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SK vs 삼성] 너무나 기대되는 '미리 보는 KS'

by 카이져 김홍석 2010. 8. 3.

6 22일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은 34 1 34패로 5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률로 KIA와 공동 3위였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1~2위의 독주 체제가 거의 굳어진 듯 했고, 자칫하다간 3위부터 6개 팀이 5할 미만의 승률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죠. 당시 1 SK의 성적은 46 21, 삼성과는 무려 13게임 차이였습니다.

 

헌데, 그 후 29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은 12연승을 포함해 25 4패의 어마어마한 승률을 기록했지요. 사실 최근의 한국 야구에서 이 정도의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 SK 외에 또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KIA 1위로 단기간에 보여준 성적이 23 4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삼성의 상승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 수 있지요.

 

같은 기간 동안 SK 16 11패의 6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했지만, 삼성과의 격차는 어느덧 5경기 차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현재 SK 39경기, 삼성은 35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니,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1위가 바뀔 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겠지요. 최근 SK가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두 팀이 이번 주중 3연전에서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격돌합니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SK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밀리고 있는 팀이 바로 삼성(7 8)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3전전의 일정상 삼성이 아주 유리하다는 점에서, SK는 독주 체제가 깨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지요.

 

김광현을 지난 일요일에 기용했다 실패한 SK는 삼성과의 3연전에 에이스 카드를 내밀 수 없는 상황입니다. SK의 로테이션은 글로버-카도쿠라-전병두(혹은 엄정욱)로 예상되고 있지요. 카도쿠라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은 믿고 내밀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의 로테이션은 장원삼-차우찬-배영수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부터 삼성이 확실히 좋은 상황이죠.

 

장원삼과 글로버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는 첫 경기에서는 누구라도 삼성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습니다. 2차전에서도 최근의 차우찬이라면 카도쿠라를 상대로 오히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3차전 역시 전병두나 엄정욱이 상대라면 올 시즌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한 배영수라 하더라도 무게는 삼성 쪽으로 기운다고 봐야할 겁니다. 선발 로테이션만 놓고 본다면 삼성이 3연승을 가져간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변화의 가능성은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카도쿠라를 차우찬과 맞붙이지 않고 3차전으로 돌리는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1~2차전은 삼성에게 내준다 해도, 3차전은 SK가 잡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김성근 감독의 성향상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지요. 선동열 감독이 그것을 미리 예측하고 맞불을 놓느냐의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지요.

 

또한, SK의 입장에선 송은범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도 관건이 될 듯 합니다. 7월 한 달 동안 송은범은 대부분 구원으로 활약해왔고, 선발 등판은 2경기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발 등판에서의 성적은 합계 7.1이닝 6실점으로 상당히 나빴습니다. 구원 등판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선발 등판이 오히려 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 SK의 주력 불펜 요원들이 무척 지쳐 있는 상태라, 송은범을 선발로 돌리면, 선발 싸움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불펜에서 무너질 가능성도 큽니다.

 

6 22일까지 SK의 팀 방어율은 3.65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4.28로 뚝 떨어진 상황이죠. 가장 심각한 상태인 마무리 이승호(1.88->6.98)를 비롯해 카도쿠라(2.75->4.05), 고효준(4.18->7.50), 글로버(4.93->6.53) 등의 성적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돌아온 정대현이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고, 한 차례 위기를 벗어난 정우람이 다시 안정권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주축이 되어주었던 투수들의 연쇄적인 붕괴는 불안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채병용과 윤길현의 이탈로 인해 일부 투수들이 시즌 초-중반까지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했고, 이후 복귀한 전병두가 제 몫을 못하고 일부 투수들의 부상 공백까지 겹치면서 지금의 상황이 초래된 것이죠. 지난 주,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있던 LG-KIA와의 시리즈에서 모두 1 2패로 무릎을 꿇은 것도 투수들이 힘을 내지 못하게 되면서 ‘SK다운 야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6 22일까지 4.32의 평범한 팀 방어율을 기록 중이던 삼성은 그 이후 3.02라는 에이스급 투수의 방어율을 팀 전체가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승세의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죠. 장원삼과 차우찬이라는 좌완 원투펀치를 비롯해 안지만-정현욱-권혁의 필승 계투조, 여기에 최근에는 정인욱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불펜이 더욱 두터워진 느낌입니다.

 

질적-양적으로 풍부한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보니, 선발투수들은 5회까지만 버티면 되는 홀가분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고, 불펜에서도 한 두 명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일은 없지요. 결국 비슷하게 보이는 SK와 삼성의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이 불펜의 양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채병용과 윤길현, 정대현이 빠진 채 시즌을 시작했던 SK는 이승호와 정우람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웠고, 결국 그들이 무너지면서 투수진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지요. 그와 반대로 삼성은 처음부터 양적으로 풍부한 불펜을 가동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얼굴까지 가세하며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시즌 초반에 보여주었던 ‘8인 로테이션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할 정도로 매우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결국 체력적인 문제는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 같네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김성근 감독의 기지와 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지만, 채병용과 윤길현의 공백을 완전히 대신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SK와 삼성, 두 팀은 상당히 비슷한 팀 컬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펜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감독, 막강한 원투펀치, 그리고 풍부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상대에 맞춘 다양한 선발 라인업의 구축이 가능한 타선 등이 공통점이지요. 오히려 비슷하다 보니, 지금처럼 불펜에서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라면, 의외로 승부가 일방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를 삼성이 최소한 2 1패 이상의 결과로 마감하며 SK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윕으로 장식할 확률도 꽤나 높아 보입니다. SK는 박정권과 나주환이 돌아온 후 타선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 지가 관건이 되겠네요. 현재 SK는 투수력은 물론 타선에서의 위력까지 상실한 상태였으니까요.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번 기회에 SK를 꺾으며 김성근 감독에 대한 자신감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SK 김성근 감독은 야신이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것이 아님을 증명하며 이 위기를 벗어나야만 하겠지요. 만약 열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SK가 삼성을 상대로 우위를 점한다면, 1위 싸움은 그대로 종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선동열 감독이 받는 타격도 크겠지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SK와 삼성의 주중 3연전은 너무나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양 팀이 수준 높은 경기로 야구팬들의 안구를 정화시켜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은 어느 팀이 이길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기록제공=Statiz.co.kr]

 

 

추천 (손가락 모양)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로그인 없이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