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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이성열, 왓슨과 김상현 사이에서 김상현을 택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22.

개인적으로 이성열 역시 왓슨의 전처(오재원의 1루 기용→최준석의 DH기용→스타팅 라인업에서의 제외)를 밟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했었으나,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야 말았다. 왓슨과 이성열은 엄연히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왓슨같은 경우 코너 외야의 수비를 중요시 하지 않는 미국에서 조차도 지명타자로 주로 출장한 선수였다. 수비가 그만큼 좋지 못한 선수라는 이야기다. (한국으로 오기 직전인 08시즌. 지명타자 40경기, 외야수 27경기, 1루수 9경기)


거기다 외야에서도 우익수보단 수비 부담이 덜한 좌익수 쪽에 더욱 적합한 왓슨이었지만 두산의 코너 외야에는 아시다시피 김현수라는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버티고 있었다. 결국 왓슨이 넘볼 수 있는 자리는 지명타자뿐 이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성열의 경우 비록 포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우익수로 기용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는 선수이다. 프로에 몸담은 이후 대부분의 시즌을 외야수로 보낸 데다, 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 덩치에 맞지 않는 '은근히' 빠른 발을 지녔기 때문이다.


더구나 왓슨 같은 경우 퇴출되기 직전 채 2할도 되지 않는 타율(09시즌 타율 .184)를 기록 중에 있었다. 함량미달의 수비에 부족한 장타력, 결국 믿을 건 컨택 능력과 선구안뿐 이었던 왓슨이었지만 그것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드러나자 더 이상 그에게 기대를 걸 이유가 없었다.


그에 반해 이성열은 왓슨과 같은 함량미달의 수비를 지닌 선수도 아니요, 장타력이 부족한 선수도 아니었다. 왓슨과는 다르게 도루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거기에 타율 부문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거듭, 어느새 2할 9푼 대까지 올라섰다.


거기에 그가 올 시즌 기록 중인 7개의 홈런과 33개의 타점은 모두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제 그는 분명 중심타선에 적합한 선수가 맞다.


물론 이제 겨우 시즌의 1/3을 지난 시점에서 그를 김상현과 같은 신데렐라로 부르기에는 아직까지 표본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왓슨과 김상현 둘 중 한쪽을 택하라면 김상현에 좀 더 근접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말이다.



// 버닝곰(사진=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