서 롯데가 전체 1픽으로 뽑은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롯데는 나승현과 류현진을 저울질 하던 중, 류현진의 부상 경력 때문에 나승현을 선택했었는데요.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승현이 고교 때 명성을 어느 정도 지키며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줬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못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크게 남죠. 지금 롯데에 류현진이 있었더라면 롯데의 마지막 우승이 지금도 1992년으로 기억되고 있진 않을 것 같네요.

 

 

2005 SK 와이번스

류현진 때문에 눈물을 흘린 팀은 롯데만이 아닙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출신이죠. 그리고 인천은 SK 와이번스의 연고로 맘만 먹으면 SK가 고졸 우선 1차 지명으로 류현진을 데려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SK는 류현진이 아닌 인천고의 강타자 이재원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SK는 투수보다는 거포가 필요했고, 또한 안산공고 2학년이던 김광현을 그 다음해에 뽑을 예정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원투펀치를 볼 수도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랬다면 프로야구의 재미가 좀 떨어지긴 하겠지요. 어쨌든 당시 그러한 두 번의 난관을 무사히 넘기고 류현진을 데려갈 수 있었던 한화로서는 그야말로 로또를 맞은 셈인데요, 그런 와중에도 2라운드에서 강정호와 황재균을 뽑아 지금의 기틀을 마련한 현대(현 히어로즈)의 스카우터들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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