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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준PO 전망] 롯데의 승리가 예상되는 5가지 이유

by 카이져 김홍석 2010. 9. 28.

드디어 야구팬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포스트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첫번째인 준PO에서는 두산과 롯데가 맞붙게 되었는데요. 지난 3년 동안 정상권에 있었으면서도 끝내 우승과는 연이 없었던 두산이나 1992년 이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롯데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망은 매우 큰 상황입니다. 양 팀의 팬들 역시 준PO에서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죠.

 

그렇다면 5 3선승제로 치러지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느 팀이 이기게 될까요. 작년에는 롯데가 1차전을 잘 잡아놓고도 내리 3연패하며, PO 역사상 1차전을 이기고도 시리즈를 패한 첫 번째 팀이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그 양상이 다르게 전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5가지 이유 때문에 이번 시리즈에서 롯데가 이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 시즌 상대 전적에서의 확실한 우위

 

올 시즌 양 팀의 맞대결에서의 상대전적은 롯데가 12 7패로 확실하게 앞서 있습니다. 특히 전반기까지 5 5패로 팽팽했던 것이 후반기 들어 롯데가 7 2패로 두산을 압도하며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죠.

 

물론, 롯데는 작년에도 정규시즌에서 10 9패로 두산에 앞섰지만, PO에서는 1차전 승리 후 2~4차전을 내리 내주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포스트시즌에서 시즌 상대전적과 무관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한두 번이 아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규시즌에서의 맞대결 결과가 좋았다는 것은 일단 기분 좋은 일입니다. 무엇보다 그로 인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하니까요.

 

현재 롯데 선수들은 두산을 상대로는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습니다. 작년과 같은 아슬아슬한 우위가 아니라, 이번 후반기에서는 경기력에서 두산을 완벽하게 압도했으니까요. 19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롯데는 131점을 얻었고, 두산은 105점에 그쳤습니다. 그것도 후반기 9경기에서는 63점 대 48점으로 그 격차가 더욱 컸지요.

 

두산 투수들은 롯데 타자들 앞에서 버텨내질 못했고, 반대로 공격력 2위의 두산의 방망이는 팀 방어율 6위인 롯데 투수진을 생각만큼 쉽게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포스트시즌이 정규시즌과는 다른 양상으로 펼쳐진다지만, 그래도 정규시즌의 결과를 바탕으로 그 연장선상에서 치르는 경기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2. 월등히 앞서는 롯데의 불방망이

 

겉으로 보면 양 팀의 대결은 팀 득점 1,2위 팀들이 벌이는 창과 창의 대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완전히 다르죠. 뚜껑을 열어보면 오히려 이번 경기는 두산 투수들이 롯데 타자들을 막을 수 있나가 승패를 가르는 키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양팀의 타격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롯데가 월등히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롯데는 .288의 팀 타율과 185개의 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5.81점을 기록했고, 두산은 .281의 팀 타율과 149개의 홈런으로 평균 5.50점을 기록 했지요. 겉보기엔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팀타율과 장타율은 롯데가 앞서 있지만, 출루율은 두산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후반기만 놓고 본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최근의 분위기니까요.

 

두산은 전반기까지 .287의 팀 타율로 롯데(.284)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였습니다. 장타율도 .450으로 .452의 롯데와 별 차이가 없었죠. 대신 출루율은 2푼이나 높았습니다. 그 덕에 경기당 평균 5.88점이라는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5.66점의 롯데보다 근소하게 더 좋은 타격을 보일 수 있었죠.

 

그러나 후반기가 되면서 분위기는 일변했습니다. 두산은 김현수가 되살아나며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음에도 후반기 팀 타율이 .269로 뚝 떨어졌고, 장타율도 .420로 하락했습니다. 롯데는 오히려 후반기 들어 한층 좋은 분위기를 만들며 .296의 팀 타율과 .479의 놀라운 장타율을 기록했지요. 롯데는 후반기 들어 경기당 평균 6.14점을 뽑는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며 득점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두산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73점으로 8개 구단 중 6위에 불과했습니다. 후반기에 두산보다 득점이 저조했던 팀은 한화(4.05)와 넥센(3.70)뿐이었죠.

 

김동주를 비롯한 일부 타자들의 부상 공백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롯데는 홍성흔이라는 올 시즌 최고의 타자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공백을 가졌으니까요. 후반기에 드러난 두산 타선의 한계는 뚜렷했고, 롯데와의 차이는 아주 컸습니다.

 

두산이 롯데와 화력전을 펼치겠다고 한다면, 그건 명백한 오산입니다. 특히 두산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준 이대호(10홈런 28타점 .412), 홍성흔(8홈런 23타점 .455), 전준우(6홈런 17타점 .357), 이들 3인방의 홈런포는 이번 준PO에서도 그 위용을 떨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어도 올 시즌의 롯데와 화력 싸움을 해서 이길 수 있는 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상대가 두산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3. 좀 더 안정적인 선발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롯데의 선발진은 송승준(146 4.39)-사도스키(108 3.87)-이재곤(83 4.14)-장원준(126 4.43)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산은 히메네스(145 3.32)-김선우(136 4.02)-홍상삼(43 6.42)-왈론드(79 4.95)로 맞설 예정입니다. 순서는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 송승준과 히메네스가 1차전에서 맞붙는다는 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송승준은 시즌 마지막 4경기에서 24.1이닝을 4실점(방어율 1.48)으로 막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과시하며 준PO 1차전 선발로 낙점되었습니다. 사도스키야 시즌 내내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고, 특히 마지막 삼성전에서는 환상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5이닝 무실점 승리로 시즌 10승째를 달성했습니다. 장원준도 마지막 2경기에서 부활하며 15이닝 1실점으로 2승을 챙기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고, 이재곤 역시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고 준PO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비해 두산의 선발진은 최근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지요. 히메네스는 체력적 문제 때문에 3주의 휴식을 취한 후 컨디션 점검차 등판한 마지막 등판에서 2.2이닝 동안 3실점하며 무너져 오히려 밸런스만 흐트러졌고,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왈론드는 5이닝도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선수죠. 롯데전에서 강하다는 이유로 홍상삼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이지만, 그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김선우가 가장 믿을 만한데, 그 역시 자칫하면 난타당할 수 있다는 것을 마지막 롯데전에서 경험한바 있지요.

 

양 팀 선발진의 가장 큰 차이는 이닝소화 능력입니다. 롯데의 4인 선발은 모두 안정적으로 6~7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반면, 두산의 경우는 히메네스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전형적인 5이닝 피쳐입니다. 선발진이 책임질 이닝이 경기당 평균 1이닝 이상 차이가 날 확률이 크죠.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질 테고, 이용찬이 없는 상황에서 불펜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은 두산의 입장에서 켤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4. '든든한 마무리' 이용찬의 부재

 

사실 양 팀의 전체적인 팀 컬러는 비슷한 편입니다. 투수력보다는 타력이 강한 팀이란 인상이죠. 다른 점이 있다면 선발진은 롯데가, 불펜은 두산이 좀 더 강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그 균형이 무너지며 결정적인 격차를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그건 바로 이용찬의 음주 운전 뺑소니 사고였죠.

 

두산은 일찌감치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며 이용찬을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지만, 결국 이용찬 스스로가 난조를 보이면서 준PO 엔트리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올 시즌 두산의 불펜도 이재우와 임태훈이 선발로 전향하면서 크게 약화된 상태죠. 그나마 롯데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 건 이용찬이라는 믿음직한 마무리가 존재한다는 점인데, 그 유일한 장점이 사라진 것입니다.

 

물론 두산에는 이용찬 말고도 정재훈(8 4 23홀드 1.73)과 고창성(6 4 22홀드 3.62)이라는 든든한 불펜의 쌍두마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용찬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죠. 무엇보다 두산 선발진의 평균 투구이닝이 6이닝 미만일 것으로 보이기에, 두 명의 믿을맨으로 매 경기를 마무리하기엔 부담이 너무 큽니다. 임태훈이 불펜으로 복귀한다 해도, 올 시즌의 임태훈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닙니다.

 

반면, 롯데는 임경완(3 4 7 3.30)과 김사율(4 5 5 3.75)을 믿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마무리의 부재는 가장 큰 고민거리지만, 불펜진 전체가 후반기 들어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인 요소입니다. 선발진의 특성상 최소 6이닝 이상을 책임져줄 것으로 보이기에, 부담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지요.

 

롯데가 화력에서 확실히 앞서는 이상, 든든한 마무리가 없다면 두산의 불펜이 롯데보다 딱히 나을 것은 전혀 없습니다. 불펜에서조차 롯데를 이기지 못한다면, 선발진과 타력에서 밀리는 두산이 롯데를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지요.

 

5. 양의지는 강민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지난 2년 동안 롯데가 준PO에서 광속 탈락한 것은 포수 싸움에서 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재작년에는 진갑용 앞에서 강민호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완패했었고, 작년에는 강민호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신인인 장성우가 용덕한의 벽을 넘지 못했죠.

 

하지만 올해는 강민호가 건재합니다. 어느덧 강민호에게 이번은 3번째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이 되었고, 그는 올림픽과 WBC를 거치며 큰 경기 경험도 충분히 쌓은 상황이죠. 이제 강민호는 더 이상 수비에 심각한 약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되었고, 팀 투수들에게 신뢰받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두산의 주전포수는 신인인 양의지. 아무리 중고신인이라 해도 이번이 사실상의 프로 첫 시즌이었고, 팀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그건 양의지와 관계없는 일이었죠. 양의지는 올해 2년 전의 강민호와 같은 입장으로 준PO에 출장합니다. 그것도 그 당시의 강민호보다도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말이지요.

 

강민호로선 2년 전 진갑용에게 당했던 것을 그대로 되돌려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차이지만 현재의 강민호는 포수로서 갖춰야 할 능력의 대부분에서 양의지를 조금씩이나마 압도하고 있으니까요.

 

올 시즌 롯데 선수들은 두산과의 경기에서 25번이나 도루를 시도해 20번을 성공시켰죠. 그 성공률이 무려 80%에 달합니다. 반면 두산 선수들은 22번의 시도에서 13번만 성공시켰을 뿐입니다. 그 성공률은 59%두산 육상부라는 별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죠. 이는 강민호의 능력입니다. 올 시즌 롯데가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도 강민호라는 든든한 기둥이 안방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올해의 롯데가 지난 2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거라 믿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매년 시련을 겪어 왔던 강민호는 세월이 흘러가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신뢰받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과연 양의지가 강민호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P.S.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전 준PO에서 롯데의 승리를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틀리고 말았지요. 예상은 예상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단, 예전에도 그랬듯 이번 예상도 롯데팬으로서의 바람이 아닌, 나름대로 머리를 수십 번이나 굴려서 얻어낸 나름대로의 결론이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현 시점에서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를 전망한다면, 전 삼성의 손을 들어줄 테니까요. 롯데가 준PO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삼성에 대한 도전권을 따낼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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