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SWOT 분석으로 본 롯데 자이언츠의 2011년

by 카이져 김홍석 2011. 3. 22.



끔찍했던 암흑기에서 벗어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롯데 자이언츠지만, 아직 부산 팬들의 오랜 갈증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1992년이 마지막 우승이었던 롯데는 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우승에 목 말라 있는 팀이다. 한국시리즈 경험도 무려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롯데는 지난 3년 동안 마지막 3번의 공식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가 보여준 모습은 항상 막판 3연패 탈락이었다. 그 결과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로이스터 감독이 해임되고, 새로운 사령탑으로 양승호 감독이 부임했다. 더불어 가르시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를 영입했으며,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피고원준을 투수진에 긴급수혈 했다.

 

그런 롯데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하지만 프로팀의 시즌 전체적인 구상을 처음으로 해보는 신임 감독 체제 하에서 그 큰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과연 롯데는 팬들의 오랜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2011년 전망을 내적인 역량과 외부 환경요인을 고루 따져 보는 SWOT 분석으로 살펴보자.

 

▲ 롯데의 강점(Strength)

 

롯데의 최고 강점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8개 구단 최강을 자랑하는 강력한 타력이다. 타격 7관왕 이대호를 필두로 홍성흔, 조성환, 강민호, 전준우, 김주찬, 손아섭 등이 포진한 타선의 힘은 가르시아의 공백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 파워와 정확도, 거기에 기동력까지 겸비한 롯데 타선은 올 시즌에도 리그 최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주찬-손아섭-조성환-이대호-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은 모두 3할 이상을 때려낼 수 있는 선수들이며,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도 4(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전준우)이나 된다. 황재균이 2009년의 모습을 회복해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지금 현재 갖춰진 전력만으로도 롯데의 타선은 역대급이다.

 

선발진의 깊이에 있어서도 KIA와 더불어 8개 구단 중 수위를 다툰다. 3년 연속 12승 이상을 거둔 송승준과 장원준, 그리고 이미 작년에 검증이 끝난 사도스키의 1~3선발진은 믿음직스럽다.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재곤은 현재의 컨디션이 너무나 좋으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새 외국인 투수 코리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진짜배기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류현진이나 김광현 같은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5명 전체의 평균적인 능력치와 안정감은 타 구단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작년에 좋은 구위를 보였던 김수완은 물론, 베테랑 이용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양승호 감독이 6선발 로테이션을 구상 중인 것도 오버가 아닌 셈이다. 더욱이 최근 시범경기에서 144km/h의 스피드를 선보이며 부활을 예고한 손민한이 건강하게 투수진에 합류할 경우, 올 시즌은 정말 롯데의 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롯데의 약점(Weakness)

 

올 시즌 롯데에는 박기혁(군입대)과 가르시아가 없다. 타격에서는 이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 이 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롯데는 많은 포지션 이동을 감행해야 했고, 그 결과 롯데는 1(이대호)와 유격수(황재균), 3루수(전준우), 좌익수(김주찬), 우익수(손아섭) 5개 포지션에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약한 수비수들을 배치한 채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원래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강민호(포수)와 조성환(2루수)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는 수비수는 아니다. 수비 하나는 리그 최정상급이란 평가를 받는 이승화가 타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면서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해주지 못한다면, 롯데의 수비는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물이 샐 우려가 있다.

 

또한, 2번 손아섭을 제외한 나머지 주축 타자들 전부가 우타자 일색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롯데처럼 주전과 백업 멤버들간의 기량 차이가 큰 팀은 상대 투수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구상하기도 어렵다. 결국 핵심 우타자들의 컨디션과 상대 투수에 따라 매 경기마다 득점력의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롯데 타선이 단기전만 되면 그 힘이 반감되는 것도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아 상대 팀에서 맞춤형 공략을 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 롯데의 기회 요소(Opportunity)

 

올 시즌 프로야구는 개막 전인 현 시점에서 봤을 때, 넥센과 한화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전력평균화의 경향을 띠고 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하게 롯데를 괴롭혔던 디펜딩 챔피언 SK의 전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양승호 감독이 로이스터 전임 감독이 보여주지 못한 단기전에서의 승부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통산 3번째 우승의 꿈이 정말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수비와 더불어 지난 3년 동안 롯데를 괴롭혀온 고질적인 문제인 불펜이 불안하다는 점을 앞서 약점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새롭게 수혈된 고원준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고원준은 리그 최고의 투수인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어쩌면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에 굉장히 어울리는 투수일지도 모른다.

 

8회에 등판하는 임경완은 리그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중 한 명이며, 김사율 역시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부활한 손민한이 일단 불펜 투수로 합류하게 된다면, 롯데의 불펜은 우승을 향한 또 하나의 엔진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 롯데의 위협 요소(Threat)

 

롯데 구단은 지난 오프시즌 기간 동안 보여준 몇몇 행보로 인해 팬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성적과 관계없이 팬들의 지지를 받던 로이스터 감독의 해임, 이대호와의 연봉조정 문제, 그리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부산 팬들까지 지지하고 있던 제9구단의 창단 반대까지, 현재 롯데 구단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예년에 비해 다소 냉랭하다.

 

팬들이 4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로이스터 감독을 지지한 것은 성적을 떠나 그가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 감독을 해임하고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한다면, 적어도 성적이라는 또 다른 토끼는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따라서 시즌 초반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개막과 더불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 한다면 다시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겠지만, 만약 예상치 못한 문제가 드러나며 하위권으로 쳐진다면 당장 팬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 틀림없다.

 

롯데처럼 수많은 팬을 보유한 팀은 그 팬들이 적으로 돌아섰을 때, 엄청난 타격을 입기 마련이다. 지난해 KIA가 그랬던 것처럼, 팬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인기 팀은 경기 외적인 요소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렇듯 롯데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구단 수뇌부가 스스로 배수의 진을 쳤다는 점인데, 정말로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양승호 신임 감독은 구단을 위해서나 스스로를 위해서나, 팀을 최소한 플레이오프에 무대에는 올려 놓아야만 할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view on 추천을 해주시면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