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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간략한 스토브 리그 결산 - 아메리칸 리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5.
 

요한 산타나를 끝으로 이번 스토브 리그 기간 동안 관심을 끌었던 큼지막한 건수들은 대부분 그 결과를 나타냈다. 아직 볼티모어의 에이스 에릭 베다드의 딜이 남아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선 거의 시애틀로 간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오프 시즌 기간 동안의 FA 영입과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각 팀별 선수 이동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이번에는 우선 아메리칸 리그부터 살펴보자. 괄호 안은 지난해 성적이다.



AL EAST


보스턴 레드삭스(96승 6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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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를 선언했던 커트 쉴링(1년 800만)과 마이크 로웰(3년 3,750만)을 잡았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우승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금액을 보장해 줘야만 했지만(특히 로웰) 잡는 것이 나았다는 평가다. 양키스와 더불어 지난해에 비해 중심 선수들의 이동이 가장 적은 편이다.

여러 사이트에서 유격수 포지션이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훌리오 루고가 지난해보다 못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터라 그다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특별한 선수 영입이 없어도 이 팀은 강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뉴욕 양키스(94승 6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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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삭스와 마찬가지로 외부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앤디 페티트 등이 FA(또는 은퇴)를 선언하는 바람에 크게 휘청거릴 뻔 했으나, 항상 그러했듯이 전력에 보탬만 된다면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있는 선수들은 결코 괄시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엄청난 금액을 보장하며 4명 모두 팀에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요한 산타나를 데려오진 못했지만, 실패라기보다는 포기에 가까운 인상을 주었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누수도 없었다. 터지기만 하면 대박 로또에 가까운 모건 엔스버그(1년 175만)의 영입은 한 마디로 ‘나이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83승 7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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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엑스타인(1년 450만)이라는 파이팅 넘치는 타자를 FA로 영입했고, 팀의 간판타자인 트로이 글로스를 보내고 스캇 롤렌을 받아왔다. 엑스타인은 뚜렷한 리드오프 감이 보이지 않는 이 팀에서 솔솔한 활약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타격은 몰라도 수비만큼은 구멍이나 다름없던 글로스 대신 롤렌을 영입했다는 점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롤렌이 건강하게 140경기 이상을 출장하면서, 자신의 통산 성적(.283/.372/.507) 정도의 타격만 보여준다면 투타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69승 9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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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타자인 미겔 테하다를 휴스턴으로 보내고 외야수 루크 스캇과 선발 트로이 패튼을 받아왔다. 패튼은 당장 올해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해도 괜찮을 정도로 괜찮은 수준의 선발 유망주이며, 스캇은 FA로 팀을 떠난 코리 페터슨을 대신해 외야 한 자리 정도는 안정적으로 책임져 줄 수 있는 선수다.

테하다의 빈자리는 지난해 시험 가동을 해본 루이스 에르난데스가 맡는다. 문제는 현재 트레이드가 논의 중인 에릭 베다드다. 아무리 좋은 대가를 받아온다 하더라도, 베다드가 떠나버린 오리올스는 유력한 지구 꼴지 후보다.


템파베이 레이스(66승 9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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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 기간 동안 가장 놀랄만한 행보를 보인 팀이 바로 템파베이다. 엄청난 신인 델몬 영과 브랜든 해리스를 보내고, 기대의 영건 맷 가르자와 제이슨 바틀렛을 받아왔다. 소방수로서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트로이 퍼시발(2년 800만)을 FA로 영입했고, 클리프 플로이드(1년 300만)도 싼 가격에 잡았다.

거기에 카를로스 페냐(3년 2,400만)와 제임스 쉴즈(4년 1,125만)의 장기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꽉 채워 놓은 상태에서, 느긋하게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 에반 롱고리아의 합류만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AL CENTRAL


클리블랜드 인디언스(96승 6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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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스도 리그 챔피언십에 오른 작년의 전력을 그대로 보존하는 데 주력했다. 조 보로스키(400만)와 폴 버드(750만)에게 걸려 있던 팀 옵션을 이행했으며, 포스트 시즌에서 무너지긴 했지만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방탄코트’ 라파엘 베탄코트와 2년의 연장계약(2년 540만)을 체결했다.

마무리 조 보로스키와 코너 외야수 두 자리가 모두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88승 7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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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가 조용히 있는 사이, 지난해 지구 2위 디트로이트는 엄청난 전력강화에 성공했다. 션 케이시의 공백은 수비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카를로스 기옌이 1루로 옮겨가고, 유격수 자리는 에드가 렌테리아를 영입하면서 해결했다.

카메론 메이빈과 앤드류 밀러를 비롯한 팀내 최고 유망주를 모두 보내고 플로리다로부터 영입한 미겔 카브레라는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카브레라와 함께 트레이드 되어 온 돈트렐 윌리스(3년 2900만)에게는 장기계약까지 보장해 주었다.

FA가 되었던 케니 로저스(800만)와 토드 존스(700만)도 1년 계약으로 붙잡아 두는 데 성공한 디트로이트는 이번 스토브 리그 기간의 진정한 승자 중 하나다.


미네소타 트윈스(79승 8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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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헌터도 FA를 선언하며 LA로 떠났고, 요한 산타나도 뉴욕 메츠로 보냈다. 맷 가르자를 내주고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만한 델몬 영을 영입했지만, 산타나 트레이드에서는 사실상 손해만 잔뜩 봤다. 처음부터 양키스와의 딜에 합의해 필 휴즈와 멜키 카브레라를 받아오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제부터 시작될 리빌딩의 새로운 주역이 될 저스틴 모노와의 장기계약(6년 8000만)에 성공했다는 점만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치열한 꼴지 다툼이 예상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72승 90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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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삭스도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던 팀 중 하나다. 오프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존 갈랜드를 보내고 에인절스로부터 올랜도 카브레라를 데려와 내야 수비를 강화했다. 스캇 파세드닉이 FA로 팀을 떠난 마당이라 1번의 중책을 맡게 될 지도 모르는 카브레라의 영입은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4명의 유망주를 보내고 오클랜드로부터 강타자 닉 스위셔를 영입했고, 애리조나로부터는 카를로스 쿠엔틴을 데려왔다. 거기에 쿠바 국가대표 알렉세이 라미레즈와 옥타비오 도텔까지 FA로 팀에 합류했다. 투수진만 제 기량을 회복한다면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전력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69승 9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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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활발하게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파장이 큰 딜은 없었고 또한 있다 하더라도 비교적 관심을 덜 받는 팀이다. 가장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니혼햄 파이터즈의 트레이 힐먼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것이다.

자잘한 계약소식이 많지만 그다지 신경 쓸 만한 것은 없었다. 올 시즌 이 팀의 볼거리라곤 알렉스 고든과 빌리 버틀러가 과연 얼마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느냐 하는 것뿐이다.



AL WEST


LA 에인절스(94승 6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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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블라드미르 게레로와 더불어 클린업을 이룰 강타자를 영입했다는 것으로 이번 에인절스의 스토브 리그 성과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난 거금을 들여 FA 시장에 나온 중견수 토리 헌터(5년 9,000만)를 붙잡았다. 올랜도 카브레라의 공백은 아쉽지만, 매년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존 갈랜드의 존재도 나름 든든하다.

매리너스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경쟁할 만한 팀도 없는 상황이라 헌터 한 명의 영입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눈치지만, 루머에서 끝나고 만 폴 코너코의 영입 불발이 무척이나 아쉬울 것이다.


시애틀 매리너스(88승 7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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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실바와의 FA 계약(4년 4,800만)은 다시 한 번 빌 바바시 단장의 능력을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브래드 윌커슨의 계약은 에릭 베다드의 트레이드 영입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베다드의 트레이드 대상이 외야수 아담 존스이므로)

만약 베다드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바바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3년 동안 이해가지 않는 기행(?)으로 많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지만, 그 기간 동안 팀의 승률은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76승 8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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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빌리 빈의 버릇이 나왔다. 한 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자마자, 급작스럽게 리빌딩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감당했던 댄 하렌은 애리조나로, 간판타자인 닉 스위셔는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했다. 골칫덩이였던 마크 캇세이까지 비교적 쉽게 애틀란타로 보내버렸다. 쉐넌 스튜어트는 FA가 되어 팀을 떠났고, 한때 관심을 보였던 배리 본즈의 영입도 없던 일이 되었다.

빈 단장의 뛰어난 수완은 여전했지만, 이로써 당장 오클랜드는 지구 최하위를 면키 어려운 팀이 되고 말았다. 조만간 조 블랜튼도 트레이드 될 것이 분명하며, 리치 하든 역시 원하는 팀이 있다면 미련 없이 보낼 것처럼 보인다.


텍사스 레인저스(75승 87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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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듯 보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알찬 오프시즌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제이슨 제닝스(1년 400만)와 에디 과다도(1년 200만)의 FA 영입은 매우 현명했으며, 벤 브로사드와 크리스 쉘튼을 각각 시애틀과 디트로이트에서 트레이드 해온 것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투수 유망주인 에디슨 볼케즈를 내주긴 했지만, 자쉬 해밀튼을 데려온 것도 잘 한 일이다. 여기에 말썽꾸러기 밀튼 브래들리의 영입까지 이루어지며 나름대로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단, 아키노리 오츠카와의 계약을 포기함으로써 생긴 클로저의 공백은 쉽사리 매우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