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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최강의 2인자’ 김광현의 화려하고도 아쉬운 2010시즌

by 카이져 김홍석 2010. 9. 28.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다사다난했던 2010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올해로 데뷔 4년차를 맞이하는 김광현에게 2010년은 역대 최고의 시즌이라 할 만했다.

 

김광현은 다승(17)과 탈삼진(183), 평균자책점(2.37), 출전경기수(31게임)와 투구이닝(193.2이닝)에서 모두 개인 통산 최고의 성적을 달성했다. 다승은 단독 1위를 확정지었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등에서는 류현진(한화)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아깝게 중도하차해야 했던 아쉬움을 만회하고도 남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자부할만하다.

 

사실 겉보기에는 순탄한 시즌을 보낸 것 같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선두를 달리며 탄탄대로를 걷던 지난해 8, 경기 중 두산 김현수의 타구에 맞아 손등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면서 김광현의 시련은 시작됐다. 볼을 잡을 때마다 계속되는 통증은 김광현에게 다시 예전처럼 던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안기기도 했다.

 

착실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은 4 8 KIA전에서 구원투수로 첫 복귀신고를 했고, 첫 승까지 따내며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김광현은 4월 한달 간 5경기에 등판하여 내리 4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0.29의 눈부신 성적으로 에이스의 귀환을 알리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는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5월 들어 투구밸런스가 무너지며 5경기에서 1 2패 평균자책점 6.48의 부진한 성적으로 갑자기 흔들렸고, 특히 5 25일 삼성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등 3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김성근 SK 감독은 김광현의 나약한 정신자세를 질타하며 문책성 2군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부상이 없는 한 시즌 중에 1위 팀의 에이스가 2군으로 내려가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사실 2군에 머물렀던 시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잠깐의 충격요법에 그쳤지만, 김광현은 잠시 압박감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히면서 구위를 가다듬을 수 있다.

 

그 후 올 시즌 자신의 비기가 된 '포크볼'을 정착하고 돌아온 김광현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되어있었다. 구위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지는 에이스의 책임감이나 류현진과의 '비교'에 대한 압박감을 즐길 정도로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있었다.

 

사실 김광현이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도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것에는 역시 라이벌 류현진(한화)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아쉽게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하차하기까지 전대미문의 시즌 전 경기 QS와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에 동시 도전할 만큼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여기에 2년 연속 꼴찌에 그친 한화의 에이스라는 점도 팬들의 동정표를 자극했다.

 

김광현은 시즌 내내 류현진의 그늘에 가려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김광현이 거둔 성적도 'MVP'으로 손색이 없었다. 1위를 확보한 다승은 물론이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모두 류현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2008년 이후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는 것은 김광현의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투구이닝에서도 193⅔이닝으로 류현진(192⅔이닝)을 마침내 넘어섰다는 것을 주목할 만하다. 김광현이 류현진에 비하여 가장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부분이 바로 기복과 이닝 소화력에 있었는데, 드디어 그러한 약점을 극복한 것이다.

 

또한, 올 시즌의 김광현은 퀄리티 스타트도 20차례로 류현진(23) 다음으로 많았다. 그만큼 시즌 내내 안정된 투구를 꾸준히 이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년도에 부상으로 오랜 재활을 거쳤던 투수임에도, 다음해 뒤늦게 복귀하여 200이닝 가까이를 소화했다는 것은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김광현은 올 시즌 1위 팀의 에이스임에도 알고 보며 타선지원은 빈약한 편이었다. 김광현의 올 시즌 경기당 득점지원율은 4.83점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가 8차례였고, 김광현이 마운드에 있을 때 SK 타선이 2득점 이하에 그친 경기도 무려 18차례나 된다. 류현진(타선지원 4.11)이 꼴찌팀 에이스라는 멍에로 인하여 기록에서 손해를 많이 본 것은 사실이지만, 김광현 역시 1위 팀의 에이스 치곤 그 수혜를 별반 입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워낙 괴물 같은 페이스를 보여줬기에 망정이지, 김광현도 역대 에이스들과 비교하여 손색없는 시즌을 보냈다고 할만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마지막 운이 따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

 

시즌 성적에서는 류현진과의 경쟁에서 늘 가려졌고, 6 10일 삼성전에서는 생애 첫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날려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타선지원의 부재 속에 패전투수가 되어 18승 달성에 실패했고, 탈삼진 타이틀도 끝내 놓치고 말았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 김광현의 2010시즌. 김광현으로서는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못내 아쉬움이 남을 법한 시즌이라고 할만하다.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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