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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MLB도 인정한 이대호의 ‘세계 신기록’

by 카이져 김홍석 2010. 8. 15.


이대호가 마침내 사고를 쳤군요. 9경기 연속 홈런을 마침내 달성하고 말았습니다. --일의 종전 기록을 뛰어 넘는 세계 신기록이죠. 사실 그의 연속 홈런이 이렇게까지 계속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메이저리그의 종전 기록이 켄 그리피 주니어 등 3명이 기록한 8경기 연속 홈런이었고, 일본 기록이 왕정치 등 2명의 7경기 연속, 그리고 우리나라 기록이 이승엽 등 3명이 기록한 6경기 연속이었죠. 이대호는 그 모든 기록을 최근 열흘 사이에 갈아 치우면서 이젠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물론,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고 해서 메이저리그의 기록을 깼다고 할 순 없지요. 엄연히 리그가 다르고 또한 그 수준의 차이도 존재하니까요.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런 리그 문제를 떠나서 살펴보더라도 이번 이대호의 연속 홈런 기록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깼다고는 표현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이대호의 기록은 분명 세계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프로야구라는 것이 시작된 이래 그 어떤 나라, 그 어떤 선수, 그 어떤 리그에서도 만들어지지 못한 대기록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국의 야구 팬들은 14일 저녁에, ‘전 세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사건을 목격한 것이죠. 심지어 광주구장을 가득 매운 KIA팬들조차 이대호의 홈런을 향해 경의를 담아 박수를 쳐줬을 만큼 그의 홈런 행진은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세계 기록 경신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해주고 있네요.(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대호의 홈런 기록 등을 아주 짧은 단신으로 처리할 줄 알았습니다. AP 통신이 세계로 타전했다곤 해도,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에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여겼었죠.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 이렇게 이대호의 사진과 더불어 9경기 연속 홈런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하고 있더군요. 그것도 제목에 대호(Dae-ho)’라는 이름을 직접 넣어서 말이지요.

 

옆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com)>의 주요 뉴스를 전하는 사이드 위젯입니다. 단순히 한국 선수가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내용도 AP 통신의 것을 간단 명료하게 압축해놓았을 뿐이고, 본문에는 “이대호가 9경기 연속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라는 소식만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피 등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따로 언급하고 있지요. , 그걸 세계 기록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MLB.com에서는 소속 기자가 AP 통신의 소식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는 내용을 재구성했고, 제목에는 이대호의 이름을 포함시키면서 그의 이름을 알리고 있지요. 놀라운 건 기사 내용에 분명 이대호의 기록을 세계 신기록(new world record)’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리피 등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종전 세계 기록(previous world record)’이라고 지칭하고 있지요.

 

WBC를 제외하고 한국 리그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의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것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대호의 연속 홈런은 리그를 떠나 그 기록 자체로 매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요.

 

야구에서 연속으로 무언가를 이어간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입니다. 특히 매일같이 경기에 출장하는 타자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지요. 그래서 칼 립켄 주니어의 2632경기 연속 출장 기록이나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높은 평가를 받지요. 게다가 그것이 홈런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홈런을 치라고 좋은 볼을 던져줘도 그것을 홈런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목격합니다. 홈런이 달리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죠. 홈런을 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헌데 그것을 실제 경기에서, 게다가 매 경기가 신기록을 앞둔 상황인데 그것을 6경기 연속 이후 3경기나 더 이어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악할만한 일이지요

 

9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한 이대호의 기량이 현 세계 최고라거니 야구 역사상 최고라고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기록을 앞둔 이대호의 정신력집중력은 세계의 야구 역사상 그 어떤 선수보다 뛰어났다라고 말입니다. 기록을 떠나 그 정신력과 집중력만큼은 야구 역사상 최고로 찬란하게 빛났다고 인정해줘도 될 것 같습니다.

 

 

P.S. 참고로 올 시즌 MLB의 타율 1위는 자쉬 해밀턴(.362)이고, 홈런왕은 호세 바티스타(36), 타점왕은 미겔 카브레라(94)입니다. 일본의 경우 타율은 와다(.355), 홈런과 타점은 라미레즈(38홈런 92타점) 1위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대호는 .368의 타율과 38홈런 111타점을 기록하고 있지요. 모든 리그를 통틀어 타율-홈런-타점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물론 타점은 홍성흔이 113개로 1) 리그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타격 기록이 가장 볼 것이 많고 풍성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바로 이대호지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롯데 자이언츠, MLB.com 캡쳐, 기록제공=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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