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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성적으로 뽑아본 2010시즌 '올스타 베스트-10'

by 카이져 김홍석 2010. 6. 28.

어느덧 올해 프로야구도 시즌의 50% 이상을 소화했습니다. 월드컵의 열기에 잠시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지요. 이번 주 중에 7월이 시작되는데요, 역시 이맘때가 되면 관심이 가는 건 올스타전이지요.

 

올 시즌 올스타전은 7 24()에 대구구장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현재 그 시합에 나갈 리그별 베스트 10을 뽑는 팬투표가 한창인데요. 우리나라 올스타 투표의 경우 5월 초에 그 후보가 정해져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후보가 바뀌는 일이 없고, 후보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이후로도 뽑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스팅과 기사를 통해 3년 연속 개선을 건의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시즌의 절반이 흐른 시점이니, 현재의 성적을 기준으로 하여 양대 리그의 베스트 10을 한 번 뽑아볼까 합니다. 올 시즌은 공교롭게도 Eastern League(SK, 두산, 롯데, 삼성) Western Legue(KIA, 넥센, LG, 한화) 1~4위 팀과 5~8위 팀으로 극단적으로 나뉜 상황인데요. 과연 서군의 라인업이 동군에 비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투수 김광현(SK), 류현진(한화)

김광현(102 2.31)의 이름을 후보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하지만 그가 실력적인 측면에서 동군 최고의 투수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같은 팀의 카도쿠라(84 2.75)나 송은범(63 2.43) 등이 그나마 견줄 수 있는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SK 선발진의 위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조정훈(53 4.94)이 팬투표 1위라는 건 그냥 코미디죠.

 

류현진(94 1.86)은 두말 할 것 없는 서군, 아니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지요. 팬투표에서도 단연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양현종(101 2.92)과 봉중근(74 2.98) 등도 좋은 투수이긴 하지만, 역시 방어율과 탈삼진(117)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포수 강민호(롯데), 조인성(LG)

최근 강민호(13홈런 43타점 .316)의 출장과 롯데의 성적 추이를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닌 포수로 성장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강민호는 9할대(.910) OPS를 기록 중인데요, 이는 역대 한국 포수들 가운데 이만수(7)와 장채근(1), 그리고 박경완(2)에 이어 역대 4번째 기록입니다. 팬투표 1위의 자격이 충분한 선수죠.

 

LG 조인성(14홈런 59타점 .294)은 포수들 가운데 홈런-타점에서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게 되면 107타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역대 프로야구 포수 최다 타점 기록은 2000년 박경완이 기록한 95개입니다. , 올 시즌의 조인성이 사상 최초의 포수 100타점신화를 써나갈 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1루수 박정권(SK), 최희섭(KIA)

박정권(10홈런 38타점 11도루 .324)과 최준석(12홈런 50타점 .333)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은 박정권 쪽으로 기울게 되더군요.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박정권이 더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비에서 두 선수는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웃긴 건 올 시즌 1루수로 대부분 출장하고 있는 최준석은 지명타자 부문의 후보로 올라 있다는 점입니다. 두산의 1루수 후보는 2루수로 훨씬 더 많이 출장하고 있는 오재원이죠.

 

1루수 가운데 홈런, 타점, 득점, 볼넷, OPS에서 모두 1위인 최희섭(14홈런 55타점 50득점 .305)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고 1루수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김상현이 부진하기 때문에 그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면도 있지요. 서군 최다득표 선수로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2루수 조성환(롯데), 안치홍(KIA)

55경기에 출장한 조성환(4홈런 24타점 46득점 .354) 70경기에 출장한 정근우(19도루 28타점 39득점 .301)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보다는 을 따지게 되더군요. 1할이 훨씬 넘는 OPS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최근 조성환의 타격에서는 알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질 정돕니다.

 

동군에 비하면 서군의 2루수들은 전체적인 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나마 2루수 가운데 타점 1위인 안치홍(4홈런 31타점 .283)이 제 몫을 해주고 있는데요. 작년에 비해 정교함은 나아졌지만, 한방의 파괴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 같아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물론 서군의 경쟁자들에 비하면 압도적인 성적이죠.

 

3루수 이대호(롯데), 송광민(한화)

타율(.363) 1, 홈런(20)–타점(69)–득점(54)–OPS(1.049) 2, 이대호는 팀 성적과 관계없이 류현진과 더불어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입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화 송광민(6홈런 34타점 .267)은 서군의 3루수들 가운데 가장 꾸준하게 3루수로 선발 출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선택의 이유가 될 정도로 올 시즌 서군의 나머지 3루수들이 형편없습니다.

 

유격수 손시헌(두산), 강정호(넥센)

손시헌(5홈런 40타점 .283)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다운 모습을 올해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뛰어난 수비는 물론, 타격에 있어서도 차별화되어 있죠. 현역 최고의 유격수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서군에는 실책왕강정호(9홈런 37타점 .295)가 타격에 있어서 만큼은 단연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인데요. 8할대 후반의 OPS(.870)를 기록 중인 유격수는 아무리 수비에서 실수를 한다 해도 용서받을 수 있지요.

 

외야수(동군) – 박한이(삼성), 이종욱(두산), 가르시아(롯데)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타격을 보여주었던 박한이(7홈런 40타점 .329)는 기세가 한풀 꺾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전체 외야수들 가운데 OPS 1(.934)입니다. 5월부터 미친듯한 타격을 보여주며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종욱(20도루 48득점 .351)도 당연히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합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가르시아(20홈런 61타점 .261)와 김현수(11홈런 47타점 .297)를 두고 고민했는데요. 역시 홈런-타점에서 큰 차이로 앞서 있는 가르시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비에서의 공헌도까지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죠.

 

외야수(서군) – 최진행(한화), 이대형(LG), 장기영(넥센)

수비에서의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홈런 1위인 최진행(21홈런 55타점 .275)은 서군 외야의 한 자리를 당연히 차지해야만 합니다. 도루 1위인 이대형(52득점 35도루 .303)도 단연 발군이 수비능력과 더불어 서군 올스타의 주전 중견수로 뽑혀야겠지요.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자리는 ‘3루타의 사나이장기영(19도루 35득점 .330)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유한준(7홈런 48타점 .268)이나 클락(12홈런 44타점 .270)보다는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장기영이 더 합당한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팬투표에서 홈런 1위인 최진행이 이용규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코미디죠.

 

지명타자 홍성흔(롯데), 김태완(한화)

올해부터 지명타자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김동주(12홈런 39타점 .317)조차도 홍성흔(18홈런 79타점 .356)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을 정돕니다. 타점, 득점, OPS(1.074)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성흔의 올 시즌 성적은 경악스러울 정도지요. 타격만 놓고 본다면 팀 동료인 이대호 외에는 그 누구도 홍성흔과 비교할 순 없을 겁니다. 시즌 극초반의 포스는 상실했지만, 여전히 출루율 1(.463)에 올라 있는 김태완(10홈런 40타점 .300)은 김태균의 후계자로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적어도 서군에서는 그의 경쟁자가 보이지 않네요.

 

 

현 시점에서 제가 뽑은 올 시즌의 올스타는 위와 같습니다. 투수를 한 명밖에 뽑지 않으니 역시 타격에서 압도적인 롯데가 5명(강민호,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으로 가장 많고, 한화(류현진,송광민,최진행,김태완)가 4명으로 그 다음이군요. 그 외 동군은 SK(김광현,박정권)와 두산(손시헌,이종욱)이 2명씩, 그리고 삼성(박한이)이 1명입니다. 서군은 KIA(최희섭,안치홍), 넥센(강정호,장기영), LG(조인성,이대형)가 각각 2명씩이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의견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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