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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이혜천, 두산의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31.

좌완에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는 좌타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국내에 날고 긴다 하는 좌타자들도 그의 앞에만 서면 작아지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그가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까지 말하는 타자가 있었을까.

 

하지만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토록 크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가 일본으로 떠날 당시 두산팬들의 심정은 조금 아쉽다정도였을 뿐, 같은 해 일본행을 추진했던 김동주를 향해 펼쳤던 구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떠난 후 2년 만에 팀에 복귀한 이혜천의 현재 팀 내 입지는 2년 전 당시와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다이나믹한 투구폼에 빠른 공, 그리고 불안한 제구가 공식과도 같이 따라다니던 그였지만, 일본에서 2년을 머물다 온 그는 분명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공의 구속은 다소 줄었고, 다이나믹하던 투구폼은 다소 얌전하게, 그리고 공을 던진 후 팔이 아래로 향하던 쓰리쿼터 형에서 팔이 옆으로 빠지는 사이드암 형태로 바뀌었다. 물론 이혜천 특유의 스피드가 다소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수확을 얻었다. 바로 안정된 제구다.

 

제구력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아무리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제구가 잡히지 않는다면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없다. 매년 수많은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제구력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2군으로 향하거나 군입대를 택하는, 혹은 아예 뇌리에서 잊혀지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혜천의 발전은 고무적이다.

 

물론 이혜천의 제구력이 향상되었다고 해서 당장 손민한급의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의도하는 공을 원하는 곳에 집어 넣을 수 있는 능력은 분명 이전보다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년 전 국내에서 활약할 당시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단조로운 구종만을 선보였던데 반해 지금의 이혜천은 일본에서 포크볼과 싱커를 습득해왔다. 타자들로선 이혜천을 상대하는데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130km 중후반대에 형성되는 싱커는 다소 사이드암으로 변형된 이혜천의 투구폼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풀타임 선발로써의 경험이 많지 않은 이혜천에게 떡 하니 3선발 자리를 맡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 시즌 두산은 뚜렷하게 거론할 만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부족한 좌완과 상대적으로 다소 취약한 로테이션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이혜천은 이 두 가지 불안요소를 단번에 해결해 줄 적임자로 꼽힌다. 물론 당장 그의 보직은 선발이지만 2008시즌과 같이 스윙맨으로서의 역할 변신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이혜천의 복귀는 두산 입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이혜천 한 명의 가세로 인해 두산은 단숨에 올 시즌 최상위권 전력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만큼 이혜천이 올 시즌 두산의 핵심전력이라는 이야기다.

 

일본으로 떠날 당시 이혜천은 성공하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천명했던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일본행은 사실상 실패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 실패가 되려 두산 팬들에겐 기꺼운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혜천의 복귀가 두산이 우승으로 향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버닝곰 김성현[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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