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2013년 WBC를 어떻게 기다리지?

by 카이져 김홍석 2010. 11. 23.



2010
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야구가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많은 야구팬들은 기쁨과 아쉬움의 탄성을 동시에 내질렀다. 기쁨은 역시 8년만의 금메달을 통하여 한국야구가 아시아 최강임을 확인했다는데 있었고, 아쉬움은 이런 막강한 태극군단의 모습을 당분간 볼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야구는 최근 10여 년간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프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이 처음 허용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은 한국판야구 드림팀의 출범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었다. 한국은 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를 연이어 제패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동메달을 차지했다. 2006년에 첫 막을 올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일본과 미국을 연파하고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드림팀의 중심축, ‘397세대에서 ‘208세대

 

물론 간간이 시련의 시기도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고, 대회 3연패를 노렸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그치는 굴욕도 겪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한국야구는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시기에 접어들게 된다.

 

아시안게임 2연패와 시드니올림픽-WBC의 영광을 주도했던 박찬호, 이승엽, 이종범, 구대성 등이 소위 ‘397세대(30대 이상-90년대 학번-70년대생)’였다면, 이제는 ‘208세대(20-00년대 학번-80년대생)’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그 본격적인 계기가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김경문호는 당시 이승엽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고, 그렇게 구성된 젊은 대표팀은동메달만 따도 호성적이라는 예상을 깨고, 미국, 일본, 쿠바 등 세계적 강호들을 연파하고 9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하는 엄청난 이변을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김현수, 강민호 등 대표팀의 젊은 피들이 대거 약진하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자리 잡게 되었다.

 

상승세는 2009년 제2 WBC까지 이어졌다. 김인식 감독이 1회 대회에 이어 다시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해외파와 베테랑 선수들의 잇단 고사와 부상 등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는데 실패하면서역대 최약체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표팀은 오히려 전 대회를 뛰어넘는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야구의 국제적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2013 WBC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미필자 선수들에 대한 병역혜택뿐만이 아니라, 당분간 한국야구대표팀 1진이 국제무대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금메달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메이저리거인 추신수를 비롯하여 김태균, 이대호, 류현진, 박경완, 봉중근, 윤석민 등 그야말로 최근 몇 년간을 통틀어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한 야구전문가는만일 이 멤버로 지금 WBC에 나선다면, 일본 최정예 1진과 다시 붙더라도 해볼 만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분간은 파란 유니폼의 태극군단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전망이다.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퇴출되어 2012년까지는 프로 선수들이 포함된 성인대표팀 1진이 나설만한 국제대회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다시 뭉치는 것을 보려면 빨라도 2013 WBC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2~3년 뒤에도 대표팀의 전력은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지난 베이징올림픽과 WBC를 통하여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뤄낸 대표팀의 주축은 모두 20대 초중반의젊은 피들이다. 2013년이 되더라도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이용규, 강민호 등은 여전히 20대의 팔팔한 나이다.

 

여기에 추신수, 김태균, 이대호 등 82년생 동갑내기 중심타자들은 30대 초반이 되어 타자로서 원숙기에 접어들 시기다. 이미 젊은 나이부터 국제무대를 통하여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병역혜택까지 받은 주축 선수들이 2013년에는 이제 어엿한 중고참 대열에 올라서며 대표팀의신구의 조화가 절정에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모처럼 찾아온 한국야구의 황금세대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 육성해주는 일이다. 3 WBC에서 드러날 한국야구의 모습은 지금과 또 어떻게 달라져있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3년 이란 시간을 어떻게 기다리느냐가 걱정일 뿐이다.

 

// 구사일생 이준목[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공감하셨다면 추천 한 방(아래 손 모양)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