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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실망스러웠던 류현진-윤석민의 개막전 피칭

by 카이져 김홍석 2011. 4. 3.

2011시즌 프로야구가 드디어 그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4 2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을 알린 올 시즌 프로야구는 첫날 SK, 삼성, 두산, 롯데 등 지난해 4강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반대로 KIA, LG, 넥센, 한화는 아쉬운 패배 속에 2차전을 기약해야만 한다.

 

프로야구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팀의 에이스이거나, 아니면 당장의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가 선택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기선제압을 위해서, 그리고 시즌 초반의 좋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개막전의 결과는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올 시즌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8명 투수들의 첫 경기 학점을 매겨보자.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가 빛이 난 가운데, 국내 최고의 좌-우완 에이스로 평가받는 류현진과 윤석민의 피칭은 매우 아쉬웠다.

 

A+ : 브라이언 코리(롯데)

- 7이닝 97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승)

 

한마디로 완벽그 자체였다. 상대인 한화 타선이 리그 최약체임을 감안하더라도 7이닝을 100개도 안 되는 공을 던져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 그리고 이닝당 1개꼴의 탈삼진을 속아내면서 사사구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만 한다. 게다가 매치업 상대는 한국 최고의 에이스류현진이었다. 올 시즌 개막전 최고의 투수로서 손색이 없는 멋진 피칭이었다.

 

A- : 게리 글로버(SK)

- 6이닝 101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지난 시즌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그다지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던 글로버가 개막전에서는 깔끔한 피칭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무엇보다 0-0의 행진이 이어가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살만하다. 비록 6회까지의 투구수가 많아 자신이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SK의 개막전 승리 1등 공신이 글로버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A- : 브랜든 나이트(넥센)

- 7이닝 109 4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패

 

그 누가 나이트에게 패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7회에 볼넷-안타-안타를 연속해서 허용하며 1실점하긴 했을뿐, 6회까지 나이트가 보여준 피칭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상대가 SK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좋은 피칭을 했으며, 타선의 도움만 있었더라면 올 시즌 개막전 최고의 신데렐라가 될 수도 있었다.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선발 매치업에서, 최고의 투수전이 나왔다.

 

B+ : 더스틴 니퍼트(두산)

- 5이닝 78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승

 

니퍼트는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 받는 유망주 출신의 선수답게 깔끔한 피칭으로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투구수로 봐선 1~2이닝 정도 더 가능했지만, 경기의 분위기상 교체를 택한 김경문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 초반에 다소 불안했던 점도 있고, 외국인 선수의 최우선 과제가 적응자신감이라 했을 때, 괜히 더 던지게 하여 1점이라도 내주는 것보다는 무실점 승리의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이 니퍼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5이닝만 던지고 내려갔기에 B+로 평가했을 뿐, 시범경기에서 막강 화력을 뽐낸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은 아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B- : 레다메스 리즈(LG)

- 6이닝 98 4피안타(2홈런) 3사사구 4탈삼진 3실점 패

 

비록 홈런 2방에 패전투수가 됐지만, 어쨌든 퀄리티스타트다. 상대가 두산이었으니 이만하면 기본은 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피홈런. 시범경기 때도 그랬지만, 공의 스피드에 비해서 묵직한 느낌은 조금 부족하다. 연타를 맞는 일은 흔치 않겠지만, 앞으로도 피홈런과 사사구 때문에 고생할 확률이 조금 높아 보인다. 현재로선 양날의 검인 셈인데, 그것이 LG를 지키는 검이 될 지, 아니면 스스로를 베게 될 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C+ : 차우찬(삼성)

- 5이닝 99 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

 

2회와 4, 5회에 큰 위기가 있었지만, 어쨌든 잘 넘겼다. 투구 내용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이 5회까지의 투구수가 93개였던 그를 6회에도 마운드에 올린 것은, 선두타자인 좌타자 최희섭까지만 처리해달라는 뜻이었는데,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그 기대를 저버렸다. 결과적으로는 5회까지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차우찬의 피칭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패전투수의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C : 윤석민(KIA)

- 7.1이닝 108 8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3실점 패

 

7회까지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윤석민 컨디션은 너무나 좋았다. 7회까지 2-0으로 KIA가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윤석민의 투구수는 94. 개막전이고 어차피 완봉승을 노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교체해주는 것이 나았을 텐데, 조범현 감독은 8회에도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고, 결국은 그것이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 윤석민은 3안타를 허용하며 점수를 허용했고, 교체된 곽정철이 채태인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자책점이 3점으로 늘어났다. 개막전 승리의 꿈이 날아가면서 떠안게 된 패전의 책임, 그야말로 최악의 결과다.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윤석민도 문제지만, 조범현 감독이 일찌감치 8회의 시작부터 곽정철이나 박경태를 교체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조범현 감독의 선택은 윤석민과 곽정철이라는 소중한 두 투수의 자신감을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말았다. 단순한 결과론으로 치부하기엔, 작년부터 지긋지긋하게 이어져 온 이런 패턴의 패배가 너무나 많았다.

 

F : 류현진(한화)

- 4.1이닝 102 8피안타(1홈런) 5사사구 5탈삼진 5실점 패

 

아무리 괴물이라 불리는 류현진에게도 롯데라는 팀은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팀 타선의 도움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보다는 좋은 피칭을 해줬어야 했다. 타선의 침묵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 않는가. 이대호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제구가 맘 먹은 대로 되지 않아 타자와의 승부를 계속해서 어렵게 끌고 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결국 경기 초반부터 이승화나 황재균 등에게 볼넷을 허용하는 등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낸 것이 많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전혀 류현진답지 않은 실망스런 내용의 개막전 피칭이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각 구단 홈페이지, 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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