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진의 꽃 보다 야구

LG, 오키나와 리그 8할 승률에 자만은 금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10.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SK의 김성근 감독이 늘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잘 나가는 구단이라 하더라도 어느 순간 부상 선수가 한꺼번에 배출될 수 있고, 이 틈을 타 나머지 구단들이 상위권 팀들을 압박할 수도 있다.

 

따라서 프로야구단의 수장이라면 늘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에 따른 대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는 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호황이라고 해서 그에 안주한다면, 금융위기나 오일파동과 같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 닥쳐올 때 극복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포스트시즌 진출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이야기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SK만 하더라도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 위기를 극복했기에 최강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프로야구에는 최근 8년간 팬들을 향하여 끊임없는희망고문을 선사한 구단이 있다. 바로 LG 트윈스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네 시작은 장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

 

최근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LG 트윈스는 한국 프로야구단 4개 팀과 일본 프로야구단이 한데 모여 펼친 친선경기, 소위오키나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11번의 연습경기를 펼치는 동안 8 1무승부 2패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LG 트윈스 구단 관계자들이나 일부 야구팬들은올해야말로 무엇인가 다르다!”며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LG는 삼성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14-3 승리를 거뒀으며, SK와의 경기에서도 3전 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외국인 투수 리즈와 주키치는 이미 적응을 마친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들을 포함한 LG 마운드는 11경기에서 단 36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타선에서도 기존의 5’ 외에도 서동욱과 정의윤이라는보물을 발견하며 한층 더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LG의 희망고문은 항상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비롯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형종, 신정락, 이범준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이들 중 1군에서 시즌을 끝까지 마무리 한 선수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캠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이형종은인터넷 항명등 야구 외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끝에 시즌 중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곤잘레스와 오카모토 역시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았을 뿐이었다.

 

결국 LG는 시즌 내내 선발 투수 문제로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고, 시즌 막판에는 봉중근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을 모두 선발 후보군으로 대기시켜 놓아야 했다. LG는 이렇게 갖은 어려움 끝에 6위로 시즌을 마감했으니, ‘용두사미라는 사자성어는 바로 이때 쓰는 것이다.

 

오키나와 리그 8할 승률을 절반만 믿어야 하는 이유

 

따라서 연습경기에 불과한 스프링캠프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선수들의 오버페이스가 연습경기에서 드러났을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느냐가 중요하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실시하는 연습게임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올 시즌 LG 트윈스에확실한 전력보강 요소는 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 둘을 모두 투수로 선발했다고는 하나 그들은 아직 국내리그에서의 검증을 마친 선수들이 아니다. 그 동안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갔던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무안할 정도의 저조한 성적을 낸 끝에 쓸쓸히 보따리를 쌌던 선수들도 많았다. 리즈와 주키치가 그러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LG는 유독 외국인 투수의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욱 많았다.

 

마무리 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하는 것도 다소 위험하다. 지난해 이동현과 김광수 등이 마무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 이들 중 단 한 명도 풀타임 마무리의 경험이 없다. 여차하면 어렵게 모셔 온 외국인 투수 리즈를 마무리로 기용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봉중근 이었던 선발진에 또 문제가 생긴다.

 

LG팬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처럼 나는 이제 누군가 터지기 전까지 아무도 안 믿는다.”라는 이야기가 들여오곤 한다. 그만큼 LG는 많은 유망주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지 못했고, 적지 않은 자본을 들여 모셔온 외국인 선수들도 돈만 챙기고 고향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오키나와 리그 8할 승률이라는 희소식에도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LG팬들이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연 LG는 이러한 팬심()에 어떠한 모습으로 보답할까. 또 한 번의희망고문을 선사할까? 아니면 올 해에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성적으로 보여줄까?

 

// 유진 김현희[사진제공=LG 트윈스]

 

 

  흥미로운 글이었다면 아래 view on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